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들로부터의 위로 - 넘어진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힘
무무 지음, 이지수 옮김 / 프롬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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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참된 행복은 무엇일까 많은 고민을 한다. 그리고 나만의 행복의 의미를 정의하려는 시도에 행복론을 담고 있는 책을 많이 접하고 있다. 『사소한 것들로부터의 위로』 또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의 "소확행"을 말하며 행복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저자처럼 나 또한 언제부턴가 미래에 올 행복을 대비하기 보다는 오늘의 삶에서 행복을 찾고 느끼려고 노력해왔다. 지금도 행복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훗날의 행복을 미리 확신할 수 있단 말인가. 세상의 모서리에 부딪혔을 때, 결국 나를 지켜주는 것은 사소하다고 여겼던 행복의 조각들이라는 이 책은 총 여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 짧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있다. 다른 책들과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는 책임에도 다양한 일화들을 들을 수 있어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완벽하지 않아서 좋은 것들>이란 제목의 글이 와 닿았다. 우리는 무언가를 더 잘하려고 혹은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기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인생을 마주하면서 내가 바라는 일이 열 가지가 있다면 내 마음대로 되는 건 고작 두세 개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재미도 있는 반면 한편으론 한 번이어도 좋으니 원하는대로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완벽함이 불가능하단 사실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완벽하지 않아 오히려 좋을건 또 무엇인가. 그것은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의 여지와 현재에 감사하고 만족할 수 있는 태도이다. 또한 결함의 미학이라고까지 칭하며 불완전함을 다행이라고 여기는 책을 통해 완벽해진다는 것, 무언가를 완벽히 해낸다는 것에 대해 조금은 내려놓는 여유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었다.



 "자신의 길을 가라. 그리고 남들이 뭐라 하든 내버려 두어라." -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그리고 또 한 부분은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은 남들로부터 그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많은 책들로부터 들어온 말이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갈팡질팡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망설이는 것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진정한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으며 이를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가?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자신임을 포기하지 말라는 명언들이 오늘도 나를 되돌아 보게 했다. 또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보는 대로 남을 보기 때문에 내가 되고자 하는 모습이 나의 참 모습을 만들 수 있다는 말도 인상깊었다. 


 

 많은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며 사랑 받고 있는 저자는 이번 책에서 또한 무한한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나니 어쩌면 매 순간 순간 행복이 다양한 모습으로 내 앞에 놓여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행복을 느끼는 포인트는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인데 더 특별한 무언가를 추구하려다 미처 보지 못하고 놓쳐버리는 것이 아닐까. 흔히들 가장 소중한 것은 잃어봐야 비로소 그 가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때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무의미한 시간일 것이다. 그 때가서 후회하지 않도록 주변에서 행복을 찾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고 느꼈다. 내 삶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내 생각대로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되짚어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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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지음 / 무소의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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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등 읽지 않아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저자의 시집이다. 시에서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나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특별히 시를 접할 일이 없었다. 얼마 전 <비밀 독서단>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이 시집을 소개하면서 덧붙였는데 우리가 시를 즐기지 못하는 이유는 고정된 해석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감됐다. 그동안 내가 접한 시들은 온전히 느끼기 위한 시들이 아니었다. 이 맥락에서 이 단어는 왜 쓰였는지,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시험을 위해 암기해야했던 공부할 대상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래서였는지 내가 류시화 시인을 만나게 된 책도 시집이 아닌 여행에세이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었다. "No problem!"의 나라, 인도 여행기를 담은 책은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잔잔하고 평온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우스꽝스럽기도 한 인도인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 책이다.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처럼 인도 여행을 꿈꾸기도 했다. 그 이후 작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나 안타깝게도 시집을 접하진 못했다.


