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언트 - 영어 유창성의 비밀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책의 많은 부분이 영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언어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영어는 21세기 링구아 프랑카라는 것.
영어에는 표준어가 없다는 것.
언어능숙도와 함께 소통능숙도가 중요하다는 것.
영어는 거대한 잡종언어라는 것.

이 책을 읽고 알게된 핵심적인 4가지.

[21세기 링구아 프랑카]


P.25 언어의 세계도 야생의 세계처럼 승자독식의 잔혹함이 존재한다. 세계의 언어 중 어떤 언어가 번성, 또는 멸종 중인디 측정하는데 EGID(Expanded Graded Intergenerational Disruption Scale)라는 툴이 사용된다. 측정치가 0에 가까울수록 다음 세대가 더는 배우지 않아 소멸 중임을 나타낸다. 현시점에서 EGID가 0인 언어는 딱 5개로 1,200대1이라는 치열한 경쟁의 승리자다. 바로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다.


P.30 외국인끼리 소통할 때 쓰이는 플랫폼 언어를 언어학자들은 ‘링구아 프랑카 Lingua Franca‘라고 부른다.


P.31 예를 들어서 모로코인과 중국인이 만나면 ‘글로벌 링구아 프랑카‘인 영어를 쓴다. 하지만 모로코는 옛날 프랑스의 지배를 받아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프랑스어를 쓰는 나라들(la francophonie)의 공동체에 속한다. 그들에게 링구아 프랑카는 프랑스어다. 그래서 기니와 모로코 사람이 만나면 프랑스어로 대화한다. 또 모로코는 이슬람 국가다. 그래서 옆 나라인 알제리 사람을 만나면 당연히 이슬람 국가의 링구아 프랑카인 아랍어를 사용한다.

[영어는 표준어가 없다]


P.37 19세기 당시의 영국 지식인은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의 남주인공 히긴스처럼 자신들이 아직 미개한 세계인에게 문명인(?)의 매너를 가르칠 의무가 있다는 신념이 굳건했다. 대영제국이 가장 번성한 시기는 당시 영국의 여왕 이름을 따서 ‘빅토리아 시대‘라고 뷰르는데, 오늘날까지 ‘빅토리아식 교육 Victorian education‘이라고 하면 무도건 정답만 강요하는 엄격한 교육을 지칭하는 관용구가 되었을 정도로 암기식 교육에 강한 집착을 보이던 시기이기도 하다. 일본과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친 1세대 영어 선생님들은 히긴스 같은 앵글로-색슨 우월주의자에게서 영어를 배웠다.


P.37-38 이런 연유로 동아시아의 영어 교육은 유난히 ‘백인 중산층‘식 발음을 강조하고 하층민이 흔히 저지르는 문법적 실수를 고치는 데 치중하게 되었다. ‘5형식‘ 등은 영국의 소수 부유층의 말투를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베껴내도록 가르치던 시대의 산물이였다. 자유로윤 소통보다는 계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언어적 실수를 줄이기 위한 것이 당시 영어 교육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5형식이라는 경직된 틀로 문장을 찍어내는 방법을 배웠다. 그 다음에 아시아인이 가장 많이 틀리는 자동사•타동사 구별, 전치사, 관사, to부정사 같은 순서로 영어를 배웠다. 그리고 유럽 귀족들이 쓰는 고급 어휘들을 달달 외워야 했다.

[우리가 발음에 집착하는 이유]


P.47 사실 발음의 사소한 문제 같은 것은 소통의 문제라기보다 20세기 중반의 미국인이 가졌던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적인 인종관의 문제였다. 예를 들어서 프랑스인의 경우 r이 h 발음에 가깝고, h를 모두 묵음으로 발음한다. ‘Nearest hotel‘을 ‘Nehest otel‘로 발음하는 식이다. 하지만 프랑스는 오랫동안 명품과 와인 등의 생산으로 ‘섹시‘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고 프랑스인 자신도 외국에 나가 프랑스인으로 인식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을 알고 있어 자신들의 영어 발음을 고치려 들지 않는다. 같은 서유럽계지만 미국계 독일인의 경우 2차 세계대전의 전범 이미지 때문에 심지어는 이름도 미국식으로 바꾼다. 내 친구 할아버지의 성은 원래 프랑켄슈타인인데 프랭크로 잘랐다. 그들은 미국에 사는 자손에게 독일 발음을 완전히 없애도록 엄격히 교육시킨다. 그러나 그런 과거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교민은 영어 발음을 완벽허게 할 줄 모르고 자기네 악센트 영어로 말하는 것을 대체로 당연시 한다.

