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남기철 옮김 / 이숲에올빼미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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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잠자기 전에 한껏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잠들곤 했습니다. 비극적인 사랑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 되기도 하고, 행복한 사랑을 이루고 마음껏 행복한 여자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의 나와는 다른 모습의 나를 상상하며 혼자 웃고 혼자 흐뭇해하다가 잠이 듭니다. 친구들과 서로 상상하는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깔깔거리고 감탄하고 감동하고 그러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그런 일이 왜그리 재미있고 좋았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지만 재미있었던 기억 중에 하나입니다.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의 주인공도 자신의 존재를 바꾸고 싶어합니다. 표지의 클림트 작품이 한 눈에 나를 잡아끌었습니다. 다나에의 몽환적이며 섹시한 모습이 황금빛 배경과 어우러진 작품이 클림트 작품답습니다. 매력적인 이 여인의 모습을 책 속에서 만날 수 있을거란 기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설의 원고는 슈테판 츠바이크가 사망한 후 발견된 유고 더미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로 계속 잠들어 있다가 40년이 지난 후에야 독일에서 출간되었고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오스트리아의 작은 산골 마을에 살고 있는 크리스티네는 가난하고 심심한 나날을 보내는 노처녀입니다. 시골 우체국에서 근무하며 병든 어머니를 모시며 희망 없는 세월을 보내는 그녀에게 초청장이 날아옵니다. 오래전에 미국으로 건너가 부유한 남자와 결혼해 갑부가 된 이모가 여름 휴가를 함께 보내자는 초청장을 보내왔습니다. 알프스의 최고급 휴양지에 도착한 크리스티네는 호화로운 모습에 기가 죽지만 이모는 그녀를 고급 상점에 데리고 다니며 한껏 꾸며줍니다. 자신감을 갖게된 크리스티네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관심을 받게 됩니다.

 

호화로운 생활에 흠뻑 젖어든 그녀는 자신의 고향에서의 삶이 비참했음을 생각합니다. 순박했던 그녀의 모습을 신선하게 생각했던 이모 부부는 점차 우쭐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못마땅해하게 됩니다. 그녀의 인기를 질투하던 사람의 폭로로 그녀의 신분이 드러나게 되고 이모는 자신의 명성에 누가 될까 염려해서 크리스티네를 급히 고향으로 돌려보냅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그곳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하던 그녀는 우연히 만난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가난한 청년과 비밀스러운 계획을 세웁니다.

 

제법 두툼한 소설이었지만 가독성은 좋았습니다. 가난한 사람의 인생과 부유하고 호화로운 삶을 사는 사람의 인생을 함께 만나보며 인간의 욕망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가난한 크리스티네가 물질에 사로잡혀 가는 과정을 보면서 요즘 현실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됩니다. 물질이 넘쳐나는 요즘이나 모두들 어렵고 힘들었던 전쟁 후의 유럽이나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의 어딘가에 있을 또 다른 크리스티네의 인생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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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테이블 - 그와 함께 밥을 먹었다
조경아 지음 / 미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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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었니?', '밥 한번 먹자'하는 인사를 자주 하고 자주 듣습니다. '밥'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 새삼 말할것도 없지요. 불편한 사람과 밥을 먹기란 정말 고역입니다. 낯을 많이 가리는 나만 그런가 싶었는데 누구나 그렇다는걸 어른이 된 후에 알았습니다. 좋은 사람과 마주앉아 먹는 밥 한끼는 내 몸에 피가 되고 살이 되지만 불편한 사람과의 밥 한끼는 내 속을 거북하게 만들고 맙니다. 생각해보면 밥 한끼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처음으로 먹었던 밥 한끼, 입맛 잃은 나를 위해 이것저것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어 주던 엄마의 밥 한끼, 언니와 한바탕 싸우고 나서 화해의 의미로 먹었던 밥 한끼, 할머니 병간호 하며 먹었던 심심한 병원 밥.....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도 밥 한끼에 들어 있는 이야기가 많이 있을겁니다.

 

<더 테이블>은 그런 밥 한끼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밥 한끼에 담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거란 기대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잘나가는 에디터인 조경아씨가 밥 한끼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가수 이문세, 배우 박상원과 스코틀랜드에서 맛보고 반해버린 해기스, 난시앙에서 상해식 돼지갈비를 배우 박정자씨와 먹으며 생긴 에피소드, 통만두와 물만두에 얽힌 아빠와 엄마에 대한 추억, 사랑하는 강아지의 죽음이 떠올라 한동안 먹기 어려웠던 샌드위치, 밥상에서 젓갈이 빠지지 않았던 엄마가 항암치료 후 선택했던 오장동 냉면집, 밥 먹으면서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며 친해진 여배우 이지아, 어렵기만한 시어머니를 위해 좋아하시는 닭발 요리를 해서 칭찬들었던 일.....

