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은 걷는 게 중요하다. 여기서 걷는다는 것은 필경 길을 가는 것이지만, 그것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목적지를 향해 가장 빠른 길로 가는 것과는 다르다. 길을 걸으면서 두리번거리고, 두리번거리면서 생각하는 것이다. 한 지역을 정해 왜 그곳에 옛 건물이나 각자(刻字)가 있는지, 그 유적들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거기서는 무엇이 보이는지, 그곳에 선인들이 남긴 자취는 그 뒤 어떻게 변형되었는지 등을 살피고 생각하고 쓰다듬어 보는 일이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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