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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27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평점 :
#곰인형 #복수 #진실 #판타지
키워드
그들에겐 인간이 아닌 곰 인형이
구원이었다.
한 줄 평
지난 8일 오후 4시경, 야무시의 한 고급 아파트에서 끔찍한 묻지 마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첫 문장
' 러블리 호러 '
조예은 작가의 작품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수식어가 아닐까 싶다.
분명 호러인데,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칵테일, 러브, 좀비],
[스노볼 드라이브], [트로피컬 나이트],
다른 소설집들까지
생각해 보니 조예은 작가의 작품을
참 많이 보았다.
판타지와 호러, 스릴러, 미스터리까지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참 매력적이다.
이번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도
특유의 판타지적 요소가 담긴
공포, 스릴러 작품으로
야무시의 씨더뷰파크에서
집 앞에 놓인 독이 든 떡을 먹고
여러 명의 사상자가 속출한
묻지 마 테러가 발생한다.
그 테러로 인해 화영의 엄마,
도하의 부모님과 사촌 형 도현이 사망한다.
화영은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 필요한
2000만원을 모으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자신을 학대하던 아버지가 사망한 도하는
큰 아빠이자 도현의 아버지 정혁에게 입양된다.
화영은 돈을 벌기 위해
가출팸 우두머리 영진이 시킨 '낚시'를 가게 되고,
그곳에서 죽음의 위기에 처하게 된 화영을
누군가가 구원한다.
그 누군가는 "인간의 언어로 말" 하는
"화영의 영원한 친구 해피 스마일 베어"(p. 50)였다.
구원.
어려움이나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줌.
화영과 도하는
어른들의 욕심으로 인해 위험에 빠진다.
그때마다 그들을 구원해 주었던 건 바로
해피 스마일 베어.
화영과 도하가 학교 별관 옥상에서
생명을 불어넣어 주던 바로 그 곰 인형이었다.
처음엔 곰 인형의 눈을 붙여주며,
그다음엔 곰 인형이 되어
화영과 도하는 어른들의 뒤틀린 욕망으로부터
서로를 구원한다.
귀여운 곰 인형과 함께 펼쳐지는
청춘 액션 스릴러 작품이지만,
작품에 담겨 있는 내용들은
결코 귀엽지 않다.
경제적 양극화, 가출 청소년, 인신매매, 살인청부 등
그 속에서 피어나는 뒤틀린 욕망.
그 결말은 처참했다.
아니,
그 욕망에 대한 결과로써 합당한 결말이었다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문장 수집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조예은
화영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이 시대의 새로운 신이자 흉기인 돈을 쥐는 것이었다. 돈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다. 돈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돈으로 끝맺을 수 있다. (…) 그러나 흉기란 남의 살에 박혀 있는 순간을 제외하곤 언제든 나 역시 상처 입힐 수 있는 것. 태어날 때부터 쥐고 태어난 게 아닌 이상 영혼 정도는 팔아넘겨야 간신히 손잡이를 쥘 수 있는 법이다.
p. 8
세상에는 다양한 거짓말이 존재한다. 착한 거짓말과 나쁜 거짓말, 커다란 거짓말과 사소한 거짓말. 그 자체로 파국과도 같은 거짓이 있는가 하면, 사실 그리 대단치 않은 거짓도 있다. (…) 하지만 모든 거짓은 파국과 연결되어 있는 법. 큰 거짓은 그 자체로 모든 걸 망치고, 일상의 작은 거짓 역시 누군가에게 까발려지는 순간 어떤 식으로든 이용당한다.
p. 27
고민해 봤자 아무도 답을 내려주지 않는 질문이었다. 수학 공식처럼 딱 맞아떨어지지도, 과학 명제처럼 실험을 통해 결론에 도달할 수도 없다. 답이 없다는 건 끝이 없다는 것.
p. 60
늘 거대한 돌을 메고 있었던 듯한 과거와 달리 지금의 자신은 풍선처럼 가벼워서 곧 날아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허공에서 양팔을 허우적대도 아무도 붙잡아 주지 않겠지.
p. 68
너무 많이 들어서 면역이 생길 만도 하련만, 매번 심장에 따끔하게 스크래치를 남기는 말들.
p. 84
하지만 매번 이렇게 명확한 경우는 적지 않나요? 사람의 마음이란, 한낱 손톱 거스러미나 치통만으로도 얼마든지 악해질 수 있는 것인데요.
p. 113
돈은 불가능을 가능케 한다고? 개소리. 돈을 쥐려 하는 그 순간 이미 이 뭐 같은 세상에 굴복하는 게 돼 버리는 걸. 그러지 않을테다. 두 손과 두 발로 직접 해낼 것이다.
p. 176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왜 나여야만 했을까?
p. 274
후회해 본 적 없는 사람은 후회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 대신 되돌리려 한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를 붙잡고 끊임없이……. 손을 댈수록 더 망가진다는 걸 모르는 채로.
p. 286
자신이 실패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실패를 두려워하니까.
p. 341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지난 8일 오후 4시경, 야무시의 한 고급 아파트에서 끔찍한 묻지 마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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