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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읽기의 혁명
손석춘 / 개마고원 / 199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신문을 즐겨보는 사람이 아니다. 가끔 누군가 들고 들어오는 스포츠 신문을 건성으로 뒤적이고, 오히려 십자풀이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곤 한다.고등학교 때 사설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여론에 귀가 얇아져 신문을 구독한 일이 있다. 조선일보를 봤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무지했다는 생각이 든다.어느 정도 머리가 크고, 이제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대해 관심을 갖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긴 고등학교 때 신문을 볼 때도 그리 정독을 하는 편은 아니었다.하루 두번 올라오는 사설은 맘에 드는 기사에 대한 글일 때만 오려 노트에 붙여 놓고, 한 번 읽으면 그만이었다.
아마 그 때도 신청도 하지 않았는데 함께 날아오는 스포츠신문에 더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그래도 대학생이나 되었는데 신문을 읽지 않는다는 게 아무래도 창피해 구독한 게 한겨레였다. 다닥다닥 그 많은 글씨(처음에 신문이란 나에게 글이 아닌 글씨를 읽는 거였다)는 하루를 투자해도 다 읽지 못할 것 같았다.일주일에 한번 오는 시사잡지도 주를 넘길 판에 시사 잡지 한 권 분량보다 많은 일일치 신문이라 버거웠다. 그저 쇼파에 앉아 팔을 쭉 뻗어 넘기고 넘기는 일이 고작이었다.
그래도 사설이나 문화, 사회면은 관심이 있었기에 꼼꼼이 체크하는 편이었다.그리고 그 즈음 알게된 게 손석춘의 '신문 읽기의 혁명'이었다.이 책을 읽고 나는 내가 그동안 신문을 잘못 보고 있었구나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신문 뿐 아니라 언론을 다시 보게 하는 지침서가 되어 주었다.나처럼 신문을 읽는다는 게 글을 읽는 게, 그 속에 있는 사회를 읽는 게 아니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신문을 읽는다는 게 단지 글씨를 읽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 이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