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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올린 제철밥상 - 구황작물로 만드는 윤혜신의 101 건강 레시피 ㅣ 행복한 삶을 위한 건강한 레시피북 시리즈 3
윤혜신 지음 / 영진미디어 / 2016년 5월
평점 :
웰빙에 슬로푸드 캠페인까지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중요시하며 챙긴다. 물론 나도 천천히 제대로 먹으며 건강을 지키고 싶다. 그러나 습관이 참 무섭다. 빨리 빨리에 중독된 사회라 그런걸까?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도에 맞추려면 한 끼 챙겨먹는 일도 보통일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를 찾게 된다. 이런 생활이 계속 되다보니 확실히 몸이 무겁고 살은 점차 늘어만 간다. 한 때 건강과 운동을 위해 영양소까지 고루 갖춘 식단을 위주로 챙겨 먹은 적이 있다. 비록 그 기간을 짧았지만 신기하게도 몸이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다시 식단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인스턴트나 밖에서 사먹기라도 하면 다행인 상태가 되었다. 아침밥은 잠과 바꿔가며 거르는 게 습관이 되었고 저녁은 술과 안주로 대체할 때도 많았다. 이런 탓에 늘 찌뿌둥한 몸과 기운없이 축 쳐진 날이 반복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옛말에 밥이 보약이란 말이 있듯 구황작물로 건강을 회복하고자 야심차게 읽게 된 책이다.
요즘은 사계절 거의 모든 식재료들을 구할 수 있어서인지 철에 맞는 제철음식이 뭔지 사실 잘 몰랐다. 대표적인 제철음식이 바로 구황작물이다. 구황작물이라하면 그 계절에 가장 많은 나오는 재료들로 고구마, 감자, 호박과 같은 음식들이다. 재미있게도 옛날에는 이런 음식들을 굶어 죽지 않으려고 먹었다고 하는데 오늘날은 반대로 살기 위해 찾고 있다. 무엇보다도 구황작물은 영양, 맛, 가격 모든 면에서 훌륭한 먹거리이다. 뿐만 아니라 책에서는 증상별로 몸에 좋은 식습관과 구황작물을 추천해준다. 그 중 스트레스에는 고추, 상추, 돌나물, 토란, 현미, 견과류, 버섯과 같은 식품 위주로 섭취하면 좋다고 한다.

이렇게 각 계절별 제철 구황작물들을 달력의 형태로 정리해 놓았다. 한 여름인 유월, 요즘은 감자, 애호박, 깻잎, 얼갈이 등이 영양소가 높고 맛도 좋다. 내가 차리는 밥상에는 거의 올라가는 일이 없던 여러 종류의 구황작물들이 많았다. 마트에 가도 사오는 품목들은 소시지나 어묵, 라면, 육류 등 쉽게 해먹을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더더욱 보기 힘든 음식들이었다. 감자는 기껏해야 쪄먹는게 전부였고 애호박은 찌개에 넣어 먹는 정도? 깻잎은 통조림으로 나온 깻잎찜을 선호한다.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이제는 식단에 변화를 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책의 레시피를 보고 만들어 본 주말 밥상이다. 모든 찬들이 구황작물로 이루어져있지는 않지만 애호박부침과, 얼갈이무침 그리고 콩설기를 만들어 보았다. 레시피는 정말 간단했다. 이렇게 쉬운 방법으로 한 상을 차려낼 수 있다니 놀라웠다. 그러나 역시 현실은 달랐다. 이것저것 많은 음식들을 만들어본 베테랑 주부들은 쉽게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랜 요리 경력이 없는 초보자들에게는 턱 없이 부족한 레시피였다.

특히 콩설기는 처음 만들어 보는 음식으로 두 번이나 실패했다. 여러 블로그를 찾아가며 상세한 조리법을 익힌 후에야 겨우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먹는 집밥이었는데 구황작물 요리들이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오늘도 두 가지 음식을 책을 보고 만들었다. 통밀수제비와 장떡구이. 통밀가루가 부족한 탓에 밀가루로 대체했지만 감자와 호박을 넣어 든든한 한끼를 먹었다. 간식으로 부추와 숙주나물을 넣고 만든 장떡구이는 나도 쉽게 따라할 수 있을만큼 간단하게 만들 수 있었다. 이외에도 그 계절만의 제철음식을 통해 만들 수 있는 음식들로 가득한 책이다. 그동안 얼마나 건강과 먼 식단을 유지해왔는지 생소한 재료들과 요리법들도 꽤 있었다. 여유롭게 만들어 먹을 시간만 된다면 좋으련만. 건강해지고 싶다면 부지런한 생활이 우선일 듯 싶다. 우선은 조금이라도 한가한 주말이라도 건강한 재료들로 제대로 된 집밥을 만들어 먹어야겠다. 잘 알지 못했던 구황작물과 제철음식에 대해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전반적으로 쉬운 백 한 가지 건강레시피로 나뿐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까지 챙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