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론이 개별화로 생긴 세계를 긍정하면, 디오니소스는 개체를 파괴하여 원래의 근원적 존재의 품안으로 되돌린다. 이때 무서운 삶의 진실이 드러난다. 개체화 자체가 고통이다.
이 땅에 행동하는 개체로 태어난 것부터가 고통의 근원이다. 비극이 주는 지혜는 바로 이 가혹한 삶의 진리다. 이 디오니소스의 지혜를 아폴론의 아름다움으로 감성화한 것, 그게 바로 비극이다. 비극 속에서 전혀 상반되는 성격을 가진 그리스인들의 두 주신은 이렇게 한몸이 된다. - P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