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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 하
정은궐 지음 / 캐럿북스(시공사)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매력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가 고루 재미있다는 점을 꼽고 싶다
중심인물 이야기만 재밌고 그외는 흥미가 떨어져서 대충 넘기는 소설도 많이 있지만 이 소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중심인물은 분명 훤과 연우이고 그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흥미로운 건 물론이지만
그 외 다른 등장인물들의 비중있는 이야기들도 흥미롭게 펼쳐지면서 어느 한부분 지루한 곳없이 고루고루 재미있다
염과 민화공주 부부의 달콩하고 우습던 초반부터 가슴 찢어지게 슬픈 과정을 지나 용서하고 변함없이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무리까지,..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 좋았고
어쩜 그렇게 다정한지 염과 연우 각별한 오누이의 정도 좋았고
홍문관 대제학의 딸에 대한 부정에도 가슴이 찡했으며
죽은줄 알았던 딸을 만나 통곡을 하던 신씨부인의 모정 또한 너무 짠해서 눈물이 났다
미워할수 밖에 없었던 출신의 운을 데려다 지극정성으로 키워냈던 정경부인 박씨의 여장부다운 모정에 감탄을 했고
운명이 무언지, 신분이란 게 무언지 참으로 답답한 여러 상황으로 인해 가까운 이들의 사랑도 못느끼고 항상 외롭던 양명군과 그 어머니 희빈의 삶에도 가슴이 너무 아팠다
아, 그리고 천재적인 장난끼와 엉뚱함으로 예측할 수 없는 일을 수시로 벌이는 왕때문에 전전긍긍, 끙끙대던 불쌍(?)한 상선의 모습도 눈에 보이는 듯하다^^
천한 신분이었지만 그 마음만은 지고지순했던 설도 생각나고 도무녀 장씨도..
작가는 자신이 글속에 창조해낸 인물들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던데..
비중의 크기에 상관없이 고루고루 세심하게 신경쓴 작가의 마음이 느껴졌다
여러 의문점들이 첩첩이 쌓여가며 호기심과 흥미를 더해가던 상권에 비해
하권에선 의문점들이 하나둘씩 풀려가고 그때의 상황과 인물 개개인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면서 이야기의 재미가 절정에 달해 멈출새없이 책장이 넘어간다
참으로 멋진 소설을 만난 것 같다
처음 이 책을 보게 된 계기, 작가의 신간들에 더욱 기대가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