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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 바디스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8
헨릭 시엔키에비츠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05년 12월
평점 :
쿠오 바디스하면 데보라 카가 리기아역을 맡았던 영화가 먼저 떠오른다
어릴때 보면서 참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책에서 만나는 리기아는 그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느낌이다
비니키우스가 깨달은 것처럼 그리스도에 대한 숭고한 신앙이 그녀를 그리도 아름답게 만들어준 것이리라.
조금은 딱딱한 고전을 각색해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예상보다 원작이 주는 재미와 감동이 오히려 영화보다 훨씬 뛰어나서 놀랐다
원작이 주는 풍부한 감동을 느끼면서 아, 역시~ 이래서 노벨문학상이구나.. 싶었다
저번에 '노인과 바다'를 보면서도 그렇게 느꼈었는데..
아무래도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들을 하나씩 찾아봐야겠다
초반엔 페트로니우스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신화를 인용한 비유적인 표현들을 너무 많이 써서 아래에 달린 각주 찾아 읽고 연결하느라 흐름이 조금씩 끊기기도 했는데, 점차 적응이 되어 나름의 방법을 습득하게 되면서부턴 속도도 붙고 이야기에 즐겁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비니키우스의 영혼이 그리스도인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이 정말 감동스럽다
성경을 통해서만 접할수 있었던 사도 베드로와 바울을 생생한 이야기속의 등장인물로 만나게 되니 그분들의 말씀이 마음속으로 좀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다
실제로 이런 성품이셨을거야.. 싶으면서 나도 그분들을 실제로 만나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로마제국의 상황들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어 그때 로마가 얼마나 퇴폐적이었는지, 네로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역사공부가 저절로 된다
훌륭한 작품에는 꼭 등장하곤 하는 감초역할이 있는데, 이 소설엔 칼로라는 얍쌉한 사기꾼이 등장한다
그의 능수능란한 말솜씨와 임기웅변, 야생동물같이 본능적이고 민첩한 행동들이 참 흥미로웠다
회의론자이면서 탐미주의자인 페트로니우스의 생각들도 공감할 순 없지만 참 인상적이었고..
페트로니우스의 결말은 영화덕분에 알고 있는데, 칼로는 과연 어떻게 변화가 될지, 되긴 할지 상당히 궁금하다
비니키우스의 열정적이고 때로는 잔혹하기까지 했던 사랑이 결국엔 리기아와의 약혼이라는 행복한 결실을 맺게 되면서 1권이 끝맺음하고 있는데, 어렴풋이 알고 있는 비극적인 결말때문일까.. 정원에서 잠시간 누린 그들만의 달콤한 평화가 너무 서글프게 느껴졌다
2권에서는 어떤 원작의 힘,감동을 느끼게 될지....
정말 많이 설레이고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