 그러던 찰나 개정판으로 나온 『외는박이 물고기의 사랑』이 눈에 띄어 읽게 되었다. 과거에 쓴 시가 종종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는지 저자는 자꾸 손보게 되고 심지어 전부 새롭게 쓰고 싶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펼친 시집은 <소금>으로 부터 시작해 <길 가는 자의 노래>로 끝이난다. 정말 오랜만에 읽는 시는 잔잔히 스며들었다. 그간 이런저런 삶의 경험이 조금은 더 쌓였는지 읽으며 공감이 되는 부분이 꽤나 있었다. 특히나 인생은 원래 그렇게 아프고 허무한 것이라는 뉘앙스의 시구들에 끌렸다. 특히나 <물안개>,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을 읽고서는 멍하니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이외에도 시인 특유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도 참 좋았다. 내가 무심결에 지나쳤던 모든 것들은 저자의 시에서 새롭게 탄생을 맞이했다. 꽃, 고구마, 나무, 별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런 것들이 아니라 마치 생명력을 가진 다른 존재인양 혹은 생생한 느낌으로 표현되었다. 크리에이티브에 관해 많은 책들이 창조를 위해서는 사물을 다른 관점에서 봐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시인처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왜 그렇게 말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시인의 시에 내 상상력을 마구 보태어 보기도 하고 나름대로의 해석을 이어나가며 재미있게 읽었다.


 나처럼 시의 매력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의미있게 다가오는 시집이 아닐까. 얇은 한 권의 영향력은 실로 상당했다.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 가만히 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편안해지고 빠져드는 느낌에 읽고 또 읽고를 반복했다. 일상적인 단어, 남다른 관점 그리고 공감을 자아내는 표현들까지 시인의 시집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지금이라도 그의 시를 만나게 된 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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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비키니 핏 다이어트 - 하루에 한 동작 비키니 몸매는 만들어진다!
양덕일 지음 / 비타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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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쩜 이렇게 다이어트는 1년 365일 계속되는지 쉴 틈이 없다. 게다가 어느새 훌쩍 다가온 여름을 맞아 어김없이 급하게 부랴부랴 다이어트 모드로 돌입하게 되었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하루에 한 동작 20일이면 비키니 몸매를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상당히 혹 하게 만드는 문구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저자는 양덕일로 킹 핏의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많은 연예인 담당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도 전지현의 콜라병 몸매와 유이의 꿀벅지를 만들 수 있다는 홈 트레이닝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누구나 갖고 싶은 워너비 몸매의 대표적인 스타들이 아닌가. 


 




 그리고 이 엄청난 몸매의 소유자인 저자는 유행하는 다이어트에 현혹되지 말라는 말과 함께 책을 시작한다. 하긴 끊임없이 쏟아지며 눈길을 끄는 다이어트 방법들과 식이요법들이 있지만 한 참 지나고 나면 그 방법은 효과가 없더라 하는 기사들이 하나 둘 고개를 들기도 한다. 수 년간 다이어트를 해오면서 느낀 것은 다이어트에는 왕도가 없다는 것이다. 저자의 언급처럼 아름다운 몸매는 꾸준히 운동을 했을 때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여성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몸매를 만들도록 부위별 운동법을 소개한다. 게다가 고작 하루에 5분에서 15분만 투자하면 된다고 하니 올 여름은 이 책으로 다이어트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가슴, 복부, 하체 트레이닝으로 나누어진 목차는 이렇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부분은 하트 힙과 스림 꿀벅지를 완성시켜 준다는 하체트레이닝 파트이다. 다리 넓게 벌려 앉기, 의자 오르내리기, 옆으로 누워 다리 들기 등 목차만 봤을 때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데 자신이 부각 시키고 싶은 부위를 선택한 후에 집중 공략하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가슴은 여성성을 상징하고, 복부는 건강미를 그리고 힙과 허벅지는 섹시미를 강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하루에 한 가지 운동을 하는 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원한다면 추가적으로 다른 운동과도 병행할 수 있다. 책의 트레이닝은 후반부로 갈수록 강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따로 강도 조절도 할 필요가 없지만 개인 역량에 따라 1세트를 1회에서 20회 이내로 조절하라고 조언한다. 





 다음으로는 비키니 몸매를 만드는 식단이다. 운동 못지않게 다이어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인 만큼 신경써서 먹어야한다. 각각 페이지에는 쨍쨍한 탄력이 필요한 1~2주 식단과 슬림한 라인을 만드는 3~4주 식단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메뉴 구성이다. 사실 나의 경우 운동보다도 음식을 조절하는 부분이 더 어렵게만 느껴지곤 했다. 운동이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횟수만큼 하면 되지만 식욕을 참는 것이란 상상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중간중간 일반식이나 소고기 볶음, 연어 샐러드와 같은 메뉴들도 있다는 것이다. 식단 조절로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 인지 일요일 하루만큼은 인스턴트나 패스트 푸드를 제외하고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자유식의 날도 있다.



