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박완서 지음 / 창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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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3학년 작가론 시간에 우리조는 작가 박완서에 대해 연구했다. 글의 작품성과 작가의 명성은 두 말할 필요도 없었지만, 그래도 작가연구인데 수많은 그의 작품들은 읽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 나눠 읽기로 했지만.. 난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모다 읽었다.어찌보면 그녀의 작품은 하나하나 다른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맥을 갖고 있다. 두부 또한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어릴 적 개성에서의 추억과 아버지의 사망 후 서울 변두리에 와 여자라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당시 여성들 중에서는 드물게 대학에 입학하는 행운을 얻었다.조용조용하면서도 세태를 자근자근 곱씹어, 읽는 이로 하여금 끄덕끄덕 호응하게 하고, 또다시 조용조용 행동할 수 있게 하는 힘이 그녀의 글에는 있다.나이가 들었음에도 젊은이를 부러워하지 않는 그녀의 나이듦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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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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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슴 뭉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마지막 분단국가라는 타이틀이 붙는 나라가 유일하게 되었다는 게 결코 섭섭할 일은 아니었다. 저마다 휴전선이 걷히지를 바라고만 있었을 것이다.

작가 스스로가 진보적인 사람으로 70년대 산업사회의 병폐를 얘기하고, 임꺽정을 통해 당대를 풍자하는 등 비뚤어 나가고 있는 사회를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기에 그의 새로운 작품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는 「손님」을 이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는 걸 목격하면서부터 구상한 소설로 1950년에 일어났던 '황해도 신천 대학살 사건'을 그 모티프로 삼았다. 회상과 아픈 기억 그리고 그리움으로 연결되는 기독교와 마르크스주의의 대립 구도가 작품에는 그대로 나타나 있다.

더욱이 독자로 하여금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지도 모르는 산문체의 언어를 통해 시간의 교차를 무리없이 이어주는 그의 기술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그의 글을 쓰는 재주와 이 작품이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는 이유로 인해 「손님」에 더 끌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손님이라 하면 의레 반가운 사람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우리 역사에 있어 이 손님이란 불청객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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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읽기의 혁명
손석춘 / 개마고원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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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문을 즐겨보는 사람이 아니다. 가끔 누군가 들고 들어오는 스포츠 신문을 건성으로 뒤적이고, 오히려 십자풀이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곤 한다.고등학교 때 사설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여론에 귀가 얇아져 신문을 구독한 일이 있다. 조선일보를 봤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무지했다는 생각이 든다.어느 정도 머리가 크고, 이제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대해 관심을 갖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긴 고등학교 때 신문을 볼 때도 그리 정독을 하는 편은 아니었다.하루 두번 올라오는 사설은 맘에 드는 기사에 대한 글일 때만 오려 노트에 붙여 놓고, 한 번 읽으면 그만이었다.

아마 그 때도 신청도 하지 않았는데 함께 날아오는 스포츠신문에 더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그래도 대학생이나 되었는데 신문을 읽지 않는다는 게 아무래도 창피해 구독한 게 한겨레였다. 다닥다닥 그 많은 글씨(처음에 신문이란 나에게 글이 아닌 글씨를 읽는 거였다)는 하루를 투자해도 다 읽지 못할 것 같았다.일주일에 한번 오는 시사잡지도 주를 넘길 판에 시사 잡지 한 권 분량보다 많은 일일치 신문이라 버거웠다. 그저 쇼파에 앉아 팔을 쭉 뻗어 넘기고 넘기는 일이 고작이었다.

그래도 사설이나 문화, 사회면은 관심이 있었기에 꼼꼼이 체크하는 편이었다.그리고 그 즈음 알게된 게 손석춘의 '신문 읽기의 혁명'이었다.이 책을 읽고 나는 내가 그동안 신문을 잘못 보고 있었구나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신문 뿐 아니라 언론을 다시 보게 하는 지침서가 되어 주었다.나처럼 신문을 읽는다는 게 글을 읽는 게, 그 속에 있는 사회를 읽는 게 아니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신문을 읽는다는 게 단지 글씨를 읽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 이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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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미소 - 김소진 유작산문집
김소진 지음 / 솔출판사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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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진.. 그는 스스로의 글을 기억에 의존한다고 말한다. 스스로가 인정하듯 그의 대표 작품 몇 편만 보더라도 그의 성장과정을 짐작할 수 있다.단지 추억을 끄집어 낸 게 무슨 글이냐고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의 글에는 살아가면서 놓치고만 혹은 평생 절대로 경험하지 못할지도 모를 그런 에피소드가 살아 있다.작가가 얘기하는 기억에 의존한 글 외에 그는 아버지의 부재, 아버지 까발리기라는 작은 타이틀을 하나 더 얘기하고 있다.무능한 사람으로 비춰진 그의 눈에 아버지는 한 때 인정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그의 작품만을 보고는 그를 못마땅해할 독자도 있을지 모른다. 너무도 솔직한 그의 고백같은 글에 말이다.하지만 그는 대담에서난 글의 머리글 등에서 아버지와의 화해를 꾀하고 있다. 아들로서의 김소진이 이제는 아버지가 계시지 않는 이 세상에서 이제 아버지의 입장에서 아버지와 화해하려 한다.사실 작가는 벌써 여러 해 전 작고 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게 너무나 아쉽다.이 아버지의 미소는 그가 하늘로 간 후 나온 유작산문집으로 김소진을 어설프게 아는 이들, 또는 이름조차 생소한 이들에게 그의 작품을 읽기 전 이 유작산문집을 먼저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작품을 통해 생긴 의문들을 대꾸해 줄 작가가 없으므로 미리 그 해설을 보고 작품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아버지가 옆에 있지만 그의 존재를 부정했던 작가는 자신의 아들 곁에서는 무능한 모습으로라도 있어주지 못했다.그런 아들에게 한없이 미안해 하며, 저 하늘 한켠에서 아버지의 소주잔을 채우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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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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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제목부터 너무나 끌린 책이다. 요즘은 아이들이 무서워졌다는 시대인데, 그만큼 선생님이라는 지위가 약해졌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교육이라는 게 이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또.. 학생도 선생님도 아닌 입장에서 누구의 잘잘못도 없이 몇몇의 직업의식 없는 교사들의 책임도 있다고 본다.나는 어릴적 몇 십년이 지나도 기억에 남아 꼭 찾아뵙고 싶은 교사가 꿈이었다. 아니 지금도 꿈꾸고 있다.'요즘 아이들은..' 쯧쯧 소리를 들었던 이들이 이제 학교를 졸업하고, 현직에서 일하고 있다.누구보다 '요즘 아이들의' 맘을 잘 알 신세대 선생님들에게서 고다니 선생님 버금가는 열의를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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