 

그의 밥 한끼 이야기는 특별할것 없었습니다. 등장인물에 유명인이 종종 있을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여서 좋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때때로 나의 추억의 밥 한끼에 대해 곱씹어 봤습니다. 엄마가 끓여주던 시원한 김칫국, 밥상에 생선만 오르면 살을 발라 내 밥에 얹어주던 남자친구와 먹는 생선구이, 언니의 칼칼한 된장찌개. 떠오르는 밥상들이 많았습니다. 앞으로도 김칫국을 보거나 생선구이를 보거나 된장찌개를 보면 엄마가 떠오르고 남자친구가 떠오르고 언니가 떠오를겁니다. 앞으로도 그런 따뜻한 밥 한끼를 많이 많이 만들면서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따뜻한 기억이 되는 밥 한끼를 만들어 주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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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문학 걸작선 1
스티븐 킹 외 지음, 존 조지프 애덤스 엮음, 조지훈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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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종말론을 믿는 사이비 종교집단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도 어딘가에서 그런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지요. 어쨋거나 그런 종말론이 학교 교실에서도 모락모락 피어오르기도 했었습니다. 1999년에 지구가 멸망한다더라,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더라... 밀레니엄을 앞두고 어수선한 마음에 그런 이야기들에 솔깃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2000년이 되었고 1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말이죠.

 

'종말'이라는 테마는 어쩌면 사람들의 관심을 확실하게 끄는 테마입니다. 이 세상이 끝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소설가들의 이야기를 빌어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수 있으니 그 재미가 쏠쏠해서인지 자꾸만 관심이 갑니다. 미스테리, SF물을 꾸준히 출간하는 황금가지에서 '종말 문학'이라는 테마로 작품을 묶어 <종말 문학 걸작선 1, 2> 두 권의 책으로 발간이 됐는데 나는 그중에서 첫 권을 만났습니다. 스티븐 킹의 <폭력의 종말>을 선두로 올슨 스콧 카드의 <고물수집>, 조지 R.R. 마틴의 <어둡고 어두운 터널들> 등의 작품이 실려있습니다.

 

인류의 평화를 위해 천재적인 연구를 했지만 결국 그 연구가 지구의 종말을 가져 온다는 <폭력의 종말>, 문명의 세계가 수몰되어 버린 지구에서 숨겨진 보물을 찾으러 떠나는 디버의 이야기 <고물수집>, 모래를 주식으로 하고 인체를 자유롭게 재생할 수 있는 세계에서 살아 있는 개를 발견하며 일어나는 일을 그린 <모래와 슬래그의 사람들>, 지상의 생명체가 모두 사라진 시대에 문명을 버리고 초인간적인 인류로 진화한 이들과 달에서 인류의 과학 문명을 유지하던 이들이 만나게 되는 이야기 <어둡고 어두운 터널들> 등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난다는건 반가운 일입니다. 더군다나 한가지 장르로 통일된 작품을 만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기쁜일이지요. 스티븐 킹을 비롯한 열 두명의 작가의 작품을 <종말 문학 걸작선 1>에서 한꺼번에 만날 수 있었습니다. 좋은 점은 한가지 장르의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것이고 단점은 작품의 완성도가 제각각이라는 겁니다. 어떤 작품은 흥미로웠지만 어떤 작품은 지루하기도했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SF물을 한껏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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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왼팔
와다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들녘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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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 료의 <노보우의 성>을 재미있게 읽은터라 새로운 책이 나왔다는 소식은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노보우의 성>은 등장인물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인물 중심의 소설이었는데 영화로 제작까지 되었다고 합니다. <바람의 왼팔>도 그런 생생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소설일거란 기대로,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신성'으로 주목받는 작가이니 재미만큼은 보장되어 있을거란 믿음으로, 야마모토 슈고로상에 후보로 올랐다니 더욱더 큰 기대로 <바람의 왼팔>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무사들의 시대였던 센고쿠 시대, 도자와 가문과 고다마 가문은 세력을 확대하며 대립하고 있습니다. 도자와 가문의 맹장 '공로 사냥꾼' 한에몬과 쌍벽을 이루는 고다마 가문의 맹장 '공로 귀신' 기베에는 전장에서 맞닥뜨립니다. 호적수인 둘은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고 실력을 겨루지만 결론을 내리진 못하고 서로 상처를 입습니다. 한에몬은 적진을 빠져나오다가 큰 상처를 입고 숲 속에서 사냥꾼 요조와 그의 손자 고타로에게 도움을 받습니다. 한에몬은 사냥꾼으로 살고 있는 요조에게 무언가 감추어진 사연이 있음을 알아채지만 더이상 묻지는 않습니다. 

