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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평점 :
[사람들]은 황경란 작가의 소설집이다.
이번 리뷰는 한 소설 한 소설마다 리뷰를 해보려 한다.
긴 호흡의 소설이 읽기 부담스럽다면 짧게 짧게 쓰인 이런 소설집은 읽기가 수월할 것 같다.
첫 번째 소설의 제목이 '사람들' 이다.
짧은 호흡의 글이라 리뷰를 쓰기 위해 몇 번을 읽는데도 부담이 없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글은 짧으나 내용은 짧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부장은 륜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렸다.'
륜?
이름이 낯설어서일까?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지 않고 륜이라는 이름을 중심으로 내 생각은 공전하고 있었다.
낯선 이름이 주는 궁금증과 묘한 매력이 있다.
신문사에서 일하는 부장과 2년 차 기자 륜을 중심으로 소설이 쓰였다.
이 소설의 제목인 '사람들' 그 자체가 2년 차 륜이 기획한 사회면 연재 기사이다.
12.p "그게 문제죠. 신문에는 선과 악,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밖에 없잖아요."
나는 이 문장을 속으로 읽으면서도 약간 감정이 실려 있었다.
근데 그다음 문장에서
"감정이 실리지 않은 륜의 말투 때문인지 사무실 안의 누구도 두 사람의 대화에 주목하지 않았다."
를 읽고는 뻘쭘했다.
'독자는 자기 성향대로 책을 읽는 것 같다.'는 생각과 동시에 '내가 기본적으로 화가 많은 성격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혼자 웃었다.
13.p 부장은 륜을 믿었다. 그의 낭만을 믿었고 낭만이 열정만은 아닐 거라는 자신의 불안한 안목도 믿었다.
16.p 부장은 륜이 두려웠다. 륜을 향한 부장의 두려움을 사람들은 열정이라고 불렀다.
이 문장들과 전체적인 글의 분위기를 보니 부장이 륜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부장도 직급이 쌓여 부장이 된 것이지 그도 륜의 시절이 있었다는 것....
짧게 쓰인 글이지만 머릿속에서 에피소드를 상상해 보니 결코 짧지 않은 내용들이다.
유튜브를 통해서 개봉하는 단편영화, 드라마를 본 느낌이다.
한 문장, 한 문장이 허투루 쓰이지 않았다는 것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