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연애하기 - 알콩달콩 연애 이야기로 배우는 미국 영어
박수진 지음, 권윤주(스노우캣) 그림 / 시공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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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는건 그들이 애인에게 건네는 말이 참 달콤하게 들린다는겁니다. 뜻이야 자막으로 알아야하는 영어실력이지만 문장의 톤이나 웅얼거림이 그렇게 로맨틱하게 들릴수 없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느끼하게 들리는 말이 영어로 하면 로맨틱하게 들리니 참 이상한 일입니다. 물론 우리말로 해야 더 로맨틱하고 마음에 와 닿는 말도 있지만 말이죠. 개인차가 있겠지만 나는 '사랑해'라는 말은 우리말이 영어보다 로맨틱하게 들립니다. 'I Love You'는 장난스럽고 가볍게 느껴지는건 나의 선인겹일까요.

 

어쨋든 영어 공부를 오랜만에 다시 시작해보려는 차에 <영어로 연애하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영어로 표현하는 달콤한 말들을 배우면서 영어 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을것 같다는 기대로 이 책의 발견이 반갑기 그지없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공부는 시작도 안했는데 유창한 영어로 사랑을 속삭이는 상상을 마구마구 해대고 있습니다. 이렇든저렇든 이 책으로 영어도 공부하고 연애도 열심히 해보려는 기특한 결심을 하고 책을 읽어갔습니다.

 

책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뉘어 있고 각각 8문장씩 실려있습니다. '나랑 데이트할래'라는 표현부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거야'라는 happy한 표현까지, '우린 안 될 것 같아'라는 표현이나 ''헤어지자는 거야?'라는 마음아픈 표현도 있습니다. '끝까지 갔어?'라는 문장이나 '아예 방을 잡아라'라는 낯뜨거운 문장도 있었습니다. 각 문장을 드라마 속에서도 찾아보고 또 다른 표현으로는 어떤 문장이 있는지도 알려줍니다. 책의 맨뒷부분에는 문장만을 모아놓은 별책도 있어 따로 들고다니며 공부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영어 회화 책이라면 응당 있어야할 mp3 파일이 없다는건 의외였습니다. 각 문장들을 미드를 통해 볼 수 있기는 하겠지만 각각의 드라마를 모두 찾아보기는 어렵고 문장을 원어로 듣고 싶은 바람이 생기는건 당연한거 아닐까요. 아쉬운점은 있었지만 귀여운 일러스트가 곁들여진 무겁지 않은 읽을거리로 영어에 대한 흥미는 유발시킬 수 있었습니다. 제일 마음에 드는 문장부터 하나씩 섭렵해 나가서 언젠가는 영어로 애정표현을 할 날이 오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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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
박범신 지음 / 문예중앙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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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겨울 코트를 껴입고 무언가 가득 들어있는 쇼핑백과 비닐봉지를 주렁주렁 들고 다니는 노숙자를 얼마전 거리에서 보았습니다. 다른때 같았으면 어쩐지 무서워서 쳐다보지도 못했을텐데 그 사람은 창 밖으에 있고 나는 창 안에 있어서 그 사람과 나 사이에 '창'이라는 안전망이 있다고 느껴져서인지 그 사람을 슬쩍슬쩍 쳐다보았습니다. 저 사람은 어떤 사연에 있기에 지금 저런 모습으로 거리를 배회하는걸까. 어떤 생각을 하고 거닐고 있는걸까. 저 사람에게는 가족이 없는걸까.

 

그 사람을 가만히 보고있자니 쓸데없는 호기심이 몽글몽글 솟아납니다. 어쩌면 그 사람에게는 내가 생각하는것만큼의 사연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다보니 거리로 나오게 되었고 어쩌다보니 노숙을 하게 되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나는 멋대로 상상의 나래를 폅니다. 엄청난 부자였는데 가까운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둥, 부인과의 불화로 모든것을 버리고 거리로 나왔을거라는 둥, 대기업의 후계자인데 세속적인 '부'를 거부하고 거리로 나왔을거라는 둥...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에서도 노숙자였던 한 남자가 나옵니다. 교도소에서 출소한 후 노숙으로 전국을 떠돌던 남자가 원하진 않았지만 고향 마을로 되돌아 옵니다. '개백정'이라 불리던 아버지와 단 둘이 살 던 무허가 판자집은 사라지고 원룸 '샹그리라'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검을 쓰는 날렵한 노인을 만납니다. 그 노인은 '샹그리라'의 주인이고 사람들에게 '이사장님'이라 불립니다. 얼굴은 주름살 투성인데 벗은 몸은 근육이 자리잡은 청년의 것인 신비한 노인은 남자를 '샹그리라'의 관리인으로 채용합니다.

