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오레 오늘의 일본문학 10
호시노 도모유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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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전 엄마의 아시는 분이 검찰청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으로 큰 돈을 사기 당했다고 합니다. 평소에 알뜰하게 살림하고 똑부러지게 일처리를 하시는 분인데 마치 뭐에 홀리듯이 은행에 가서 그들이 시키는대로 번호를 누르고 말았다고 합니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 은행 창구에 가서 문의를 했지만 이미 돈을 출금한 상태라 어떻게 손 쓸 수도 없었답니다. 평범한 가정 주부가 5천만원이라는 큰 돈을 얼마나 알뜰살뜰하게 모았을지를 생각하면 듣기만 하는 내 마음도 쓰리고 아프더군요. 그 분은 그 돈을 잃고 자기 자신을 얼마나 원망했을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보이스 피싱 사기가 일본에도 있나봅니다. 이 책의 제목 <오레오레>는 '나야, 나'라는 뜻으로 다짜고짜 전화를 걸아 "나야, 나"라며 아들인 척 흉내를 내서 노년층에게 돈을 뺏는 보이스피싱의 수법이라고 합니다. 이 보이스피싱 사기가 일명 '오레오레 사기'로 일컬어 졌고 일본에서 성행했다고 합니다.

 

히토시는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먹고 일어서면서 우연히 옆사람의 휴대폰을 집어들게 되고 집으로 가져옵니다. 마침 휴대폰 주인 다이키의 '어머니'에게 전화가 오고 히토시는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다이키인척 합니다. 그리고 장난처럼 '오레오레 사기'를 쳐 '어머니'에게 돈을 송금 받습니다. 며칠 후 히토시의 집에 다이키의 '어머니'가 와서 히토시가 다이키인것처럼 행동합니다. 이런 어리둥절한 상황이 자신을 혼내주려는 '어머니'의 계략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털어놓지만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아닌것처럼 행동한다며 히토시에게 화를 냅니다. 어쩔수 없이 히토시는 다이키인척 하고 그동안 왕래를 끊었던 자신의 고향집에 들릅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놀라운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히토시의 엄마는 히토시를 모르는 사람이라며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을 하고 그 집에는 또 다른 '나' 히토시가 살고 있습니다. 그 후로 히토시는 수많은 '나'와 만나게 되고 그 누구도 아닌, 누구인지 모를 존재가 됩니다.

 

199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에 겐자부로가 출간되는 수많은 책들 가운데, 매년 단 한 권을 직접 선정해 수상하는 '오에 겐자부로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소재가 참 독특하고 풀어내는 방식도 독특한 작품이었습니다. 책을 읽고나서 표지를 보니 오싹해집니다. 수많은 '나' 가 똑같은 모습으로 줄지어 있다니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끔찍할것 같습니다. 히토시는 나와 똑같은 '나'를 만나면서 처음에는 '같음'을 공감하면서 기뻐하기도 하지만 점차 두려워하게 됩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 나와 똑같은 마음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는데 서로 다름이 존재하기에 나와 '그 사람'이 특징되어지는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할꺼리를 던져주는 책이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읽히는 것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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