 상황에 따라 무조건 식단을 따를 수 없을 가능성도 있기에 점심과 저녁 같은 경우는 유동적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20일 비키니핏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6일 째, 책에서 알려준 두부 쉐이크 한잔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간단해서 격일로 갈아 마셔도 좋을 것 같다. 만드는 법을 소개하자면, 두부 반모와 바나나 1개, 아몬드 약간, 저지방 우유 500ml와 꿀 한 스푼을 믹서에 넣고 갈면 끝이다. 바나나와 꿀이 들어가서 그런지 맛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다음은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한 십계명과 필요한 도구들에 대한 소개이다. 11시 이전 취침하기인 1번 부터 불가능할 것만 같아 보이는데 어떻게든 노력해봐야겠다. 대부분 익숙한 습관들이었는데 운동 전 커피를 마시라는 것은 의외였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몸의 지방을 분해해준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얼핏 들은 기억이 있는데 운동 하기 전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몸의 피로도를 감소시켜 운동을 지속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운동 도구들은 홈 트레이닝이라 그런지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운동을 시작하려면 이것 저것 새로이 구비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에 반해 전부 집에 있는 용품들이라 빨리 시작할 수 있었다.





 내가 집중적으로 운동하고자 했던 부위는 하체이기에 하체 트레이닝 위주로 소개하자면 이렇다. 트레이닝 스토리 파트에서는 전지현과 유이가 어떤 몸상태에서 어떤 운동을 통해 결과적으로 어떻게 변했는지를 말해준다. 운동 시작할 당시에도 둘은 모두 축복받은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단점마저 극복하고 싶었나보다. 그에 따라 양덕일 트레이너가 추천하는 부위별 운동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몇 회를 기준으로 몇 세트를 해야하며 휴식하는 시간까지 상세하게 정해놓았다. 

 



 

  이렇게 하루 한 동작을 알려준다. 아직은 초반부라 운동강도도 딱 적당하니 버겁지 않았다. 그럼에도 확실히 잘 사용하지 않던 근육들을 움직여서 그런지 운동을 했다는 느낌을 받기엔 충분했다. 무엇보다도 아침, 저녁 짧은 시간을 이용해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책 오른쪽 상단부를 보면 각각의 운동이 어떤 부분에 영향을 주는지도 알 수 있고 운동의 포인트 부분을 잡아줘 쉽게 따라하도록 돕는다.



 여러 연예인들을 트레이닝 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법들을 부위별로 잘 소개한 책이다. 운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높이는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저자만의 노하우도 배울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책에도 QR코드를 넣어 영상을 볼 수 있었으면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운동은 정확한 자세를 배워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내가 제대로 따라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이 아쉬웠다. 이 부분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다이어트 책이었다. 헬스장이 부담스럽다거나 운동할 시간이 나지 않는다면 하루 한 동작으로 이 책을 따라 홈 트레이닝 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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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이슈 & 상식 2016년 6월호 - 통권 제112호, 무료 동영상 제공 취업.면접 필수 도서 / 주요 언론사 선정 이슈 30선 수록
시사상식연구소 엮음 / 시대고시기획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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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처음 읽고나서 알찬 내용구성에 반한 책이에요.


 한 달의 이슈들을 잘 정리해 놓아서 미쳐 못보고 놓친 내용들이나 


 필요한 부분을 찾아보기 좋네요 ^^


 이번 호도 흥미를 끄는 주제들이 많아 기대됩니다!


 특히나 양쪽의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이번 호의 찬반토론 내용이 궁금합니다! 


 최근 문제를 일으킨 가습기부터 칸의 호평을 받고 있는 곡성에 대한 내용까지~


 6월호도 얼른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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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중독 사회 - 첨단기술은 인류를 구원할 것인가
켄타로 토야마 지음, 전성민 옮김 / 유아이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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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의 쇼케이스를 보고 있으면 우리 사회의 기술이 얼마나 많이 발전했는지 새삼 깜짝 놀라게 된다. 2016 올해의 키워드만 해도 3D 프린팅, 로봇, 스마트카, 사물인터넷, HDR 등 각 분야에서 저마다의 첨단 기술을 뽐내기 바쁘다. 그 중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은 여러 분야와 접목되어 사람이 없어도, 굳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도 활발히 이루어지는 세상을 구축하며 관심이 뜨겁다. 이렇듯 첨단 기술은 새로운 시대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과 함께 IT 강국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또한 창조경제를 활성화 하겠다는 명목으로 정보기술 분야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IT를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도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얼마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기술로 환경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접했다. 최근 미세먼지는 엄청난 오염도 수치를 기록하며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실시하며 새로운 성장기회로 인식해 관련 사업을 육성해야 하다는 것이 그의 뜻이다. 산업 사회에서 여러 기술을 개발한답시고 불거진 환경문제를 아이러니하게도 기술로 완화시킨다? 그 결과가 궁금해지는 발언이었다.



