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 역사를 뒤흔든 지리의 힘, 기후를 뒤바꾼 인류의 미래
이동민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4월
평점 :
지리적 위치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대두되는 요즘, 종결되지 않는 전쟁이 그렇고 위기일발인 정세가 지리적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준다. 그런 세계사라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읽을 때마다 참 흥미롭게 다가오는데 기후의 변천사가 세계사에 미친 이야기라 하니 설렐 정도로 구미가 동하였다.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는 문명의 흥망성쇠를 좌우했던 중심에 기후가 있었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남부에서 출현해 전 세계로 퍼졌다는 이야기는 인류기원설에 늘 도입부로 등장한다. 이동 수단이나 척박한 환경, 지금보다 더 뛰어나지도 않았던 무기들을 앞세워 혹한 환경에 맞서며 수 세기에 걸쳐 이동한 현생인류의 이동 경로는 가슴 벅차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들은 어떻게 전 세계로 퍼져 나갈 수 있었을까? 그 넓은 바다를, 열대우림을, 삭막한 사막을.... 늘 궁금했지만 제대로 파고들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아프리카 남부에서 시작된 현생인류는 빙하기 덕분에 수만 년에 걸쳐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었다. 빙하기로 인해 해수면이 최대 90미터까지 낮아지고 유라시아 대륙 주변과 섬 등이 육지로 이어지며 지금과 같은 지도의 모습을 형성하지 않았던 그때, 십만 년이나 아프리카 남부에서 살던 현생인류는 더 넓은 무대로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빙하기로 인해 현생인류의 삶이 더 고달팠을 거란 예상을 깨고 빙하기 때문에 미지의 땅을 밟으며 삶을 개척했던 현생인류의 모습이 위대하고 가슴 벅차게 다가왔다.
이렇게 전 세계로 퍼져나간 인류가 빙하기가 끝나고 온난해진 기후로 지구 생태계가 바뀌면서 육지와 섬이 맞닿았던 곳들이 바다로 메워지게 고립되면서 빙하기로 인해 자유롭게 옮겨 다니던 삶에서 더 이상 사냥으로 생계를 잇는 것이 힘들어지자 식물을 재배하기 시작한다. 식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온난한 기후와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하고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면서 마을이 형성되고 문명이 시작되는 수순을 밟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고대 문명인 인더스 문명, 이집트 문명, 미노아 문명 등이 왜 현재까지 이어지지 않고 멸망했거나 쇠퇴했는가?에 대해 기후로 살펴보는 관점이 재미있다. 마야나 아스테카, 잉카처럼 수준 높은 문명이 탄생했지만 파나마지협의 좁고 험준한 지형이나 거대한 열대우림이 다른 문명과의 교류를 원활하게 하는데 방해가 되었고 결국 뒤처진 군사기술이 총포로 무장한 에스파냐 콩키스타도르에 의해 무너져 멸망했다는 이야기와 메소포타미아의 관개농업이 토양에 염분이 쌓이는 것을 방치해 결국 쇠퇴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찬란한 문명을 이룩하였음에도 현재에는 그 빛을 발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준다.
현생인류가 퍼져나간 이야기부터 고대 문명을 지나 현재 닥친 기후변화까지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은 사막화로 인해 물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빙하가 녹으며 동물들이 점차 사라지고 이런 재난 같은 기후 변화가 인류에 미치는 영향들을 집어내고 있다. 기후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을 현생인류의 발자취를 따라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처한 기후 위기 또한 기회로 바꿀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