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 아저씨
김은주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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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때부터 달리기를 시작해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것을 목표로 전진한 다연, 한눈팔지 않고 요령 피우지 않은 결과는 전국 육상 선수권대회 여자 100m에서 중학생으로는 유일하며 전체 2위를 차지하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니 고 1이 된 다연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목표에 한걸음 가까이 내딛게 되는 순간 결승점을 앞에 두고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며 다연은 예상하지 못했던 현실로 떨어지게 된다.

추우나 더우나 한결같이 연습에 매진했던 다연, 연습량이 많아 한 달에 한 번씩 운동화 한 켤레씩을 소모하면서도 그 힘든 과정을 묵묵히 해냈던 다연이지만 발목이 잘 붙었다는 병원의 결과에도 좀처럼 달리기를 할 수가 없다. 자리를 박차고 달리는 순간 주저앉게 되는 일이 되풀이되고 다친 발목이 멀쩡하다는 진단에도 좀처럼 달릴 수 없는 기간이 길어지며 다연은 다른 진로를 찾아봐야 하는지 고민스럽다.

이에 다연이 달릴 수 없는 이유가 심리적인 요인일지 몰라 엄마의 권유로 찾아간 병원에서 의사는 그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아보라고 충고한다.

<구구 아저씨>라는 제목이 뭘까 궁금했더랬다. 세파의 흐름을 타지 않는, 사회적 관점에서 어찌 보면 낙오자처럼 보일 수 있는 이미지지만 자신을 옭아매지 않고 여유로운 인물이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했었는데 그런 예상을 다 빗나간 구구 아저씨의 정체가 흥미로웠는데 사람보다 더 현명하고 지혜로우며 코믹하고도 어이없는 상황 연출을 많이 해서 깨알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 이혼한 부모님, 예상 밖의 범상치 않은 친구, 다연이 운동을 시작하지 못하고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습은 모든 청소년들의 고민을 보여준다. 운동밖에 몰랐던 다연이 달리기를 배제하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는 나날들과 부모님을 오해하며 속에 있는 이야기를 했을 때 그제서야 제대로 마주한 엄마 아빠의 속 마음을 알아가면서 좀 더 성숙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럴듯한 모범답안 같은 말들을 다연 주변인들이 해줬다면 아마 이 소설이 많이 식상했을 테지만 '이렇게 말해도 돼?'란 생각이 들 정도로 가슴을 울리는 어른들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더불어 구구 아저씨와의 에피소드들도 웃겨서 재밌고도 가슴 따뜻해지는 소설이라 청소년인 자녀와 함께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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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비 - 금오신화 을집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9
조영주 지음 / 폴앤니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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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추리소설이나 기담으로만 만났던 조영주 작가님의 소설과 다르게 겉표지부터 묘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제목부터 '비 와 비'라는 궁금증을 들게 했던 이 소설은 실존 인물들이 등장하면서도 '어쩌면 그런 일이 있었을 수도?'라는 상상을 극대화하기에 충분한 설정이라 초반부터 최고의 몰입도를 선물한다.

때는 바야흐로 조선 성종, 중국에서 광대를 하다 전라 관찰사 이극균의 눈에 띄어 수양딸로 들여진 '이비', 하지만 조선시대 여자에게 강요했던 덕목을 배우기에 이비는 너무나 자유로운 영혼이다. 불편한 조선의 치마와 저고리보다 활동하기 편한 중국의 옷을 입어 양부모님을 걱정시키는 일은 물론 집안에서 수를 놓기보다 말을 타고 밖으로 쏘다니기를 좋아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이비 곁엔 항상 관노비인 박비가 따라붙어 그녀를 보호하는데 양반과 관노비라는 신분이지만 둘은 그 누구보다도 서로를 위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비의 양아버지 이극균의 꼬투리를 잡기 위해 한명회가 측근인 정훼를 시켜 감찰을 보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정훼가 죽은 공혜왕후와 닮은 이비를 보게 된다. 이에 심상찮음을 간파한 이극균은 이비를 몰래 빼돌려 김시습에게 보내고 이 과정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며 둘은 예기치 않게 헤어지게 된다. 서로 같은 마음이지만 표현할 수 없는 이비와 박비, 그렇게 헤어지게 된 이비는 김시습을 만나 그동안 몰랐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얽히면 안 될 성종과도 얽히게 되며 이야기는 애절함을 더한다.

<비 와 비>는 금오신화 을집이라는 부제목에서 그와 연관된 소설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는데 학창 시절 국어 시간 김시습의 뛰어남과 조선 최초의 한문 소설집이라는 금오신화의 기억만 가지고 이 소설을 읽기엔 지식이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성종에 대한 평가와 사학자들의 사료에서 파악된 그의 내면적인 모습 등을 추론하여 왕하면 떠오르는 인상을 떠나 인간적인 성종의 모습을 추려낸 글을 언젠가 흥미롭게 읽은 기억도 있어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성종의 모습과는 좀 차이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등장하는 인물들이 실존 인물들이며 기록을 넘어선 상상들이 몰입감을 더 극대화했던 것 같다.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관련된 이야기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과 소설의 이해를 돕고자 뒤편에 달린 정성스러운 주석들도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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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의 목격자
E. V. 애덤슨 지음, 신혜연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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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젠, 그런 그녀가 멋있어지고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대학에 입학해 기숙사 생활을 하며 만나게 된 벡사 때문이었다. 자존감 낮고 수줍음이 많아 사람들 앞에 나서지 못하는 젠을 격려하며 다독거려준 벡사가 있기에 젠은 알을 깨고 나오듯 달라졌고 그렇게 둘은 오랜 친구 사이를 유지한다. 하지만 높은 연봉을 받으며 칼럼을 쓰던 젠이 회사에서 해고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5년이나 사귀던 그녀의 남자친구 로렌스와의 사이도 어긋나면서 그의 집에서 나오게 된 젠은 금전적인 면에서도 절박한 상황이다. 그리고 그런 젠을 언제나처럼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벡사 덕분에 젠은 급하게 그녀의 집에 기거하다 최근 전직 언론인인 페넬로페의 도움으로 그녀의 대저택으로 들어가 사는 중이다.

