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때에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3
에리히 캐스트너 지음, 장영은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에리히 캐스트너의 유년시절을 회상한 자전적인 책이다
평소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그의 작품을 좋아했었는데,이 책을 통해 한층 더 작가를 이해하게 된 기분이다
처음에 친가와 외가쪽 내력에 대한 얘기가 나올땐 독일식 이름과 지명 등이 입에 붙지않아 진도가 늦어졌지만 이내 작가의 기억속에 동참할수 있었다
책내용 에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량을 차지한다
결혼 7년만에 얻은 외동아들에게 어머니는 정말 열성적이고 헌신적으로  사랑을 주었다고 한다
어려운 형편에 대학에 가고 싶어하는 아들을 위해 늦은 나이에 미용사가 되어 열심히 뒷바라지를 하고( 그 당시엔 아주 부잣집 자녀만 대학에 갔단다)  고가의 피아노를 무리해서 사주고 크리스마스엔 부모가 선물을 쌓아놓고 서로 경쟁하고,아들의 심신단련을 위해  두 모자가 여기저기 도보여행, 자전거여행을 하는 등 정말 극성이다싶을만치의 흔치않은 열성..
그런 어머니가 꽤 심각한 우울증같은 병이 있었던 듯, '아이에게도 고민은 있다'라는 소제목하에 어린 소년의 고민이 기록되어 있다 
'하늘을 나는 교실' 책 머릿말에   "아이들이 흘리는 눈물은 결코 어른들이 흘리는 눈물보다 작지도 않거니와 때로는 어른들이 흘리는 눈물보다 무겁다"  라는 구절이 있다
처음 접하게 된 캐스트너 책의 이 구절을 보고 마음이 확 끌렸었는데, 이글은 진정 경험에서 우러나온 얘기였던 것이다
외갓집 식구들에 대한 것도 많이 나오는데, 백만장자였던 프란츠 외삼촌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다
말장수를 해서 큰 재산을 모은 외삼촌은 누구위에든지 군림하려고 하는 독불장군 스타일이었다는데 꼬마 캐스트너가 보고 느낀 것들이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체로 재미있게 적혀있다 
꼬마 캐스트너는 알베르트 광장과 인접해있는 외삼촌 저택의 정원을 좋아해서  집에서 가까웠던 그 저택에 자주 갔다는데 그곳에서의 일화들이 정말 재미있다
검색하다 알게된 건데,프란츠 외삼촌의 집이었던 곳이 현재는 에리히 캐스트너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고 한다
캐스트너의 고향인 드레스덴은 독일분단후 동독땅이다가 (캐스트너는 서독 뮌헨에 정착해 살았던 실향민이었다) 작가 사후 통일이 되고  이곳에 박물관이 꾸며져 명소가 됐다고 한다
세계대전때 폭격을 맞아 하룻밤만에 시민 1/3이 죽고 페허가 된 드레스덴은 아름다운 도시로 전세계적으로 유명했었다고 한다

지금 도시는 다 복원된 모습이라고 하는데, 박물관도 구경하고 싶고..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소년 캐스트너가 15살쯤 어머니, 외사촌누이와 함께 여름방학 휴가를 보내던 중,제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고 그와 함께 어린시절은 끝이 났다는 말로 책도 끝맺음을 하고 있다
생전 1차 ,2차 세계대전을 다 겪고 참전도 하고 나치에 항거하다 작품들이 불살라지기도 하는 등 참 굴곡 많은 삶을 산듯 하다
자전적인 책들을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훌륭한 작가들의 삶은 결코 단순하거나 평탄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진정성있는 보석같은 작품들이 탄생한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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