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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를 돌려 주세요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35
노니 호그로지안 글 그림, 홍수아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첫장에 등장하는 할머니의 옷차림새가 러시아풍이길래 작가가 그쪽인가 했더니 작가는 미국 뉴욕태생, 부모님이 아르메니아계라 한다
부모로부터 듣고 자란 것이 반영되어 있어선지 민족적인 색채가 강하게 풍긴다
이야기는 어쩌면 약간 엽기적이랄수 있다
숲속을 가다 목이 많이 말랐던 여우가 마침 눈앞에 보이는 우유를 다 마셔버리자 우유 주인인 할머니가 화가 나서 글쎄.. 가위로 여우의 꼬리를 싹둑! 잘라버렸다는... 다소 엽기적인 시작..
우유를 다시 가져와야 꼬리를 돌려주겠다는 할머니.
훌쩍훌쩍 울던 여우는 눈물을 닦고 우유를 찾아 우선 암소에게 간다
그러자 자기가 먹을 풀을 갖다주면 우유를 주겠다고 조건부를 거는 암소.
이번엔 풀을 찾아 들판으로~
그냥 풀을 좀 뜯어오면 될 것 같은데, 이 이야기속에는 들판도 의인화가 되어있다
조심히 들판에게 부탁을 하는 여우와 물을 길어다주면 풀을 주겠다는 들판.
그 이후로도 시냇가로, 항아리를 들고 있는 아가씨에게로, 보따리 장수에게로, 암탉에게로 연이어 그들이 요구하는 걸 구하러 찾아가지만 모두들 너무 이해타산적이다
아무도 여우를 불쌍히 여겨 거저 친절을 베풀려하지 않는다
마음씨 좋은 방앗간 주인 할아버지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여우는 얼마나 더 지친 몸을 헤메야 했을지..
다행히 할아버지의 친절로 결국엔 여우가 꼬리를 되찾게 된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우유가 보상되자 이제 정성스레 바느질을 해서 여우의 꼬리를 제자리에 달아주는 할머니.
할머니한텐 아주 아주 소중한 우유였을수도 있지만 우유 마셔버린 죗값을 호되게 치른 여우가 너무 안쓰러운건 이 이야기속의 여우가 보통 이미지와는 달리 아주 여리고 착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무엇이든지 공짜는 없구나..
아이들 그림책을 봤는데 왠지 씁쓸한 느낌이 남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