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의 기독교 문화에서 사용되는 단권 성서는 13세기에 처음 제작되었다. 단권 성서의 큰 성공은 두 가지 기술 변화에 힘입었다. 첫째, ‘성서 종이’의 직계 선조라고 할 수 있는 매우 얇은 양피지가 나왔다. 둘째, 장엄하고 큼직한 서체가 축약형이 많고 자그마한 도서체로 바뀌어 한 페이지에 더 많은 텍스트를 담을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물은 한 권짜리 두꺼운 코덱스—700장이 넘는 책도 있었다—였다. 하지만 휴대하기에 좋았고 개인적인 용도로 쓰기에도 적합했다.
한국은 모든 동아시아 나라 중에 책을 가장 중요시했으며 심지어 추앙하기까지 했다. 이렇듯 책을 공경하는 한국인들의 태도는 그들이 책 생산을 제한한 이유를 부분적으로나마 설명해준다. 한국에서 책은 가장 고귀한 가치와 불변하는 진리의 전달자로 떠받들어졌다. 책을 연구하는 것은 교양인이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신성한 행위였다.
책의 역사는 단지 종이 코덱스나 인쇄본의 역사에 그치지 않는다. 책의 역사는 세계 여러 다른 지역의 여러 다른 민족이 여러 다른 이유에서 여러 다른 방식으로 여러 아주 다른 결과를 빚으며 지식과 정보를 저장하고 순환시키고 검색하기 위해 노력한 역사다.
많은 경우 예술은 우리가 세상이 그대로 멈춰 섰으면 하는 순간에서 비롯한다. 너무도 아름답거나, 진실되거나, 장엄하거나, 슬픈 나머지 삶을 계속하면서는 그냥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순간 말이다. 예술가들은 그 덧없는 순간들을 기록해서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