밸런타인데이, 최근 젠에게 벌어진 일련의 시련을 독려하기 위해 친구인 벡사와 야외에서 만나기로 약속되어 있던 시점, 먼저 도착한 젠에게 믿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젠에게는 우울한 날이지만 발렌타인 답게 날씨도 포근했고 사랑으로 충만한 연인들의 모습이 띈 그곳에서 별안간 샴페인을 나눠 마시던 연인의 싸움이 벌어지고 미처 손쓸 겨를도 없이 남자의 일방적인 폭력에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돕기에 이르지만 여자를 칼로 그은 후 그 자신마저 자살해버린 젊은 연인의 충격적인 사건을 그대로 목격한 젠은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하지만 그런 충격도 잠시 젠에게 머물 곳을 제공해 줬던 페넬로페는 사건을 목격했던 상황을 글로 써 다시금 예전의 명에를 회복해 보라고 부추기고 불안한 젠의 심리상태를 걱정하는 벡사의 우려를 뒤로하고 금전적인 절박함에 몰려 젠은 살인사건이 벌어지던 그곳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을 인터뷰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그녀에게 애인을 죽인 남자친구가 그녀를 죽인 게 아니라는 SNS가 도착하게 되고 젠은 자신이 본 것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5인의 목격자>라는 제목을 보고 한 가지 사건을 목격한 다섯 명의 목격자의 각기 다른 시선과 관점을 이야기로 풀어간다고 생각했다. 젠과 벡사의 시선으로 교차하며 전개되는 방식에서 다른 등장인물들 또한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에 끼어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소설은 예상하지 못한 구도로 전개되고 이야기에 점점 몰입하게 될수록 젠의 절친 벡사에게 뭔가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면서 점점 등장인물들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만 가고 과연 이들은 어떤 사연을 숨긴 채 예상하지 못한 한방을 터트려줄까 궁금증과 기대심이 들었던 것 같다.

제목과 연관되어 익숙하게 봐왔던 구도와 전개를 작가는 영리하게 일단 비켜간 듯 보인다. 아마 그렇게 흘러갔다면 우롱당한 기분에 분한 감정에 휩싸였겠지만 다행히 우려스러운 예상을 깨고 충실히 이야기를 전개해 준 덕분에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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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우정으로 1 스토리콜렉터 10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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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우정의 진실이 무엇인지, 2권을 향해갈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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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우정으로 1 스토리콜렉터 10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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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낯설지 않지만 수많은 그녀의 작품 중 읽은 소설이라고는 '잔혹한 어머니의 날' 뿐인 나에게 '영원한 우정으로'라는 소설은 사실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감도 잡을 수 없는 소설이라 기대감의 폭이 넓지 않았다. 워낙 팬층이 두껍다는 것과 그녀의 시리즈를 소장한 독자들의 사진을 많이 봐왔기에 작품을 접하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고 기대감이 넓지 않았다고는 하나 그에 따른 기대감이 있었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법의학자이자 대박 소설을 터트린 헤닝은 출판사 관계자로부터 자신의 친구가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사실을 전하게 되고 헤닝은 형사를 직업으로 둔 전부인 피아에게 연락하기에 이른다. 그런 연유로 하이케 베르시의 집을 방문한 피아는 쇠사슬이 묶여 있는 노인을 발견하게 되고 그 노인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베르시의 아버지란 사실과 20년 동안 출판계에 몸담으며 직선적이고도 신랄한 독설을 내뱉기로 유명한 인물이라는 점과 대조적으로 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보내기 싫어 바쁜 일정 중에도 지극정성으로 돌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런 아버지를 두고 지갑이나 여권도 둔 채 연기처럼 사라져버린 베르시의 행적에 피아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현관문에서 발견된 핏자국을 감식한 결과 사람의 핏자국임이 드러나면서 베르시의 행방이 더욱 궁금해지는데...

그리고 20년 동안이나 몸담았던 빈터샤이트 출판사에서 하루아침에 해고된 사실과 그 후 출판사와 벌어진 진흙탕 싸움이 언론에서도 이슈화됐었다는 것, 그 이면에 베르시가 출판사에서 일하며 알게 된 작가들을 빼돌려 출판사를 꾸리려 했다는 점과 그녀가 발굴해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려놨던 '제베린 벨텐'의 소설이 표절작이라고 언론에 터트린 점 등이 드러나며 사실상 그녀를 죽이고 싶어 하는 인물들이 많았음이 짐작되는 가운데 실종된 베르시의 오래된 친구였음에도 그녀가 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간병하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우정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우정의 의미를 단편적으로나마 암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궁금증이 증폭되는 가운데 오래된 친구 사이에서 그들만 아는 비밀이 존재했음이 드러나지만 이것이 일련의 사건들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지는 2권에서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부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연을 선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2권을 들춰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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