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의 시대 - 인플레이션 쇼크와 금리의 역습
김광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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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공황 이후 급격한 물가인상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앞으로는 긴축의 시대가 열릴 거라는 말이 종종 들려오지만 실제로 지금보다 더한 경제적 체감의 여파가 얼마나 될지 잘 가늠이 되지 않는다. 어렵고 힘든 시기는 맞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주식이나 부동산 등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사이클이 정확히 들어맞지는 않겠지만 주식이나 부동산이 최저가일 때 무조건 사라는, 판에 박혀 있는 수순이 현재 상황에서도 적용되는 건지 사람들은 궁금하기만 하다.

<긴축의 시대>의 저자 김광석은 어찌 됐든 피부로 와닿는 경제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다양한 경제학자들의 이론에 휘둘리지 않는 안목을 기를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사실 경제란 분야기 쉽지도 않으며 경제학자마다 내놓는 의견들이 조금씩 다른 데다 앞으로의 전망을 다뤘다고 해서 그것이 들어맞지도 않아 이해하며 읽는다고 생각하는데도 역시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현재 닥친 상황을 잘 풀어 초인플레이션과 금리를 통해 앞으로의 경제를 전망하는 내용들은 어느 정도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생각해 보면 체감이 높지 않은 물가안정기에는 경제서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던데 반해 지금처럼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해 먹거리부터 우리의 생계를 책임지는 직장 등 모든 것에 아우르는 면들이 불안으로 다가올 때 앞으로의 전망이 궁금해 경제서를 찾아 읽게 되는 경향이 강한데 그런 불안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렵게만 느껴지는 전문용어들의 남발보다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한눈에 살펴보기 쉽게 팬데믹 사태 이전과 이후의 상황을 도표로 나타내 나라별, 기업별, 상황별 모습들을 이해하기 쉽게 담아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의 여파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산업이 떠오르고 이후 백신 수급에 따른 경제 회복의 불균형과 코로나 이전의 경제 상태로 돌아가기도 전에 발발한 러시아 전쟁으로 원자잿값이 폭등하면서 초인플레이션 상태에 직면한 현재, 앞으로의 자산 가치가 판단하기에 중요한 금리와 물가 상승의 관계, 피해 갈 수 없는 기준금리 인상이 한국에 가져올 여파, 이로 인해 금리의 역습, 즉 우리의 관심이 높을 주식 시장과 부동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그에 대한 대응책을 제시하는 이야기까지 이 책에서는 다루고 있다. 물론 어떤 변수가 생겨 예상보다 빨리 위기를 극복할 수도 있고 반대로 침체가 장기화되고 더 악화될 요인이 결합해 더 힘든 나날을 보낼 수도 있다. 주기적인 사이클이나 정해진 수순에 따라가기보다 잘만 이해한다면 주식이 하향이라며 무리하게 투자에 매달리지도 않을 것이고 긴축이라고 너무 위축되어 뒤늦은 후회를 범하는 일을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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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봄 : 조선 왕실 연애 잔혹사
원주희 지음 / 마카롱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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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제목만 봤다면 집어 들지 않았을 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제목을 훑으며 눈에 스친 문장은 '조선 왕실 연애 잔혹사'였으니 뭔가 있었을 법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감이 들었다.

공주로 태어난 데다 경국지색이라 일컬어질 만큼 출중한 미색을 겸비한 덕에 세상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은 보명공주,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손대지 않는 남편과 시부모님의 학대로 인해 공주는 급기야 남편을 죽인다. 그렇게 첫 장면부터 공주의 살벌한 살인으로 시작하는 <붉은 봄>, 이어 왕의 자식이지만 나인의 피가 섞인 서자란 이유로 왕실가에서도 눈총을 받으며 자란 자윤은 뭇 여성들의 환심을 사기에 넘칠 외모를 타고났지만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주지 않는 냉정한 인물이다. 왕의 핏줄을 타고났지만 좋을 일이 없었던 생에서 그가 보이는 염세적일 만큼 섬뜩한 냉담함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으나 그런 그가 관심을 보이는 분야가 있었으니 바로 살인사건을 일으킨 범인들을 뒤쫓는 일이었다. 그리고 등장하는 또 한 명의 인물인 소봉은 열일곱에 혼인을 했지만 날을 받아놓고 얼굴도 못 본 남편이 낙마로 죽는 바람에 과부가 되어버려 남자에 대한 로망이 큰 인물이다. 시댁의 멸시를 받았지만 금이야 옥이야 기른 아버지에게 이끌려 친정으로 오며 자신의 수완을 살려 박물전으로 이름을 날리던 그녀는 '절륜미남사건해결기'의 광팬이며 정절을 목숨처럼 지켜야 했던 조선시대에 춘화를 즐기며 남자와의 정분을 염원하는 여인이다.