 

조금 어리숙하게 보이는 고타로는 엉뚱하게도 한에몬에게 사냥대회에 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할아버지인 요조는 고타로가 총을 쏘는걸 반대하지만 할아버지 몰래 사냥대회에 출전하고 왼손잡이용 총으로 탁월한 솜씨를 보입니다. 요조는 한에몬에게 자신들의 사연을 말하며 고타로가 조용히 살 수 있게 전쟁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고다마 가문과의 일전에서 위기에 빠지자 한에몬은 고타로의 실력을 이용해서 전쟁에서 승리합니다. 양심의 가책을 받고 괴로워하는 한에몬, 할아버지의 원수를 갚기위해 총을 잡게 된 고타로... 그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

 

읽는 동안 시간이 가는줄 모르게 몰입했습니다. 인물들이 개성있어서 매력이 넘치는데 이야기가 너무 짧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조금 더 깊은 이야기가 진행되어 인물들의 매력을 더 맛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와다 료의 전작 <노보우의 성>을 읽은터라 자꾸만 비교가 되는건 어쩔 수 없는데 <바람의 왼팔>도 충분히 매력은 있지만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인물들의 이야기로 나를 즐겁게 할 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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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마눌 감동도시락 : 도시락 편 궁극의 비법 시리즈 요리 4
최임선 (maNul) 지음 / 도미노북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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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학교급식이 보편화되어서 학생들도 도시락을 갖고 다니지 않지만 나의 학창시절에는 도시락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습니다. 고등학교때는 저녁 도시락까지 두 개씩 싸들고 다녔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쨋든 쉬는 시간에 급하게 까먹는 도시락의 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한 친구의 도시락을 쉬는시간에 다 함께 먹고 점심 시간에는 남은 친구들의 도시락을 함께 나눠먹는, 오늘은 엄마가 어떤 반찬을 넣어줬을까 하는 기대를 하는 그런 즐거움은 아주 컸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는 엄마가 싸주는 도시락과도 이별을 했지만 가끔씩 내가 도시락을 싸야하는 상황이 생기곤 했습니다. 친구들과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가거나 남자 친구와 소풍을 갈때면 예쁘고 맛있는 도시락을 짠~ 하고 내밀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하지만 할 줄 아는건 김밥과 유부초밥, 간단한 샌드위치, 거기에 과일 약간을 곁들이는 정도여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알록달록 특색있게 예쁘면서 맛까지 좋은 도시락을 싸고 싶다는 바람으로 <궁극의 마눌 감동도시락>을 집어들었습니다.

 

결혼 전까지는 살림을 전혀 모르던 저자가 결혼해서 일본으로 가면서 남편의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답니다. 이 책은 하루하루 신랑을 위해 준비한 도시락을 모아 놓은 일기장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쁘고 독특한 도시락을 매일 먹은 저자의 남편은 행복했겠구나 싶습니다. 이 책은 일상간편 도시락, 파워업 도시락, 한 입 시리즈, 일본요리 도시락, 이벤트 도시락, 도시락 밑반찬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평범해 보이는 재료, 평범해 보이는 요리들로 도시락을 풍부하게 채워가는 방법이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듭니다. 똑같은 반찬이라도 이런 식으로 데코레이션을 해서 도시락을 싸면 훨씬 요리가 돋보인다는걸 새삼 느꼈습니다.

 

아쉬운점은 남편을 위해 쌌던 도시락이 대부분이라서 가족 단위의 도시락을 싸는 방법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책에 실린 도시락을 양을 늘리면 가족단위의 도시락이 되겠지만 찬합에 싸는 대용량 도시락의 데코레이션 방법도 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예쁘고 맛있는 도시락을 싸는 방법을 배웠으니 직접 도시락을 만들어봐야겠습니다. 날이 조금 쌀쌀해서 도시락만으로는 썰렁할 수도 있으니 따끈한 장국을 싸서 예쁘고 풍성한 도시락을 가지고 나들이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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