 

자신의 과거가 흐릿하기만한 남자는 눈썹 끝의 보라색 점 하나만을 기억하는 소녀를 애타게 그리워합니다. 남자의 얼굴은 화상으로 일그러져 있는데 그의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씩 밝혀집니다. '샹그리라'에 살고 있는 이사장님, 알수 없는 두 남자, 맹인 안마사 아가씨, 젊은 순경 등과도 남자는 조금씩 얽혀갑니다. 그 남자의 과거엔 무슨 일이 있었고 '샹그리라'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걸까요.

 

이 책은 등단 39년을 맞은 박범신 작가의 39번째 작품이라고 합니다. 한 분야에서 40여년을 활동한다는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오랫동안 몸담았던 교단을 떠나면서 새로운 작가 인생을 시작하려한다는 박범신 작가의 말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앞으로 출간될 박범신 작가의 글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다음에는 어떤 새로운 이야기로 우리 앞에 설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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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나무 쉽게 찾기 ㅣ 호주머니 속의 자연
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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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미처 몰랐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꽃과 나무들이 좋아졌습니다. 어른들이 나이가 들면 꽃과 나무가 좋아진다더니 나도 벌써 그런 나이가 되었나봅니다. 화원 옆을 지날때면 가게 앞에 늘어놓은 꽃나무들을 유심히 보게되고 길가에 피어 있는 이름모를 꽃을 보면 그 정체가 뭘까 궁금해집니다. 데이트를 하더라도 휘황찬란하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도심 한복판 보다는 나무와 꽃, 물이 있는 교외를 선호하게 된걸 보면 정말 나이가 들었나봅니다.

 

그런 이유로 나무 도감이나 야생화 도감을 구입해서 종종 들여다 봅니다. 들로 산으로 놀러갈땐 가끔씩 도감을 들고 가서 눈앞에 있는 꽃과 나무가 어떤건지 도감을 들춰보기도 합니다. 제대로 찾은 경우는 많이 없지만 말이죠. <열대나무 쉽게 찾기>를 읽고 보니 내가 갖고 있는 도감의 아쉬운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 책은 열대나무의 잎 모양을 기준으로 분류를 세분화해서 싣고 있는데 무언지 모르는 열대나무를 잎 모양 등을 이용해 쉽게 찾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도감들도 이런 식으로 분류를 세분화 해서 싣고 있으면 나무 이름, 꽃 이름을 찾기가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넓은잎나무, 야자나무, 바늘잎나무로 크게 분류해 놓고 나무의 모양, 잎의 모양, 잎이 달리는 방법, 톱니의 유무 등으로 다시 세분화 해서 총 736종의 열대나무를 분류해 놓았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판형의 책이라서 여행시에 휴대하고 이름모를 열대나무를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 될것같습니다. 책의 크기는 크지 않지만 사진이 다양하게 실려 있다는것도 이 책의 장점입니다. 나무의 사진 뿐만 아니라 꽃, 열매, 잎 모양, 특징이 될 만한 사진들을 함께 싣고 있어서 책을 보는데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반가운 열대나무도 발견했습니다. 샐러드바 같은데 가면 나오는 열대과일이 있는데 그동안 이름이 뭔지 몰랐는데 이 책에서 그 열매를 발견한거죠. 열매 이름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조카들이랑 외식하러 가면 잘난척 좀 해야겠습니다. 이 책은 <호주머니 속의 자연 시리즈>의 한 권인데 열대나무 외에도 여러가지 주제의 책이 나와있더군요. 우선 <야생화 쉽게 찾기>부터 한 권 장만해야겠습니다. 야생화 도감을 갖고 있지만 이름모를 야생화 찾기에는 이 책이 훨씬 좋을것 같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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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의 감옥 - 시대와 사람, 삶에 대한 우리의 기록
이건범 지음 / 상상너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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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로 기억하는데 할머니와 부모님은 가끔씩 내게 대학에 가서도 데모하고 그러면 안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직 대학생이 되려면 몇 년이 더 있어야 하는 내게 그런 당부를 하셨던걸 보면 할머니와 부모님의 걱정이 컸던 이유도 있겠지만 대학생의 데모가 그만큼 흔한 일이었기 때문일겁니다. 그 시절은 학생들을 가만히 공부 할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요즘은 화염병이나 최루탄 등이 보이지 않는 촛불시위나 평화로운 행진 등으로 시위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80년대만 해도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인해 시위는 그야말로 전쟁을 불사하는 모양새였습니다.

