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구의 문인기행 - 글로써 벗을 모으다
이문구 지음 / 에르디아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이문구님 선생님은 내게 수려한 문장과 맛깔스러운 위트가 넘치는 글로 기억됩니다. 우리말 우리글이 얼마나 다양하고 아름다운지 이문구님의 소설을 읽으며 새삼 깨달았습니다. 평소에 내가 쓰는 우리말이 얼마나 조악한지, 단어의 빈약함을 절감하며 그의 글을 읽었습니다. 토속적인 내음이 물씬 풍기는 표현들, 국어 사전을 몇 번 찾아보면서 감탄했던 우리의 단어들... 시간이 흘러 그 문장들과 단어들은 잊혔지만 그때 느꼈던 놀라움과 감탄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관촌수필>의 이문구 선생님님이 우리 문단의 문인들의 이야기를 펼쳐놓은 <이문구의 문인기행>은 그 분의 맛깔나는 문장들을 만날 수 있을거라는 기대와 우리 나라의 내노라하는 문인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로 내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김동리, 신경림, 고은, 한승원, 황석영, 박상륭, 김주영 등 쟁쟁한 문인들의 이야기가 이문구 선생님님의 글로 생동감 있게 표현되어 있을것 같아 책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져만 갑니다.

 

책은 크게 4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인터넷 서점의 책 소개글을 참고로 하면 제1부는 김동리, 신경림, 고은, 한승원, 염재만에 대한 인물평, 제2부는 박용래, 송기숙, 조태일, 임강빈, 강순식에 대한 단행본의 발문, 제3부는 황석영, 박상륭, 김주영, 조선작, 박용수, 이정환 등 문예지에 연재한 작가탐방이, 제4부는 이호철, 윤흥길, 박태순, 성기조, 서정주에 대한 추도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구성에 대한 설명은 책에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글에 대한 소개가 책에는 전혀 없어서 읽는 동안 어리둥절했습니다. 이문구 선생님이 2003년에 영면에 드셨으니 최근의 글이 아닐거라 생각은 했지만 어떤 연유로 쓰여진 글인지도 알 수 없고, 글이 쓰여진 연대도 전혀 알 수 없어 글의 내용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글의 말미에 언제, 어떤 이유로 쓰여진 글이라는 언급이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문구 선생님의 해학이 넘치는 표현들을 소설이 아닌 이 책 속에서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문인들과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곁들여서 지루하지 않게 그 분들의 품성을 엿볼수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이문구 선생님의 새로운 글을 만날 수는 없지만 숨겨져 있는 그 분의 아름다운 글을 앞으로도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래강의 신비
손현철 글.사진 / 민음사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나라 여행을 하다보면 곳곳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산이며 강, 바다, 숲... 소박하고 아기자기해서 엄마의 품처럼 따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규모가 커서 압도되는 자연도 경이롭고 감탄스럽지만 오밀조밀하고 아담한 자연은 또 다른 푸근함을 전해줍니다. 어쩐지 나는 우리의 산과 들이 아담하고 소박해서 푸근하게 감싸주는듯한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해질녘 강가에 서면 지는 햇살에 반짝이는 강물은 세상의 그 어떤 보석보다도 더 아름답습니다.

 

