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한국의 회화는 중국 그림이나 일본 그림에서는 볼 수 없는 야릇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기교를 넘어선 방심의 아름다움, 때로는 조야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이러한 소산한 감각은 한국 회화의 좋은 작품 위에 항상 소탈한 아름다움으로 곁들여져 정취를 돋우어준다고 할까. 정선·이암·이정·조속·신세림·신사임당·김수철·김홍도·김정희·임희지·최북 등 역대의 작가 계보 속에서 우리는 공통적인 소방(疎放)과 야일(野逸), 생략과 해학미 등 독자적인 감각을 간취할 수 있다. 이러한 미의 계보는 장식적으로 발달한 일본 그림이나 권위에 찬 중국 그림과 좋은 대조가 되는 것이며 도자공예에 나타나는 한국미의 계열은 이러한 조선 회화의 미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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