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월 어느날

 

가을이라

 

뜨거운 열기와 몸을 적시던 땀도 이제 저 만치 물러나 앉아 있고

한들한들 실렁거리는 바람이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씻겨 지나 간다. 

 

이제 세상의 모든 것이 절정에 올라 세상에 가득함을 알리리

 

잉태와 탄생의 가을에 나는 무엇을 내어 놓을 수 있을까

세상 만물은 마음껏 절정을 향해 가는데

난 아직도 날  짓누르는 열기속에 있다.

무엇 하나 내어 놓지 못하고

동경과 아쉬움으로 잎사귀 하나 없는 겨울을 맞이리

 

슬프다.

 

인생이 그렇겠지

문득 다가올 공허에

가을의 아름다움과 기대를 느끼기보다 두려움에 울적함에 창밖을 본다.

 

따사로운 햇살, 가득함 풍요로움, 높고 깨끗한 하늘을 선보이는 가을에 항상 우울한 쓸쓸함에 빠져든다.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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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6. 29

 

너는 누구냐?

소리없이 다가와

소리없이 사라진

너는 누구냐?

 

내 육체에

내 정신에

흔적을 남기고 간

너는 누구냐?

 

넌 죽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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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5. 31

 

사람은 그렇다.

어느 누구도 선하지 않으며 악하려 하지도 않는다.

사람은 그렇다.

그렇게 사람은 낳아졌고 켜져왔다.

 

그래서 그렇게 본성을 감추고 '~척'한다.

그래야 된다고 믿고 그렇다고 착각한다.

나는 그렇다고

나는 선하다며

온갖 자기 암시와 확신에 미쳐있다.

 

사람은 그렇다.

그렇게 착각하고 그렇게 살아 간다.

그래서 사람은 사악하다.

사람은 인정하지 않고 자기를 부정한다.

나는 선하다고

사람은 그렇게 자신을 왜곡한다.

그게 사람이다.

왜곡된 나에게 도취되어 있는 '~척'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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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3. 4

 

세상 위 아무것도 없을 때

날선 바람과 차가운 기운만이 세상을 덮고 있을 때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그 때에도

누군가는 그 무엇인가는

그곳에서 그 차가움을 온몸으로 부딪쳐 나아간다.

 

그리고 그 부딪침 후에

내안의 것을  꺼내기 시작하고

푸름과 따사로움을 세상에 내놓기 시작한다.

그렇게 따듯함은 시작한다.

 

시작은 작고 어둡게

그 끝은 크고 밝게

 

그리고 다시 작게 움추려 또 다음 때를 기다린다.

그렇게 때를 기다리며 시작하고 끝맺으며 또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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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11.  25


내가 널 이해시키려 할 때

너는 날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널 이해시키지 못 할 때

너는 날 이해한다.


그렇게 서로 엇갈려 간다.

너에 대한 내 열정은

너의 고통이 되고,

너를 포기한 나의 체념은

너에게 평온을 준다.


그렇게 엇갈려 간다.

난 너가 아니고

넌 내가 아니다.


그렇게 다르기에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시키려할 때 그건 고통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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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시키지도 못하고 이해할 거라 믿지도 못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아집을 부리는 내 모자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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