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단순히 형태적 차원에서 비정형주의를 추구한 것이 아니라 설계에서 시공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기존의 도면 중심체계를 완전히 해체하는 단계까지 발전시켰다. 기존의 종이 도면 대신 카티아라는 비행기 제작 프로그램을 이용한 온라인 도면을 만든 다음 제철소로 전송하여 바로 건축 부재를 제작했다. 현장에서는 가급적 이런 부재를 조립만 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젠만의 예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유클리드 기하학적 공간 질서에 숨어 있던 다양한 틈새 공간과 비정형 공간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옴으로써 건물 속 공간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건축의 축조 개념과 형태 의미, 그리고 이것들이 만들어내는 공간 등을 새롭게 정의한 점에서 해체주의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은 사각형 중심의 전통 공간에서는 틈새와 구석 등으로 숨겨져 있던 것들이었는데, 사각형을 해체하면서 새로운 주역으로 전면에 나타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