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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너희 세상에도
남유하 지음 / 고블 / 2023년 3월
평점 :
8편의 단편 모음집 <부디 너희 세상에도>는 참 독특하다. 읽다 보면 이러다 왠지 나도 미칠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들지만 그럼에도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느껴진달까.
8편의 단편마다 우울하고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기묘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렇게 허무한 것이 현실 내지는 미래인 걸까 싶어서 공감이 안되지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가만히 더듬다 보면 소름 돋게 무감각한 현실이란 게 느껴져서 뜨악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에이의 숟가락'은 기묘한 이야기라 기억에 남는데 단편들을 읽다 보면 이 작품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작품들이 참으로 기묘한 느낌이다. 뭔가 조종당하는 느낌을 작가가 원한 것인지, 그에 부응하고 있는 나는 작가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는 건지, 한없이 읽어내려가다 보면 뭔가 이 속에 다른 이야기를 빗대어 술래잡기하듯 꽁꽁 숨겨놓은 건 아닌지, 이러다 조만간 작가의 음모론에 휘말렸다는 거창한 이야기를 토해낼지도 모를 위압감을 느끼면서도 끝까지 페이지를 멈출 수 없었다. 평상시 내가 좋아하는 장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빠지는 구석이 없는 탄탄한 글이라 어리둥절하게 되지만 이것도 나의 독서 생활에 한 획을 그을 작품이며 경험이라 생각하니 소설에서 느껴지는 그로테스크한 부분들도 마냥 싫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그런 느낌들의, 비스무리한 소설들 속에 뭔가 색다른 느낌을 받고 싶다면 남유하 작가의 소설집 <부디 너희 세상에도>를 읽어보길 권한다. 화가 날 것 같은데 나쁘지 않고, 읽고 나서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런 느낌들이 싫지 않은.... 오묘한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