사실 출중한 미모를 타고난 자윤과 보명공주의 서늘함보다 시대에 맞지 않는듯한 소봉의 언변이나 행동이 소설을 읽으며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럼에도 발랄하며 철이 없어 보이지만 할 말은 다 하고 사는 소봉은 이 소설에 빠져서는 안 될 캐릭터임은 분명한지라 확실히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인물이다.

그리고 이 세 인물은 중전의 오라버니가 잔인하게 살해당한 사건을 중심으로 알듯 모를듯한 어린 시절 아픔을 보여주고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궁궐 안에 흐르는 냉정한 권력과 암투가 그려진다.

이 소설을 읽으며 오래전 읽은 이수광 소설가의 <조선을 발칵 뒤집은 조선 엽기 살인사건>이란 책이 떠올랐는데 성리학을 중요시하며 선비의 자세를 부르짖었던 조선의 보수적인 사회에서 일어났던 경악 무도할만한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꽤나 충격적이라 지금도 그때의 생생했던 감정이 떠오르는데 <붉은 봄>을 읽으며 조선시대에 이렇게나 미친 살인마가 많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가도 그러지 말란 법도 없으리란 생각이 들었는데 근엄한 조선시대의 모습만을 떠올리며 읽기에는 왠지 모를 낯섦이 들긴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듯한 몰입도를 선사하는 소설이라 가독성에서는 엄지척할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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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먹는 게 불행해 - 믿을 수 없이 괴롭고, 참을 수 없이 터져나오는 나의 폭식 해방기
수연 지음 / 라곰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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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살며 만끽할 수많은 행복감 중에 빠져서도, 느끼지 못해서도 안될 것이 바로 먹는 즐거움일 텐데 먹는 것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일이라는 걸 체중 감량을 해본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태어나길 뭘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면 이런 고민할 필요조차 없을 테지만 예쁜 옷이나 액세서리를 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나조차도 체중 조절에 나름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니 멋 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몸무게 변화에 더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가끔은 먹는 게 불행해>는 61킬로그램 나가던 저자가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한 후 46.8킬로그램까지 감량해 자신감을 회복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적절한 체중과 자신감 회복이 계속 이어져 더 이상 걱정할 것이 없었다면 좋았겠지만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잘 알고 있듯 폭풍감량 후 뒤따르는 후유증이라는데 있다. 과도한 체중 감량에 따른 호르몬 불균형으로 신체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조였던 긴장이 어느 정도 풀리면 뒤따르는 폭식 때문에 요요현상을 겪어 힘들게 뺀 몸무게가 금세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미 여러 번 경험을 해봤거나 주변에 다이어트 요요현상으로 힘들어한 사람이 있다면, 아마 나를 포함해 이미 주변에 과도한 다이어트 전후를 경험한 사람이 충분히 많으리라 생각하는데 그래서 더 저자의 다이어트 분투기가 내 얘기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저자는 체중 감량, 폭식, 요요현상, 체중 감량, 폭식, 요요현상이라는, 어쩌면 단기간에 완성된 다이어트 후유증을 여과 없이 겪었고 힘들게 뺀 몸무게가 다시 되돌아올 때마다 무너지는 자기 자신을 통해 더 깊은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체중 감량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자괴감, 폭식을 하며 먹는 것을 조절하지 못함에서 오는 자괴감, 그런 것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비난과 우울증으로 이어지며 다이어트로 인해 자기 파괴적인 모습을 겪어야 했던 와중 평범하게 먹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한 후 천천히 살을 빼고 그것을 몸에 습관화 한 후의 모습들을 담아냈다.

