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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테이스팅 코스
마크 드레지 지음, 최영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23년 7월
평점 :
다른 술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맥주만 마시는 맥주파임에도 입맛에 맞는 한 브랜드의 맥주만 고수하다 보니 최근 다양한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음에도 큰 호기심 없이 맥주를 마셔왔더랬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지인들이 추천하는 맥주를 마셔보고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맥주에 대한 선입견이 깨짐과 동시에 고수해오던 맥주와는 다른 풍미와 다양한 향을 가진 맥주들을 마시는 것이 색다른 낙으로 다가오는 요즘, 맥주는 좋아하지만 여전히 맥주에 대해 잘 모르는지라 항상 지식에 대한 갈망이 있었는데 그런 목마름을 해소해 줄 책을 만나 맥주를 홀짝이며 읽지는 않았지만 기분 좋은 목 넘김을 하듯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맥주 테이스팅 코스>는 맥주의 모든 것을 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폭넓은 지식이 담겨 있다. 맥주의 역사는 물론 유독 풍미에 대한 철학을 담아냈다고 할 정도로 맥주 각각의 특징들이 잘 담겨 있는데 맥주를 제일 많이 소비하는 나라인 체코가 2위인 오스트리아와 두 배의 격차를 둘 정도로 소비량이 많다는 사실도 놀라움을 안겨준다. 한 명이 평균 180리터라고 하니, 뭔가 피부로 바로 와닿지는 않지만 2리터 생수들을 나열했을 때를 생각해 보면 뜨악하고 입이 벌어지는 숫자라 체코인들의 맥주 사랑을 알 수 있었다.
물과 곡물, 홉, 효모를 만든 발효 음료인 맥주, 가정에서 여자들이 만들어내던 음료가 전쟁과 이주 등으로 이동하며 그 지역의 특색에 맞게 재탄생되는 맥주의 이야기들도 흥미롭다. 맥주를 마심에 있어 후각과 청각, 후각, 미각 등의 역할까지 재미있게 나열된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귀엽기까지 하다. 한여름에 마시는 시원한 맥주, 풍성한 거품이 찰랑거리는 광고를 보고 있노라면 맥주 생각이 없다가도 당장 마시고 싶어진다. 그런 청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맥주의 거품이 더러운 잔과 깨끗한 잔에서 맛이 또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도 세세하게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고온 과정과 저온 과정, 기간의 차이, 곡물과 몰트의 차이, 맥주의 다양한 색상, 각각의 향 속에 담긴 다양한 재료들, 맥주를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마실 수 있는지는 물론 맥주와 찰떡궁합인 음식 소개도 함께 담겨 있어 더욱 알차고 풍성함을 자랑한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맥주들의 각각의 소개까지 담겨 있어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맥주에 대한 호기심을 한껏 끌어올려 주는 책이다.
지금까지 입맛에 맞는 맥주를 습관처럼 마셨다면 이 책을 읽은 후에는 더 다양한 맥주와 지식을 바탕으로 맛을 음미하는 즐거움이 깊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