자연스러운 모습 자체만으로 아름다웠던 우리의 강들이 요즘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나는 아무래도 모르겠습니다. 왜 강을 파헤쳐야 하는지.... 강바닥을 파헤쳐서 강줄기를 넓혀서 앞으로 무엇이 그리 좋아지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내가 알던 모르던, 납득을 했건 말았건 4대강 공사는 진행되고 있습니다. 생태 전문가들, 환경 전문가들이 쌍수들고 반대하고 말리고 있는데도 꿋꿋하게 강바닥을 파헤치고 있습니다. 강바닥을 파헤쳐서 주위의 자연이 훼손되고 사람에게도 피해가 생겼다는 사실은 언론에서 말하지 않고 있고 4대강 공사로 인해 홍수피해가 적었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모래강의 신비>는 환경오염과 4대강 공사 등으로 인해 사라져 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모래강을 재조명하는 책입니다. 이미 텔레비전의 다큐로 제작되었던 것을 책으로 펴낸것이라고 합니다. 모래와 모래톱, 모래강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 한반도 곳곳의 모래강을 답사하면서 아름다운 모래강이 처참하게 사라져 가는 모습을 바라본 이야기, 그리고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아름다운 모래강의 모습 등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습니다. 하찮게 여겨지는 모래가 우리의 환경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영주댐이 완공되는 2013년이면 우리나라 모래강의 대표격인 내성천이 그 아름다움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무엇이든 망가뜨리는건 순간이지만 망가진 것을 복원하는데는 수 십, 수 백배의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나마 수 백배의 노력을 들여서 되살릴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다시는 원래의 아름다움, 원래의 모습을 찾을 수 없게되기도 합니다. <모래강의 신비>를 읽으면서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에 몇 번이나 책을 덮었습니다. 후손들에게 무거운 숙제를 남기는것 같아 미안하고 또 미안해집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땅 생물 콘서트 - 사진으로 보는 생태다큐멘터리
한영식 지음 / 동아시아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숲 속에서 나무 내음, 땅 내음, 꽃 내음 맡기를 좋아하는데 나무 이름이나 꽃 이름은 그리 알지 못합니다. 야생화 도감을 들고 가서 몇 번 찾아보기도 했지만 찾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책 찾는 시간에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 더 보자는 마음이 들어서 도감 들고 다니는걸 그만뒀습니다. 집에 와서 도감을 뒤적여보면 그 나무가 그 나무같고, 그 꽃이 그 꽃 같아서 그냥 혼자 웃고맙니다. 나무와 꽃은 좋아하는데 곤충은 아무래도 좋아지지가 않습니다. 그나마 책으로 보면 괜찮은데 직접 마주치면 왜그리 무서운지.... 내가 벌레에 질겁하고 싫어하면 같이 간 친구는 그럽니다. '여기는 얘네들 집인데 네가 침입한거잖아. 그러면 고마워해야지 왜 걔네들을 쫓아내려고 그래...' 맞는 말이긴 한데 여간해서 곤충은 좋아지지가 않네요. 잠깐 너희들의 공간을 빌리긴 하겠지만 내 근처에는 오지말아달라고 곤충들과 합의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우리 땅 생물 콘서트>에서는 우리 땅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무당거미, 고마리, 은행나무, 흰개미, 참나무, 반달가슴곰, 부엉이, 개구리, 산나물, 반딧불이, 호랑이, 꿀벌, 모기, 가시박, 하루살이, 붉은귀거북, 조개, 꽃매미, 소나무, 땅강아지, 나방, 고라니, 까치, 길앞잡이까지 총 24종류의 생물이 등장하는데 자주 보았던 것도 있고 이름만 알고 있던 것도 있고 이름조차 생소한 것도 있었습니다. 하루살이는 내가 알던 것과 다른 모습이어서 의아했는데 나처럼 오해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설명에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참나무가 특정한 나무가 아니라 몇 몇의 나무 종류를 총칭하는 명칭이란것도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책 속의 생물들을 하나하나 만날때마다 미안하고 부끄러워집니다. 생물들은 아무 잘못이 없는데 자꾸만 못살게 괴롭히는것만 같아서 미안해집니다.

 

예전부터 수많은 생물들이 환경오염, 지구 온난화로 인해 멸종되어간다는 경고는 들어왔고 그래서 우리 인간에게도 좋지 못한 일이라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생물의 멸종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습니다. <우리 땅 생물 콘서트>에서 소개하고 있는 생물들을 만나보니 조금은 알것같습니다. 조그마한 생물들이지만 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하는 일은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조금은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이 자기자리에서 맡은 일을 조용히 해내고 있는 생물들에게 더이상 피해를 주면 안되지 않을까요. 이만큼 괴롭힌것도 생물들에게 못할 일을 한거니까요. 이제 생물들을 그만 괴롭히고 자연에서 조용히 살아갈 수 있게 환경 오염을 줄여야겠습니다. 주변에서 실천할 수 있는것 작은것부터 시작해봐야겠습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크릿 뉴욕 - 로컬이 인정하는 올 어바웃 뉴욕 시공사 시크릿 시리즈
April(천현주) 지음 / 시공사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뉴욕은 세계적인 도시인만큼 영화, 드라마, 소설 등에서도 수없이 등장하는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누구나 한번쯤은 뉴욕의 거리를 걷는 꿈을 꾸는지 모르겠습니다. 잡지에서 매번 소개하는 뉴요커들의 시크한 세련된 모습을 보면 나도 그렇게 신경쓰지 않은듯한 자연스러운 세련됨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뉴욕 브로드웨이의 공연장에서 장기 공연하고 있는 공연을 직접 보고싶다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 하지만 막상 여행을 갈 기회가 생기면 뉴욕은 뒤로 물러나고 맙니다. 번잡한 도시보다는 한적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선호하는 나의 취향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은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드는 곳이고 나의 여행 리스트에 꼭 들어있는 곳입니다.

