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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우연 - 제1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문학동네 청소년 63
김수빈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2월
평점 :
아주 오랫만에 단숨에 읽어낸 책.
너무 힘이 들어가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가볍지 않은,
교훈적이지 않으면서도 문제에 직면하게 하는,
스스로 생각하고 공감하며 깨닫게 하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책!
특히 교사와 청소년들, 학부모들에게 적극 추척!
p81
가까이 다가설 수 없어도 좋아할 수는 있다. 손끝 하나 닿지 못해도 마음은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p147
같지 않다고 해서 틀린 건 아니니까. 그건 서로가 결코 좋아할 수 없는 부분을 가졌다고 해도 괜찮다는 뜻이었다.
돌아보면 바로 옆에 존재할 것같은
그런 사랑스런 캐릭터들이 살아 숨쉬고 말하고 움직이는 느낌!
p20 이수현
나는 내가 조금 시시하고 재미없긴 하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제 더는 공주님이 되길 꿈꾸지 않는, 아주 보통의 고등학생일 뿐이다.
p25 은고요
고요는 아무도 다가오지 못하도록 자신의 주위에 높은 성벽을 세웠다. 그런데 그 벽이 오히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래서 자꾸만 벽을 향해 돌멩이를 던지고 그 너머를 보기 위해 애를 쓰는 건지도 몰랐다.
p45 이우연
육지와 끊어진 작은 섬처럼, 무리에서 벗어난 어린 양처럼, 이우연은 딱 아이들의 관심을 끌지 않을 만큼만 혼자였다. 그림 속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는 있지만 빈 구석을 채우기 위해 그려 넣은 배경 같다고나 할까. 닷새 동안 지켜본 결과 이우연은 있어도 없는 것 같고 없어도 있는 것 같은 그런 아이였다.
고민과 갈등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이 있다.
평범한듯 따스하게 서로를 바라보며
다가섰다 멀어지며 살아내는 아이들.
그렇게 고민하고 갈등하는 아이들에게 손내미는
아주 사소해 보이는 용기가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실제로
코로나로 3년간 만나지 못하던 아이들이 다시
매일매일 교실에서 부대끼며 살게되니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그 중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친구다.
친하던 친구를 마주하니 어쩐지 멀게만 느껴지고
새로운 친구는 낯설고 다가가기 힘들어 갈등이 샘솟는다.
다르다는 것에 비난하고 절망하면서
또 멀어질까 고립될까 두려워하는 아이들.
사실은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할 시간이 아닐까.
사소한 손길과 말한마디로 서로에게 다가갈 용기가 필요한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질문들이 쏟아졌다.
선생님들, 그리고 아이들이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또 많이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
1. 미움받을 짓을 하면 괴롭혀도 될까?
2. 평범한 아이, 평범한 삶은 어떤 걸까?
나는 평범한가? 평범한 것은 나쁘고 지루한 걸까?
3. 자신이 누군지 알리지 않고 친구에게 무기명으로 접근하는 것은 괜찮을까?
4. 낯선 친구가 다가오는데 친근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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