  나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가는 기술과 함께 우리도 모르는 사이 자연스럽게 우리 주변에 기술 만능주의가 자리잡아 가고 있다. 기술혁신, 이 상태로 그냥 받아들여도 안전한 것일까? 우리는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문제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나 "인간적인" 부분에서는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기계의 성과에 밀려 인간 노동력의 가치는 떨어지고 결국엔 실업자의 증가를 불러오는 사태를 꼽을 수 있다. 또한 기술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 문제와 이에 따른 또 다른 양극화 문제가 떠오를 수도 있다. 이미 많은 학자들이 기술만능주의의 디스토피아를 우려하고 있다.



 이 책 또한 '첨단기술은 인류를 구원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기술중독에 빠진 현시대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 책에서는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기술이상주의, 기술회의주의, 맥락주의, 사회결정주의와 같이 네 가지로 분류했는데 컴퓨터 공학자의 길을 걷는 저자 또한 처음에는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의 기술이상주의 입장에 서 있었다. 그러나 인도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쌓은 경험이 그에게 다른 시각을 가져다 주었다. 



 기술적으로 가장 발단한 나라임에도 미국의 빈곤율은 줄어들지 않았고, 더욱이 빈곤의 끝을 달리고 있는 인도에서 기술이란 무용지물로 그 무엇도 변화시키지 못했다. 기술이 빈곤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다는 저자의 기대는 산산히 부서져버린 셈이다. 이렇게 인도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얻은 교훈과 함께 기술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증폭의 원리'와 '패키지 개입'을 통해 풍요로운 기술혁신 시대에도 결국은 "사람이 중요하다."라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한다. 



 먼저 증폭의 원리란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곳 혹은 대상에 따라 기술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곳에서는 효율성이 배가 되지만 반대로 이를 갖추지 못한 곳에서는 비효율성이 더 크게 나타난다는 원리이다. 다시 말해 기술은 성향 그 자체를 바꾸는 역할은 하지 못하며 단지 그 성향을 증폭시킨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육 혁명을 일으키고자 가난한 지역 학교에 컴퓨터나 노트북을 나눠주었다. 그러나 낙후한 지역일수록 제대로 된 관리와 시스템 구축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아이들은 학습을 통한 생산적 욕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락을 통해 즐기고자 하는 자연적인 욕구가 더 크기 때문에 이를 게임하는데만 이용하게 되었고,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기술관련 수업 계획서 작성, 사용 매뉴얼 숙지 등 업무만 증가시킬 뿐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다음으로 패키지 개입은 사회의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기술, 사상, 정책 등을 하나로 묶어 적용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대표적인 예로 소액대출 서비스를 언급했다. 빈곤 완화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뻗어 나간 아이디어였지만 실행 주체와 의도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소액 대출 제도의 창시자인 방글라데시의 마함무드 유누스는 그라민 은행을 세우고 이를 통해 소비와 사회의 선순환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다. 반면 멕시코의 은행은 성장과 수익을 우선시하면서 원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실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우리 삶을 혁신적으로 바꿔놓은 디지털 기술임에도 깊게 뿌리내린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실 기술이 가져다 주는 혜택은 실제 내 경험과 주변의 발전으로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지만 이면의 사각지대에서 보여지는 기술의 모습을 바로보기는 쉽지 않은데 그런 점에서 굉장히 인상적이고 유익한 책이었다.



 결론적으로 그의 질문은 수사적 질문이 아니었던가. 기술은 인류를 구원할 수 없다. 무작정 기술에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책이다. 혁신적인 변화를 위한 기술 발달이 아닌 인간존중을 바탕으로 올바른 의도와 통제가 뒷받침 된 기술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 점차 인간을 뛰어넘는 기술들이 만들어지고 있느데 어쩌면 내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런 발전들이 반갑기보단 오히려 버겁고 겁이난다. 첨단 기술 개발이 끊이지 않고, 기술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 기술만능주의 시대에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은 결코 장밋빛 미래만을 선사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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