 

<시크릿 뉴욕>은 보통의 뉴욕 여행서와는 조금 다릅니다. 수년째 뉴욕에서 거주하고 있는 저자의 소개라는것도 그렇지만 뉴욕 구석구석에 있는 멋진 곳, 맛있는 곳, 예쁜 곳을 300여 곳이나 소개하고 있습니다. 뉴욕을 13곳으로 나누어서 가는 방법, 적절하게 여행할 수 있는 추천 루트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그 지역에서 가볼만한 곳, 맛집, 쇼핑할만한 곳 등을 간략한 정보와 많은 사진으로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각 장소들은 책의 끝부분에 실려있는 지도와 연결해서 찾아볼 수 있게 표시가 되어 있어서 여행길에서 큰 도움이 될것같습니다. 지도에는 지하철 노선과 버스 노선이 상세하게 실려 있어서 잘 써먹겠다 싶네요.

 

책을 읽는 동안 뉴욕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30년을 넘게 살았지만 서울의 구석구석은 커녕 만날 가는곳만 가고 아는 곳만 아는 나를 생각해보면 저자가 뉴욕을 얼마나 많이 알고 애정을 갖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 있는 곳을 1/3만 돌아다니려고 해도 일주일은 커녕 한 달을 뉴욕에 머물러도 시간이 부족할것 같습니다. 만일 뉴욕에 가게 된다면 책을 몇 번이라도 다시 보면서 고르고 골라 베스트를 정한 후에 여행을 떠나야겠습니다. 그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는 <시크릿 뉴욕>을 보면서 대리만족 해야겠습니다. 뉴욕의 거리를 시크한 뉴요커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활보할 그 날을 꿈꿔봅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권혁준 옮김 / 해냄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요즘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의 미스터리 소설이 출간되고 있어서 미스터리 팬으로써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아직까지도 일본 미스터리에 좀 더 몰입해 있긴하지만 다양한 나라의 미스터리 소설을 만나는 즐거움이 제법 쏠쏠합니다.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는 독일 출신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스릴 넘치는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읽는 동안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영화화가 결정되었다는 소식이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영화로 만들면 제법 재미있고 스릴 넘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 책을 읽는 동안 예전에 인상깊게 본 <폰 부스>란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공중전화 박스란 한정된 공간에서 시종일관 긴장을 떨어뜨리지 않는 시나리오와 연출력이 오랜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제작비도 많이 안들었겠다는 생각도 했구요ㅎㅎ <폰 부스>는 공중전화를 받은 주인공이 살해협박을 받는 한편, 살인 용의자로 오해받으며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긴장감이 흘러 영화 보는 동안 지루한지 몰랐습니다.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는 <폰 부스>와는 조금 다르지만 라디오 스튜디오에 협박범이 진입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한정된 공간이란 배경이 비슷해서인지 <폰 부스>와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가 연관되어 생각이 났습니다.

 

협박범 얀은 라디오 스튜디오에 견학온 사람으로 가장해서 침입한 후 인질극을 벌입니다. 얀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라디오 방송 중에 무작위로 전화를 연결해서 전화를 받은 사람이 '101.5 방송을 듣고 있어요, 이제 인질 1명을 풀어주세요.'라는 말을 즉시 대답하면 인질 1명을 풀어주고 다른 말을 먼저 할 경우에는 인질을 한 명씩 살해하겠다고 제안을 합니다. 딸의 자살로 인한 자책감에 시달리다 오늘 아침에 자살을 결행하려 했던 이라 자민은 이 끔찍한 인질극에 협상가로 투입됩니다.

 

얀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약혼녀를 스튜디오에 데려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약혼녀는 몇 개월 전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상태입니다. 그는 그저 죽음으로 자신의 곁을 떠난 약혼녀를 잊지 못한 미치광이 일까요... 아니면 그가 벌이는 인질극에는 어떤 숨겨진 비밀이 있는걸까요.... 이야기는 숨가쁘게 진행됩니다. 얀과 이라 자민의 통화 내용은 방송으로 고스란히 공개되는데 얀은 이라 자민의 딸 이야기를 꺼내며 그녀를 흔들어 놓습니다. 얀과 이라, 그녀의 딸은 어떤 관계가 있을지는 후반부에 점차 밝혀집니다.

 

읽는 동안 몰입도는 아주 좋았습니다. 숨겨진 내막과 반전이라는게 얼핏 짐작이 가서 조금 시시하기는 했지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얀과 이라 자민 사이의 심리적 대결이 조금 더 깊은 이야기로 진행되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들었지만요. 영화화가 결정되었다니 영화로 만들어지면 꼭 찾아 봐야겠습니다. 원작을 얼마나 훌륭하게 영상으로 만들어 낼 지 기대가 됩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