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스톡행 마지막 버스 동서 미스터리 북스 100
콜린 덱스터 지음, 문영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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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경찰물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고전 시대의 탐정물과 유사한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하여서 아주 낯선 느낌이다. 살인사건-그것도 대중 음식점에서 일어난 미모의 젋은 여인이 살해당한 매우 센세이션한 건인데!!-임에도 수사에 움직이는 실질적인 인원은 모스 경감과 루이스 형사 둘이 다이다. (모 순경도 조금 거들긴 하지만 없는 것과 비슷한 정도) 지문, 혈액형과 같은 기본적인 과학 수사도 없다. 모스 경감의 방식은 관련자 중에서 마음에 걸리는 사람을 대면해서 정보를 얻고 그 정보와 기존 정보를 바탕으로 추론을 세우고 검증하는 것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P.D.제임스의 경찰 탐정 달그리시도 경찰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혼자 수사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편이지만, 모스는 더 심하다. 진짜 경찰 수사가 이렇게 이뤄질 리가 없으니 이점이 마음에 걸리기 시작하면 난감하다. 일반적인 경찰의 모습을 지니고 모스 밑에서 일하게 된 루이스 형사가 불쌍하단 생각이 글 읽는 도중에 여러번 들었다. (상사를 잘 만나야 해!)

다 읽고 난 느낌은 모스와 같이 독자도 나름의 추론을 세우고 무너뜨리고 세우고 무너뜨리고 하는 작업을 해야만 하는 글이라는 것이다. 읽는 동안 큰 즐거움을 느끼진 못했지만 읽기를 중단할 수는 없는 마력이 있었다. -_-;;  해설엔 여러번 읽어야 이 책의 진가를 알 수 있다는데, 한번 더 읽어봐야 할까 보다.

그렇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실은 크리스티의 작품을 읽고 싶어졌다. 익숙한 포와로나 마플의 고전적인 방식의 옛 시대의 사건을 편한 마음으로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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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7-0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모스의 그런 모습에서 어딘가 메그레 경감이랑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빨강머리 레드메인즈 동서 미스터리 북스 32
이든 필포츠 지음, 오정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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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레드메인즈. 영어로 하면 Red가 두번 겹치는 말놀이 같은 제목이다.
이든 필포츠의 작품으로는 '어둠속의 외침'을 먼저 읽고 두번째로 읽어보는 작품인데,  저작 연도상으로는 '어둠...'보다 먼저 나온 책이다.
'어둠...'에서는 후반부 강렬한 절대악인의 묘사에 읽으면서도 소름이 좌악 끼칠 정도의 필력이 느껴졌었다. 이번 '빨강...'에서는 초반부의 다트무어의 묘사에서 그의 필력이 느껴졌지만 악인의 '악' 자체에 대해서는 '어둠...'에 비하면 그 묘사가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 후에 나온 많은 문학 작품 및 영상매체들에서 추가적인 정보를 이미 많이 가진 현대의 독자가 보기에는 이 책에서 '범인'이 누군이지는 쉽게 추리가능하리라 생각되는 고전적인 추리 소설이다. 악인의 심리 측면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추측 가능하다. 시대가 그러니 내 눈엔 수사 수법도 지나치게 부실하고, 탐정들도 부주의하다. 따라서 현대 독자들에게는 이 책의 매력은 마크 브렌던과 피터 건즈, 레드메인 가 사람들, 도리아에 대한 작가의 세밀한 묘사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책 띠에 써이는 '로맨스~어쩌구 저쩌구'는 믿지 말라. 내가 보기엔 뻥이다. --;;) 탐정역인 브렌던과 건즈는 꽤나 부실한 탐정들이지만 인간적인 면에서는 끌리는 인물들이다.
내 눈에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앨버트 레드메인이었지만 말이다. 등장하는 장면도 그렇게 많지 않고 큰 역활을 하는 것도 없지만 추리소설에서 이렇게 순수하면서 나이많은 남자 인물은 정말 보기 드물지 않나? '순수한 처녀'들은 꽤 많이 나오지만 '순수한 할아버지'라니 얼마나 신선한지. ^_^ 

본격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거나 하드보일드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마음에 차지 않을테지만, 인물과 풍광에서도 즐거움을 얻는 분이라면 기쁘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책 자체의 흡인력은 상당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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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납치사건
재스퍼 포드 지음, 송경아 옮김 / 북하우스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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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 자신이 들어가 마음에 들지않는 줄거리를 바꿔버리고 싶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람이 있을까? 책 속의 이야기가 내 삶이었음 하고 바라보지 않은 사람은?

