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에 전혀 맞지는 않았지만 공대를 나온 탓에 이 책애 나온 공식들은 대부분 학창시절에 배웠던 것들이다. 그럼에도 배운지 너무 오래된 탓에 기억이 잘 나지도 않고, 전공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계속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중간까지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방정식이라 그럭저럭 쫓아갈 수 있었으나 중간에 파동 방정식을 보는 순간 그만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책 자체는 나쁘지 않고, 대학을 졸업한 이과생이나 공대생들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그러나 나는 아니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은 물리학의 근간을 뒤흔들며 뉴턴의 중력 이론을 대체했다. 그렇지만 일상 세계에서는 더 간단한 뉴턴 역학적 접근법이 여전히 왕좌를 차지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 국립 항공 우주국(NASA)과 유럽 우주국(ESA) 같은 세계의 항공 우주국들은 여전히 우주 탐사선의 가장 효과적인 궤도를 알아내기 위해 뉴턴의 운동 법칙과 중력 법칙을 이용한다.
피타고라스 방정식은 3500년 전에 한 농부의 토지를 측량하기 위해 처음 생겨났다. 그리고 직각이 없는 삼각형들과 구 위의 삼각형들로 확장되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대륙의 지도를 만들고 우리 행성을 측량할 수 있었다. 그리고 놀라운 일반화 덕분에 우주의 모양까지도 측량할 수 있게 되었다.
실크로드 세계사도 결국 15세기 이후에는 서유럽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특히 근현대에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미국, 러시아(소련), 영국, 독일 등의 패권 경쟁으로 보여진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러시아의 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그보다 더 많은 나라들이 크렘린에서 지원하는 가스프롬이 전략적 지분을 소유하고 있거나 심지어 지배 지분을 가진 회사들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와 자원과 파이프라인을 경제적·외교적·정치적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21세기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