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공동체 뚝딱 만들기 - 마을의 기적을 이루어가는 ‘선인류’ 이야기
생태공동체 선애빌 사람들 지음 / 수선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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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공동체'라는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함께 모여서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는 대략적인 의미만 알고 있었습니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과 가까이 하며 소박한 집을 짓고 살고 싶은 꿈을 갖고 있기에 '생태공동체'라는 말이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 수 있다는건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는걸 알기에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생태공동체를 '뚝딱' 만들어버린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거란 기대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선(仙)문화'에 흠뻑 빠진 푸른 눈의 한국인 로어 셰퍼드, 잘나가는 한의사가 작은 마을의 시골 한의사가 된 사연, 자연과 함께 아이를 키우는 선애학교, 내 아이, 남의 아이 구분없이 한 울타리에서 형제로 자라나는 마을의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제목에서 기대했던 생태공동체를 뚝딱 만드는것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와 과정을 거쳐서 생태공동체를 만들었는지 알고 싶었는데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어 주지는 않았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습니다.

 

요즘은 하루가 멀다하고 지구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가 아닐까 합니다. 그토록 '편리함'과 '개발'의 이유로 그동안 지구를 괴롭혔으니 지구가 병이 나는것도 당연하겠지요.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처럼 내려놓는 삶을 살아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까지 할 자신이 없습니다. '내것'이란 욕심을 내려놓고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을 꾸려나가야 할텐데 아직은 '내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지구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은 꾸준히 해나갈겁니다.

 

주변에서 모임 사람들끼리 동인주택을 지어서 함께 사는걸 봤습니다. 하지만 그 생활이 쉽지 않아보였습니다. 작은 배려가 웃음을 가져오는것처럼 작은 오해가 불신을 불러오고 서로의 마음에 앙금이 남아 관계가 서걱거리더니 결국 동인주택을 처분해서 각자의 길로 떠났습니다. 이렇듯 가끔 만나서 웃고 즐기던 사이라도 '함께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생각이 비슷한 사람끼리 한 마을에 모여서 공동체적인 삶을 사는 꿈을 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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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탐정 이상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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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라 불리우는 시인이자 소설가 이상... 그의 난해한 작품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의 대표 작품인 <오감도>는 난해한 시로서 독자들의 강력한 항의로 연재를 중단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긴, 지금 읽어도 난해하니 당시 시대 상황을 생각하면 그럴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이해하기 힘든 그의 작만큼이나 기생 금홍과의 사랑, 베일에 쌓인 죽음 등 그의 삶도 독특해서 후대의 조명을 계속 받습니다. 영화 <금홍아 금홍아>,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등으로, 또는 연극으로, 소설로 끊임없이 재조명되는 이상을 이번에는 탐정의 모습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천재라 불리고 독특한 생각을 갖고 있던 이상은 탐정 역할에 제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염상섭의 부름을 받고 신문사를 찾아간 구보는 그곳에서 이상을 만납니다. 첫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둘은 금세 친구가 됩니다. 신문사에서 염상섭은 '구인회' 에 입회 테스트 삼아서 이상과 구보에게 살인사건을 해결해 보라고 합니다. 창경궁에서 발견된 미녀의 시신 곁에는 영국 낭만파 시인 셸리의 시 <사슬에서 풀려난 프로메테우스>가 적힌 종이가 놓여 있습니다. 이상과 구보는 조사 끝에 셸리의 시와 그녀의 죽음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 밝혀내고 범인도 찾아냅니다. 그 후로도 이상과 구보 콤비는 심령 사진이 얽힌 사건, 간송 전형필의 의뢰 등을 해결합니다. 계속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해 가면서 그 뒤에 숨겨진 '힘'을 가진 인물도 서서히 수면으로 떠오릅니다.

 