P.48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언어교육학 교수 사빌-트로이케 Saville-Troike는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에게 너무 원어민과 비슷하게 말하지 말라면서 외국어의 유창한 발음과 언어 구사가 중요하다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조언을 한다.
"외국 악센트가 있는 사람은 그 나라의 매너를 조금 어겨도 용서가 되지만 그 나라 언어의 발음을 마스터 한 사람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모든 문화적 •관용적 태도까지 마스터 했을 것으로 보고 만약 사소한 문화적 행동이나 매너하도 어기면 무례하거나 의도적으로 그랬을 것으로 여겨 적대감을 갖게 된다."

[문법은 말의 규제가 아니다]


P.51 외국어를 잘 안다는 것은 원할때마다 막힘없이 외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것이다. 언어 학자 촘스키는 ‘언어 능숙도‘란 한 언어의 문법으로 표현 가능한 모든 문장을 만들어낼 줄 아는 문장 생산 능력이라고 말했다. 즉 그 언어가 가진 모든 문법적으로 가능한 조합을 활용할 줄 아는 것이 언어를 잘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런데 힘스 D.Hymes라는 언어학자는 촘스키의 이론으로마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언어 능숙도와 함께 ‘소통 능숙도communicative competence‘가 합쳐져야만 언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P.52 힘스가 말하는 소통 능숙도의 필수 조건은 그 나라의 문학과 문화의 산물(예를 들면 영화,연극,음악,미술 등)을 오래 접촉하고 연구해서 익숙해지지 않으면 사실상 실전에서 적용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같은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던 어떤 미국인이 갑자기 "Do you have a pen?"이라고 말했다면, 당연히 그 속뜻은 ‘펜 좀 빌려 달라‘는 것이다. 직설적으로 "Lend me a pen"이라고 말하지 않은 것은 그것이 명령조이기 때문이다. 즉 직설적인 말은 상사가 부하에게, 즉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사용할 수는 있지만 사실 펜을 빌려줄 의무가 없는 사람에게 말하기는 부적절하므로 "혹시 펜 있어요?"하고 돌려 말하는 것이 미국인의 문화인 것이다.

[덕지덕지 붙는 외래어의 흔덕을 파악하라]

P.225 영어는 거대한 잡종 언어다. 우리말이 한자어와 한국 고유어 두 언어의 결합이라면 영어는 수많운 언어의 결합체다. 예를 들면 켈트어, 앵글로-색슨어, 바이킹어, 프랑스어, 라틴어 등 잡다한 언어가 뒤섞여 있다. 우리가 한자어와 고유어 단어를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 쓰듯 영어도 각 단어의 출신지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 쓴다. 우리가 한자어는 한자어 생성법에 맞추어 ‘제1차 전국체전‘ 같은 문구를 만들어 쓸 줄 알듯, 영미인도 본능적으로 라틴어 단어는 라틴어에, 프랑스 단어는 프랑스어의 형태학애 맞추어 단어를 만들 줄 안다. 다만 한국어보다 훨씬 많은 언어가 섞여서 복잡해 보일 뿐이다.


* 영국에 켈트족과 라틴족이 같이 살고 있었음.
-> 고영어를 쓰는 게르만족이 뿌리를 내림.
-> 바이킹족이 쳐들어와 영국 땅에 비집고 들어옴.
(바이킹엉허 영어는 둘다 게르만 언어여서 잘 융화됨.)
-> 영국이 프랑스 혈통 왕족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프랑스어로 소통 함. (프랑스어는 영어와 달리 라틴어에 뿌리를 둔 체계가 잘 갖춰진 언어)
-> 영국 프랑스 100년전쟁. 프랑스어쓰면 사살당할 가능성이 높아 영어를 씀. (라틴계열 영어가 더 고급스럽게 들림)
-> 르네상스 시기에 고대 라틴어까지 섞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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