 재스퍼 포드의 데뷔작인 '제인 에어 납치사건'은 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본 세상을 그리고 있다. 이 세계에서는 책에 대하여 사람들이 현실에서 이념이나 스포츠 처럼 열중하고 있다. 베이컨 주의자들, 말로 주의자들, 브론테 연맹 등 작가나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은 마치 혁명기의 혁명투사들을 방불케 한다. 주인공 서즈데이 넥스트는 특수작전망 SO-27의 리테라텍 요원이다. 리테라텍은 오로지 책에 관련된 사건만을 다루는 특수조직이다. 책에 관한 무슨 사건이 있겠냐고 하지만, 위조, 위작, 도난 등 가능한 사건의 종류는 무궁하다. 제인 에어 납치 사건은 몇가지 점에서 일본 만화 ROD(read or die)가 생각나는데, 책을 위한 특수 조직, 책에 관한 특수 범죄등의 요소는 비슷하다.  그러나, 책을 향한 사랑의 마음은 ROD에 비견할 바가 아니다. 이 책 전체에서 '책'-'책 자체'와  '그 등장인물'과 '그 작가'-에 대한 사랑이 강물처럼 흘러내린다. 하다못해 등장 인물 중 악역인 하데스 조차 도둑질 후 얼른 자리를 떠야 함에도 불구하고 책의 유혹에 넘어가서 그 자리서 '제인 에어'를 열중해서 읽고 만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일로 시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잡았던 책을 놓지 못하고 끝까지 읽고 만 일이 여러번 있지 않은가.

 시간여행, 시간왜곡, 특수조직, 국가를 배후조종하는 거대 회사, 뱀파이어, 은탄환, 국민에 대한 기만 등등, 다양한 소재를 하나로 무리없이 잘 엮어올린 작가의 솜씨는 충분히 감탄할만 하며, 특히나 액션 드라마의 주인공으로는 꽤 나이 많은 36세의 서즈데이 넥스트를 주인공을 하여 소재의 과다로 인해 가벼운 유흥으로 흘러버리기 쉬운 소설을 깊이있게 조절한 솜씨는 더욱 훌륭하다. 책 사랑의 마음이 가득한 이러한 책은 내 생에 처음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서의 문학에 대한 집착은 나처럼 수더분한 자에게는 지나치게 현학적이었고 사랑이 아닌 비뚤어진 열정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토록 책을 사랑하는 그의 세계관이 반영된 다음 작품이 빨리 번역되어 나오길 기대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꽤나 현실을 비꼰 유머가 많지만 나카지마 부인 관련한 이야기가 최고봉이 아닐까 싶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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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란고교 호스트부 3
하토리 비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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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란고교 호스트부'란 제목에 의심스러워하면서 처음 봤던 1권이었지만, 생각만큼 수상한 만화가 아닌 것을 알았고 이 책이 주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이후, 권수가 더해질수록 그 즐거움의 강도가 세어지고 있다. 처음에, 호스트부~라고 하길래 호스트를 그린 만화인가, 아니면 고등학생이면서 호스트를 희망하고 실습하는 학생들의 이야긴가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것과 실제 내용은 상관이 없음이니...

 이 책 '오란고교 호스트부'에서는  실제 학교생활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상상속의 학교 생활이지만, 그 등장인물들 역시 실제 살면서 만나기 힘든 성격과 배경의 인물들이지만, 작가의 필력(?)에 의해 자잘한 에피소드들 속에서 비현실적인 존재들이 서로 어우러져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는 보통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3권에서는 하루히를 향한 변태도를 높여가고 있는 전하 타마키와, 호스트부의 막강 경쟁자 즈카부(타카라즈카부)가 나와서 그 재미를 더하고 있다. 별 감동은 없지만 읽는 순간의 즐거움이라면 다른 어떤 책과 비교해도 눌리지 않을 웃음을 준다 할 수 있다. 4권에서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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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4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8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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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내가 상상한 것은 골프를 치다가 날아온 공에 맞아 죽었다거나 해서 복수하려고 하거나 (이건 아이리쉬 풍인가?) 골프장에서 마피아가 골프채로 맞아죽었다거나 하는 내용이었다.  실제 내용은 단순히 그냥 집옆 잔디공원으로 바꿔도 상관없을 정도로 골프장의 인과성이 없어서 좀 어이가 없었지만. 죽은자의 시체가 놓여있던 장소가 단지 공사중이던 골프장인 것일 뿐. 

 그렇지만, 내용은 꽤나 마음에 든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서 일어나는 사건의 배경도 꽤 괜찮고, 우리의 귀여운(?) 헤이스팅스 대위의 사랑도 즐겁다. 초기작(여사의 3번째 작품)이어서 그런지 포와로는 아직  그만의 카리스마는 부족한 듯 하지만 그것도 괜찮은 맛이다. 단지, 추리하기에는 단서가 공정하지 않다는 문제는 좀 걸린다. 상당히 중요한 단서들이 주로 뒤에서 나오는데, 독자가 미리 추정하기엔 너무나 먼 것들이다.  그게 뭔지는 읽으시는 분들의 즐거움을 위해서 밝힐 수는 없겠다. 그런 점에서 상상을 좀 거창하게 넓히면서 읽어도 좋겠다. 등장인물의 몇 되지 않아 그중에서 잘 찍으면(?) 범인이 있으므로, 건투하시길 바란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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