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국립미술관 세인트베리 윙에서는 매너리즘 기법으로 고전을 차용하고 있다. 건물로 진입하는 동선이 가장 많이 마주치는 모서리 부분에는 벽기둥을 무의미하게 중첩 반복함으로써 고전 요소를 워홀식의 상품화 개념으로 각색했다. 반대로 동선이 뜸한 안쪽 빈 벽면에는 코린트식 오더의 원형 단위를 직설적으로 차용했다. 이런 처리들은 고전의 권위를 인정하되 소비문화가 지배하는 후기 산업사회에 맞게 매너리즘의 각색을 가해 차용하겠다는 입장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