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처럼 -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
송인혁.은유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황제펭귄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된건 다큐멘터리 영화 <펭귄, 위대한 모험>을 통해서였습니다. 상상할 수 없을만큼 추운 남극에서 새끼를 길러내는 펭귄 엄마, 아빠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었습니다. 알을 품고 기다리고 있을 아빠 펭귄과 태어날 아기 펭귄을 위해 엄마 펭귄은 3~4개월의 긴 여정을 떠납니다. 그 길은 순탄치만은 않아서 돌아오지 못하는 엄마 펭귄도 많았습니다.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거나 잘생긴 주인공들이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그 영화로 잔잔한 감동을 받았고 황제펭귄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 황제펭귄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MBC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로 소개된다는 소식은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로 이미 웰메이드 다큐를 제대로 보여줬던터라 <남극의 눈물>에 대한 기대도 아주 컸습니다.

 

기대만큼 <남극의 눈물>은 훌륭했습니다. 극한의 추위와 싸우면서 담아낸 영상은 보는이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남극의 눈물>을 책으로 엮은 <황제처럼>도 다큐와는 또 다른 맛을 냅니다. 많은 사진에다 길지 않을 글을 곁들여서 한 장 한 장 만나는 즐거움이 아주 컸습니다. 짝짓기를 끝내고 엄마 펭귄이 알을 낳아 아빠 펭귄에게 넘겨주고 먹이를 찾아 먼 길을 떠나면 아빠 펭귄은 엄마 펭귄이 돌아올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배란낭'이라는 주머니에 열심히 알을 품습니다. 엄마 펭귄에게 알을 넘겨 받을 때 자칫 실수로 알을 떨어뜨리면 어마어마하게 추운 날씨에 알을 그냥 얼어버리고 맙니다. 알을 잃은 아빠 펭귄은 알 대신 얼음 덩어리를 품기도 하고 알이 없어져 허전해진 자리를 오래도록 들여다 보기도 합니다.

 

황제펭귄들이 무시무시한 추위에 맞서기 위해 모두 모두 모여서 커다란 원을 만들고 가장자리에 있던 펭귄과 원의 안쪽에 있던 펭귄들은 끊임없이 밖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자리를 바꿉니다. '허들링'이라 불리는 이것을 볼때마다 감탄, 또 감탄하게 됩니다.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 모여드는 것도 대단한데 공평하게 자리를 바꿔가면서 열을 내는 펭귄의 지혜에 탄복하게 됩니다. 사람들도 이런 '허들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서로 힘이 되어주고 칼바람을 맞았던 사람을 다시 원 안으로 불러들여 체온을 회복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공동체적인 삶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그토록 애지중지했던 아기 펭귄을 품 안에만 품고 있지 않고 때가 되면 자립할 수 있게 밀어내는 펭귄의 모습에서, 서로 힘을 모아서 추위를 이겨내는 모습에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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