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렌스의 기계공예 이상을 건축적으로 해석해보면 식탁 위라는 생활 조형 환경의 마지막 단계, 즉 밥상까지 바꾸어 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나의 새로운 양식이 등장하면 가장 먼저 건물부터 변하기 시작한다. 다음으로 거시적 차원과 미시적 차원의 양방향으로 확산되는데, 거시적 차원은 단지·조경·도시 등을, 미시적 차원은 실내장식 ·가구·공예 등을 의미한다. 건물을 중간 기준으로 삼아 조형 환경의 전스케일에 걸쳐 새로운 양식이 종합 세트로 구현될 때 비로소 그 양식은 문명을 개표하는 역사성을 확보하게 된다. 베렌스는 산업 시대의 기계공예가 생산하는 새로운 양식으로 건물-실내장식-가구-공예에 이르는 새로운 조형 환경의 종합 세트를 완성하려는 이상을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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