이 소설은 연작으로 각각의 사건을 해결해 가면서 커다란 그림이 드러나는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조금 더 미스터리한 플롯이 등장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실존했던 인물들의 등장이 읽는 재미를 줍니다. 소설가 김유정의 등장이나 간송 전형필이 얘기하는 간송 미술관에 관련한 사실들, 나비 박사 석주명의 잃어버린 나비 표본이나 조선총독부 청사에 얽힌 이야기 등도 사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이 소설의 묘미가 아닌가 합니다. 앞으로도 시인 이상을 탐정의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탐정 이상은 매력적인 인물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조금 더 추리 소설의 맛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다시 만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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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싶은 집은 - 건축가 이일훈과 국어선생 송승훈이 e메일로 지은 집, 잔서완석루
이일훈.송승훈 지음, 신승은 그림, 진효숙 사진 / 서해문집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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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집을 짓고 산다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예전부터 한옥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건축비를 알아보니 몹시 비싸서 놀랐습니다. 그 후로 어떤 집을 어떤 설계로, 어떻게 짓고 사는게 좋을까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너무 크지 않고 주위 자연에 묻히듯이 소박한 집이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구상에서 시작해서 집은 몇 층, 몇 평의 구조로 어떤 설계를 하며 정원은 어떤 식으로 만들어서 관리할까에 이르기까지 생각은 끝없이 가지를 뻗어갑니다. 집과 관련된 책을 짬짬이 찾아 읽고 건축을 전공한 가까운 사람에게 물어보기도 하면서 나만의 집이 머릿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형태를 갖춰가고 있습니다. 상상만으로도 흐뭇합니다.

이 책 <제가 살고 싶은 집은>은 표지가 한 눈에 사로잡았습니다. 양쪽 벽에 펼쳐져 있는 책장은 보는 이를 감탄하게 만들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꿈 꾸어 봤을 그런 모습입니다. 다른 부분을 몰라도 이 집의 서재만큼은 정말 부럽다는 생각이 책을 읽기도 전에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책장(?)을 가진 멋진 집을 만나볼 수 있다는것만으로 이 책을 읽을 이유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독특하게도 건축주와 건축가가 주고받은 이메일을 모아놓았습니다. "이일훈 선생님, 선생님과 집을 짓고 싶습니다.” 로 시작되는 첫 번째 메일부터 집을 다 짓고 난 후에 주고 받은 몇 통의 메일까지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국어 선생님인 건축주의 메일을 읽고 있으면 잔잔한 수필을 읽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급히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시간을 두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지은 집이니 어찌 멋있지 않을수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평당 얼마의 건축비가 들까요,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요 등 흔히 건축주가 처음 하게 되는 질문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먼저하는 건축주라니 멋집니다. 그런 건축주의 의견과 생각을 고스란히 받아 들이면서 좋은 방향을 제시하는 건축가 또한 멋졌습니다. 집을 짓다보면 건축주와 건축가가 얼굴을 붉히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하던데 이런 건축주와 건축가가 많아진다면 멋진 집도 많아질것만 같습니다.

 

구석구석 자신의 의견과 숨결이 미치지 않은 부분이 없는, 직접 지은 집에서 산다는건 생각만 해도 행복해 지는 일입니다. 책을 덮으면서 '내가 살고 싶은 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머릿속에서 몇 번이나 지어졌다 허물어졌다를 반복하고 있는 나만의 집을 다시 한 번 지어봤습니다. 집과 마당 모두 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고 주위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소박한 집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변함 없습니다. 하나 덧붙이고 싶은게 있다면 이 책 속의 집, 잔서완석루처럼 툇마루가 있는 집이었으면 좋겠다는 점입니다. 마당에 빨래를 탁탁 털어 널고 툇마루에 앉아서 하늘을 보는 생각을 하니 절로 웃음이 지어집니다. 나의 집이 지어지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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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처럼 -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
송인혁.은유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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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펭귄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된건 다큐멘터리 영화 <펭귄, 위대한 모험>을 통해서였습니다. 상상할 수 없을만큼 추운 남극에서 새끼를 길러내는 펭귄 엄마, 아빠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었습니다. 알을 품고 기다리고 있을 아빠 펭귄과 태어날 아기 펭귄을 위해 엄마 펭귄은 3~4개월의 긴 여정을 떠납니다. 그 길은 순탄치만은 않아서 돌아오지 못하는 엄마 펭귄도 많았습니다.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거나 잘생긴 주인공들이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그 영화로 잔잔한 감동을 받았고 황제펭귄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 황제펭귄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MBC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로 소개된다는 소식은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로 이미 웰메이드 다큐를 제대로 보여줬던터라 <남극의 눈물>에 대한 기대도 아주 컸습니다.

 

기대만큼 <남극의 눈물>은 훌륭했습니다. 극한의 추위와 싸우면서 담아낸 영상은 보는이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남극의 눈물>을 책으로 엮은 <황제처럼>도 다큐와는 또 다른 맛을 냅니다. 많은 사진에다 길지 않을 글을 곁들여서 한 장 한 장 만나는 즐거움이 아주 컸습니다. 짝짓기를 끝내고 엄마 펭귄이 알을 낳아 아빠 펭귄에게 넘겨주고 먹이를 찾아 먼 길을 떠나면 아빠 펭귄은 엄마 펭귄이 돌아올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배란낭'이라는 주머니에 열심히 알을 품습니다. 엄마 펭귄에게 알을 넘겨 받을 때 자칫 실수로 알을 떨어뜨리면 어마어마하게 추운 날씨에 알을 그냥 얼어버리고 맙니다. 알을 잃은 아빠 펭귄은 알 대신 얼음 덩어리를 품기도 하고 알이 없어져 허전해진 자리를 오래도록 들여다 보기도 합니다.