남의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라고 생각될 만큼 공감되는 이야기가 많았기에 수시로 체중계에 올라가 몸무게 변화를 확인하는 나로서는 뭔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함을 느끼던 차에 저자가 여러 번의 시도 끝에 폭식을 의식에서 지우고 평범한 식생활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했다는 이야기는 단연 이거다 싶었다. 안 그래도 폭식과 절식의 사이클 때문에 힘들었고 밥을 끊었지만 차선으로 빵을 주식으로 삼으며 과도한 지출은 물론 결론적으로 백반을 먹으나 빵을 먹으나 하루 칼로리 계산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는 계산에 허탈한 기분을 수없이 느껴야 했기에 지금의 사이클을 끊어내려면 뭔가 새로운 계획과 결단이 필요했음을 충분히 느끼고 있었기에 하나씩 차근차근 밟아나간 수순에 당연히 집중하게 됐던 것 같다.

어느 정도 체중을 감량한 후 다시금 몸무게가 올라 고민은 계속 이어지고 폭식과 절식이라는 사이클을 제대로 끊어내지 못해 먹는 것이 항상 불균형에서 오는 건강이 걱정되었기에 무리하지 않으며 체형 유지를 하는 저자의 경험은 나의 체형 유지 계획에 큰 방향을 불러올 듯하다. 이미 겪어봤고 오히려 의식에서 끊어내려 노력했더니 피나는 다이어트를 할 때보다 몸무게가 더 줄었다는 이야기는 불쑥불쑥 먹고 싶은 빵이 떠올라 일에 집중을 못 하는 내 생활을 떠올려봤을 때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저자의 체험기가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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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생의 밤
이서현 지음 / 카멜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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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망한 이번생에 대한 비애를 담은 소설인가 싶었다. 아주 틀린 생각은 아닌 것 같지만 망한 생이라고 하기에는 인생은 길다는 것, 망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끝은 아닐수도 있다는 것,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망해가고 있다는 생각에 흠뻑 젖어있는 소설도 만날 수 있다.

<망생의 밤>은 단편 소설을 묶은 소설집으로 포켓북 두께여서 편하게 가지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부담없는 두께지만 지친 몸을 버스나 지하철에 욱여넣고 직장으로 출근하거나 퇴근하는 길이라 더 공감이 되기도하고 오히려 더 마음이 무겁게만 다가오기도 한다. 나의 미래를 알 수 없는 젊은이들의 비애를 그렸다고하기엔 너무 진부한 표현이지만 틀린 표현도 아니기에, 그렇다고 가진 것 없는 젊은이만 느낄만한 비애라면 또 그렇지 않다는게 소설을 읽다보면 드는 생각일 것이다.

짧은 단편소설이 17편이나 실려 있는데 제목인 <망생의 밤>은 목표로 하는 직업을 지망하고 있지만 목표로 하는 그 직업에 지망당하지 못한 지망생들을 위한 밤에서 따온 제목인데 여러모로 참 절묘한 제목이란 생각과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제목이 또 있을까 싶어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제목을 보면서도 감탄하게 됐던 것 같다.

'이서현'이란 이름 앞에서 조금은 낯선 느낌이 있었지만 단편을 읽으며 왠지 낯이 익는듯한 문체에 이력을 다시 살펴보니 얼마전에 읽어 기억에 남았던 <펑>이란 소설을 쓴 작가라 반가운 마음도 들었는데 그 소설과 <망생의 밤>을 연결해서 생각하니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단편이 꽤 여럿 실려 있는데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비슷하면서도 비슷하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 오히려 짧고 강한 여운이 드는 소설도 여럿 있어 앞으로 어떤 소설들을 펼쳐 나갈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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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청년, 호러 안전가옥 FIC-PICK 3
이시우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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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울 때 더위를 식혀줄 서늘한 이야기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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