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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메모리즈
심승현 글, 그림 / 홍익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여자의 마음과 남자의 마음은 근본적으로 다른가 보다.(전제하지만 일부의 여성과 남성을 생각해 볼 때 말이다.)
담배를 피고 나서 나 외에 다른이들에게 담배를 피고난 후 입냄새를 나지 않게 하려고 목캔디 한 상자, 낡은 지갑을 가지고 다니기에 빳빳한 만원짜리 새돈을 넣어 부자되라고 산 검정색 가죽지갑, 남자들이 다 그렇지 가방 이곳저곳에 박혀있는 팬들을 정리하라고 내가 사용하던 필통을 그 자리에서 주고, 차를 타면 라디오를 틀어 음악보다는 말이 많은 프로그램을 싫어하기에 좋아하는 곡들로 녹음해 두었는데, 걱정할까봐 아프다고 말도 하지 않고, 힘들까봐 집에 바래다 달라는 소리 하지 않고, 나도 한 번 아침에 모닝콜을 부탁하고 싶었는데 그렇잖아도 밤에 잠을 잘 못자는데 뒤척일까봐 꾹 참고, 난 자장면 좋아하지도 않는데 늘 자장면집으로 날 데려가고, 술을 마시고 싶지도 않고 그 자리에 있는 것도 몸이 피곤한데 혹시 술을 너무 많이 마실까봐 술을 먹고 작은 실수라도 할까봐 밤새 친구들 사이에 있었는데, 보고싶다는 책이 있다면 밤새도록 인터넷을 뒤져 멀리에 있는 것도 택배로 받아 주었는데..
남자들은 이런 노고를 모른다. 아니 굳이 이런 노고를 알게 하려 한 일들은 아니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표현해야만 하니라는 안일한 생각은 여자를 힘들게 만든다.
모든 남자들이 그런 건 아니다. 남자들의 근성이란 게 여자들의 근성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기에 남자가 모르는 여자의 이면이 있으면 여자가 모르는 남자의 이면이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근엄(?)과 체면을 중시한 어느 한 남자로 인해 나는 많이 힘들었다.
즐겨보는 시트콤에서 짠돌이지만 그의 맘을 시청자인 나는 알기에 그의 캐릭터를 좋아했는데, 계속보다보니 사랑앞에서 그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란 언젠가 나를 너무 힘들게 했던 남자의 그것과 너무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싫어지기 시작했다.
시청자의 입장에선 그와 그녀의 맘을 너무도 잘 알기에 그저 답답해 하며,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겠거니 생각하지만 현실에서는 다른 얘기다.
여자의 마음, 남자의 마음 그들이 마음이 성격 탓으로 인해 표현되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그런 남과 여는 조금씩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변해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만화 몇 컷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 동감하면서 한컷한컷 넘길 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