 

밤낮 없이 학생들이 시위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고 강경진압, 고문으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민주화를 요구하며 분신하는 대학생들도 왕왕 있었으니 부모님들의 걱정도 이해가 됩니다. 그런 부모님들의 염려와는 무색하게 내가 대학에 갔을땐 분위기가 많이 차분해진 후였습니다. 크게 시위하는 일도 없었고 가끔 학생회에서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는 정도였는데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더라도 비겁한 나는 뒤에 물러나 있으면서 자괴감에 빠졌을것만 같아서 그 시절을 빗겨간게 다시 생각해도 다행이다 싶습니다.

 

<내 청춘의 감옥>은 그런 처절했던 시절을 보낸 이의 유쾌한 기록입니다. 민주화 운동으로 두 차례 감옥살이를 했던 저자의 경험을 쓴 글인데 내용이 내용인지라 처음엔 비장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곧 푸푸거리며 웃고 말았습니다. 힘겨웠을 감옥살이를 어쩌면 이렇게 유쾌하게 풀어냈을까요. 이런 징역살이라면 할 만하겠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언뜻 들 정도였으니 말이죠. 끈을 이용해 옆 방 사람과 물건을 주고 받거나 종이를 이용해 각종 가구를 만든 일, 난로가 있는 겨울엔 한정된 재료로 각종 찌개를 끓여 먹은 일, 환갑을 맞은 선배를 위해 감옥 안에서 술을 빚은 일... 교도소가 이렇게 자유로운가 싶게 재미있는 일화가 많았습니다.

 

물론 교도소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겠지요. 그럼에도 이 책이 유쾌, 발랄한건 저자의 밝고 유머러스한 성격이 크게 작용했을거라 짐작해 봅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가볍지는 않습니다. 중간중간 각주가 필요한 사항은 뒷부분에 따로 설명을 곁들였는데 차근 차근 읽어가다 보니 치열했던 우리의 현대사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비전향 장기수들에 대한 무자비한 횡포, 군부독재에서 벌어졌던 탄압과 공포정치, 치열한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고뇌와 방황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회에 대해, 정치에 대해, 개인의 행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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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 - 개항부터 해방 후까지 역사를 응시한 결정적 그림으로, 마침내 우리 근대를 만나다!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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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과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 다닐때만해도 국사 교과서에 근대사 부분은 극히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현재와 가장 가까운 시기인데도 건성으로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역사는 아주 먼 얘기만을 상세히 다루나보다 하고 생각했고 근대사 부분에서는 시험 출제가 많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홀히 넘어갔었습니다. 오히려 대학에 들어가고 국사 수업에서 자유로워지면서 다양한 책들을 접하게 되고 우리 근대사의 아픔과 슬픔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 <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에서도 많이 언급되고 있는 엘리자베스 키스의 그림을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라는 책을 통해 미리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그 책에서 만난 다양하고 아름다운, 때로는 슬픔이 느껴지는 그림들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단함 뿐만 아니라 세상 모르는 아이들의 천진함도 엿볼수 있었고 그 시절의 풍속도 그림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 책에서 느꼈던 즐거움을 <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을 통해서도 또 만날 수 있을거란 기대로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1976년 미국으로 건너가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합니다. 해외에서 떠도는 한국 근대 관련 그림에 관심을 갖고 국내외 화가들이 그린 그림 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국내외 신문기사, 문헌 등의 자료도 함께 모아서 4년의 집필과 수정을 거쳐 이 책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1898년에 그린 <서울 풍경>이란 휴버트 보스의 그림을 통해 당시 서울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위풍당당한 관료의 초상화와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고 초라해 보이는 고종 황제의 초상화를 통해 혼란스러웠던 정치상황을 느껴볼 수도 있었습니다.

 

책은 역사적인 사실이나 정치적인 이야기 뿐만 아니라 도공의 모습이라던가 모던걸이라 불리던 변동림과 시인 이상의 사랑등도 다루고 있어 다양한 근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부분이 내게는 주제가 없이 너무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다른 어떤 이에게는 그 부분이 장점으로 다가갈 수도 있겠지요. 이 책을 읽는 동안 힘겨운 시절을 살아야 했을 조선말 왕실의 사람들과 가난한 시절을 견뎌내야 했을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잠시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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