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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여자는 아프다
유은정 지음 / 들녘 / 2012년 1월
평점 :
특별히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거나 신이 내린 몸매를 타고난 여자가 아닌 이상 여자들에게 다이어트란 언제나 숙제 같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이어트를 열심히 하는 사람도,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 사람도 언제나 마음 속엔 '다이어트 해야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있지 않을까요. 언제나 지금보다 날씬해지고 싶다는 생각, 지금보다 예뻐지고 싶다는 생각에 세상에 있는 수많은 다이어트를 섭렵하고 있는 내게도 다이어트는 숙명처럼 느껴집니다. 수많은 다이어트를 전전한 끝에 이 나이가 되어서 깨달은게 있다면 다이어트는 조금 덜 먹고 건강하게 운동하는것 밖에 없다는겁니다. 많이 덜 먹으면 탈모나 월경불순 같은 부작용도 오고 무서운 요요도 반드시 찾아옵니다. 그래서 조금 덜 먹고 건강하게 운동해야 장기적으로 봤을때 건강한 다이어트가 될거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제 일주일에 몇 킬로, 한 달에 몇 킬로 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조금씩 조금씩 건강해지는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는데 문득 문득 슬럼프가 찾아옵니다. 이렇게 신경쓰고 있는데도 체중계의 눈금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날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슬럼프는 깊어집니다. 분명히 장기적인 계획으로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자고 결심했는데도 문득 문득 내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건 아닌지 시간은 흘러가는데 영영 살이 빠지지 않는건 아닌지 조급한 마음이 듭니다. 그런 내 눈에 번쩍 뜨인게 이 책 <그래서 여자는 아프다> 였습니다. 정신과의사, 마음건강주치의, 라이프닥터, 라이프스타일리스트 등등으로 불리는 유은정 박사는 비만 스트레스 전문 병원의 원장입니다. 10년 넘게 비만과 스트레스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는 그녀의 책이라면 다이어트로 인해 종종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 내게 보약같은 존재가 될것 같아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이 책은 그녀의 병원을 찾은 두 여성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화요일의 여자'와 '목요일의 여자'로 불리는 두 명의 병원 내담자의 치료 과정을 따라가면서 읽게되는 책이었습니다. '화요일의 여자'는 소위 완벽한 스펙을 가진 여자였습니다. 명문대 졸업, 대기업 근무, 키 165에 몸무게 48킬로그램... 그녀의 소개만 보고 있자면 비만 클리닉과는 전혀 관계가 없을것 같지만 언제나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폭식증을 겪고 있습니다. '목요일의 여자'는 결혼 후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전업주부인데 어느날 망가져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고 병원을 찾았습니다. 여덟번째 주까지 진행되는 두 여자의 진료실 엿보기와 각 주의 진료가 끝날때마다 처방전과 달콤한 인생을 위한 Tip, Self test 등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녀들의 진료실을 엿보고 나니 많이 덜어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내 마음에는 조급함이 남아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체중계의 눈금보다는 조금씩 건강해지는 내 모습을 찾아내고 내 몸을 스스로 사랑해야 하는데 말이죠. 다양한 사례들이 있어서 나와 비슷한 케이스를 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나만 외롭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게 아니라는 위안을 받았습니다. 평생 건강한 나를 만들어가는 끝이 없을 나의 다이어트에 좋은 동반자를 만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급해질때, 슬럼프가 찾아올 때 이 책을 가끔씩 들여다봐야겠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의 제공 도서를 읽고 진솔하게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