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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 - 3단계 ㅣ 문지아이들 10
게리 폴슨 지음, 박향주 옮김, 고광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1월
평점 :
품절
처음에 ’겨울방’이라는 제목을 봤을때 낭만적인 한겨울 이야기를 떠올렸다
밖이 추워서 방안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아늑한 겨울날의 그런 이야기말이다
예상은 약간만 맞았다
겨울이야기가 제일 길게 나오긴 하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챕터로 나뉘어 미국 미네소타주 시골의 한 농장이야기가 펼쳐진다
열세살 소년 엘든의 시각으로 본 농촌의 사계절이 낭만적이기 보다는 아주 사실적으로 리얼하게 담겨져있다
아름다운 자연풍경의 변화보다는 농촌의 일이 계절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건 도축을 하는 가을이다
가을엔 농작물 수확을 끝마치고 긴 겨울을 대비해 고깃감을 준비하기 위해 도축을 한다
수송아지나 돼지,닭,거위 등을 잡아 훈제도 하고 통조림도 만들어 놓는데, 엘든은 그래서 가을을 가장 싫어한다
수송아지를 잡는 상세한 묘사는 좀 충격적이었다
사실 끔찍하다면 뒤에 나온 돼지 도축장면이 더 심한것 같긴 한데, 바로 얼마전 책 워낭소리를 읽었던지라 아무것도 모르는 수송아지에게 다가가 총으로 머리를 쏴 죽이곤 고깃감을 장만하는게 어쩜 그리 비정해보이기까지 하는지..
봄에 말 두필을 갖고 밭을 갈면서 말들에게 다정하게 얘기하고 아껴주는 엘든아버지의 모습에서 잠시 워낭소리 할아버지와 소를 보는 것 같아 흐뭇했었는데.. 가을엔 이런 이야기라니..
"세상이란 그런 거야. 무엇이든 죽는게 있어야 우리가 살지."
엘든 아버지의 말에 나도 엘든 어머니처럼 고개는 끄덕이지만 좀 슬펐다
지은이 게리 폴슨은 농장일꾼, 목장일꾼,건설노무자,선원 등 다양한 일을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글이 참으로 생생하다
겨울방은 엘든의 식구들이 겨울에 저녁을 먹은후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거실 같은 곳이다
그곳에서 옛날 노르웨이에서 건너온 데이비드 아저씨의 재밌고 신기한, 또는 슬프고 애닲은 여러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부분은 액자구성인 셈이다
네가지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이 이야기들이 또 굉장히 흥미로웠다
사실 처음에 책을 읽기 시작했을땐 좀 내 스타일이 아닌가 싶어 시큰둥했었는데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정말 특별한 매력을 느끼게 되는 멋진 책이었다
마지막에 데이비드 아저씨의 변신(?)을 묘사한 장면은 진짜 압권~^^
조금 아쉬웠던 건 삽화. 만화처럼 너무 코믹하게만 그려져있어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