 

황제펭귄들이 무시무시한 추위에 맞서기 위해 모두 모두 모여서 커다란 원을 만들고 가장자리에 있던 펭귄과 원의 안쪽에 있던 펭귄들은 끊임없이 밖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자리를 바꿉니다. '허들링'이라 불리는 이것을 볼때마다 감탄, 또 감탄하게 됩니다.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 모여드는 것도 대단한데 공평하게 자리를 바꿔가면서 열을 내는 펭귄의 지혜에 탄복하게 됩니다. 사람들도 이런 '허들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서로 힘이 되어주고 칼바람을 맞았던 사람을 다시 원 안으로 불러들여 체온을 회복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공동체적인 삶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그토록 애지중지했던 아기 펭귄을 품 안에만 품고 있지 않고 때가 되면 자립할 수 있게 밀어내는 펭귄의 모습에서, 서로 힘을 모아서 추위를 이겨내는 모습에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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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오레 ㅣ 오늘의 일본문학 10
호시노 도모유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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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엄마의 아시는 분이 검찰청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으로 큰 돈을 사기 당했다고 합니다. 평소에 알뜰하게 살림하고 똑부러지게 일처리를 하시는 분인데 마치 뭐에 홀리듯이 은행에 가서 그들이 시키는대로 번호를 누르고 말았다고 합니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 은행 창구에 가서 문의를 했지만 이미 돈을 출금한 상태라 어떻게 손 쓸 수도 없었답니다. 평범한 가정 주부가 5천만원이라는 큰 돈을 얼마나 알뜰살뜰하게 모았을지를 생각하면 듣기만 하는 내 마음도 쓰리고 아프더군요. 그 분은 그 돈을 잃고 자기 자신을 얼마나 원망했을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보이스 피싱 사기가 일본에도 있나봅니다. 이 책의 제목 <오레오레>는 '나야, 나'라는 뜻으로 다짜고짜 전화를 걸아 "나야, 나"라며 아들인 척 흉내를 내서 노년층에게 돈을 뺏는 보이스피싱의 수법이라고 합니다. 이 보이스피싱 사기가 일명 '오레오레 사기'로 일컬어 졌고 일본에서 성행했다고 합니다.

 

히토시는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먹고 일어서면서 우연히 옆사람의 휴대폰을 집어들게 되고 집으로 가져옵니다. 마침 휴대폰 주인 다이키의 '어머니'에게 전화가 오고 히토시는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다이키인척 합니다. 그리고 장난처럼 '오레오레 사기'를 쳐 '어머니'에게 돈을 송금 받습니다. 며칠 후 히토시의 집에 다이키의 '어머니'가 와서 히토시가 다이키인것처럼 행동합니다. 이런 어리둥절한 상황이 자신을 혼내주려는 '어머니'의 계략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털어놓지만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아닌것처럼 행동한다며 히토시에게 화를 냅니다. 어쩔수 없이 히토시는 다이키인척 하고 그동안 왕래를 끊었던 자신의 고향집에 들릅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놀라운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히토시의 엄마는 히토시를 모르는 사람이라며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을 하고 그 집에는 또 다른 '나' 히토시가 살고 있습니다. 그 후로 히토시는 수많은 '나'와 만나게 되고 그 누구도 아닌, 누구인지 모를 존재가 됩니다.

 

199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에 겐자부로가 출간되는 수많은 책들 가운데, 매년 단 한 권을 직접 선정해 수상하는 '오에 겐자부로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소재가 참 독특하고 풀어내는 방식도 독특한 작품이었습니다. 책을 읽고나서 표지를 보니 오싹해집니다. 수많은 '나' 가 똑같은 모습으로 줄지어 있다니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끔찍할것 같습니다. 히토시는 나와 똑같은 '나'를 만나면서 처음에는 '같음'을 공감하면서 기뻐하기도 하지만 점차 두려워하게 됩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 나와 똑같은 마음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는데 서로 다름이 존재하기에 나와 '그 사람'이 특징되어지는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할꺼리를 던져주는 책이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읽히는 것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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