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사벅슨
바바라 쿠니 그림, 앨리스 맥레란 글, 아기장수의 날개 옮김 / 고슴도치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앨리스 맥레란의 글에 바바라 쿠니가 그림을 그린 이 책<록사벅슨> 제목 위에는 '신나게 달리고 마음껏 상상하는 자연 놀이터'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바바라 쿠니의 그림을 좋아해서 제목은 낯이 익은데, 예전부터 록사벅슨 뜻이 참 궁금했었다

막연히 지명이 아닐까 싶었는데, 보니까 실제로 미국 애리조나 주에 있는 모래언덕 이름이라고 한다

바위(rock)과 상자(box) 두 단어를 합하여 만든 이름.

그냥 흔한 바위언덕처럼 생긴 록사벅슨.

그곳은 모래와 바위가 있고 낡은 나무 상자들이 조금 있고 선인장과 덤불, 가시 많은 오코틸로가 자라고 있을 뿐인 별볼품없는 장소지만 매리안과 동생들, 친구들에겐 자유롭게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환상적인 놀이터다

흰 돌로 경계를 지어 큰 길과 집을 만들어 자신들만의 마을을 만드는 아이들.

빵가게와 시청, 감옥과 묘지까지 생기고 검정돌이 돈으로 거래되는 등 록사벅슨 마을은 점점 번성해간다~^^

아이들은 둥근 핸들을 자동차 삼아, 끈달린 긴 막대기를 말 삼아 자유롭게 마을을 활보하기도 하고 소년,소녀 편을 나눠 전쟁놀이를 하기도 하면서 부러울 것 하나없이 즐거이 뛰논다

이야기를 보면서 자연스레 나의 어린시절이 떠올랐다

포장이 안된 마을 큰 길에서 동네아이들과 땅따먹기를 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고

겨울이면 멋진 눈썰매장이 되는 집옆 경사진 밭에서 신나게 눈썰매를 타고

개울에 떠다니는 커다한 유빙을 타고 긴 장대로 바닥을 짚으며 나아가던 일...

아, 록사벅슨 만큼 크진 않았지만 동네 아이들이 항상 모여서 놀곤 하던 마을 중간쯤의 빈터도 있었다

요즘 아이들에 비하면 정말 얼마나 자유로웠던지~

그때를 추억해보니 각종 학원에, 인위적인 놀잇거리로 실내에서 복작대는 요즘 아이들이 너무 가엾게 느껴진다

그래도 세상이 너무 험하다보니 예전 우리 어릴적처럼 해줄수는 없고.. 참 안타깝다

아마 많은 부모들이 느끼는 속상함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 마지막 장에는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아이들이 록사벅슨을 추억하는 장면이 나온다

짧은 몇줄이었지만 마치 감동적인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가슴이 뭉클했던 건 모두의 가슴속에 각자의 록사벅슨을 품고 있기 때문이리라...

가족이 다 이사를 와서 이제는 갈일이 거의 없어진 옛 고향마을이 오늘따라 너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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