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9년 낭만주의 화가 제리코가 이 사건을 거대한 화폭에 담아서 가을 살롱전에 출품했다. 제리코는 선원들이 멀리서 아르고스호를 발견하고 신호를 보내는 실낱같은 희망의 한순간을 그렸다. 출렁이는 파도에 흔들리는 뗏목 위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정도로 많이 탑승한 사람들의 필사적인 동작은 그림에 역동성을 더한다. 살아 희망을 말하는 사람, 이미 죽은 사람, 죽어 가는 사람 그리고 죽은 젊은이를 무릎에 누이고 사색에 빠져 있는 철학적인 인물 들을 본 사람들은 이 그림을 자연히 ‘표류하는 프랑스‘에 대한 은유로 읽었다. (중략) 제리코의 그림이 그려지던 시점은 샤를 10세의 무능력하고 부패한 리더십에 모두 치를 떨던 참이었다. 선장이 총독 가족과 귀빈만 구명보트에 태우고, 선원들을 버리고 도망간 메두사호 사건은 국가 공동체 전체의 이익과 진보를 무시한 기득권 세력의 제 밥그릇 차리기의 축소판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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