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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 시네마 파티? 똥파리! - 양익준 감독의 치열한 영화 인생과 폭력에 대한 성찰
양익준.지승호 지음 / 알마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의도했던건 아닌데 지승호님의 인터뷰집을 제법 읽었습니다. 꼭 지승호님의 인터뷰집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던건 아니고 그가 인터뷰한 인물들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읽게 되었는데 그럴수록 '지승호'라는 인터뷰어에 대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질문들을 던지고 인터뷰이의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힘이 있구나 하는 믿음이 말이지요.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 <괜찮다, 다 괜찮다>, <아! 대한민국, 저들의 공화국>,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유시민을 만나다>, <희망을 심다> 등 그동안 만났던 그의 인터뷰집은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번에는 영화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을 인터뷰이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양익준 감독에 대한 정보는 그저 영화 <똥파리>를 만들었고 배우로 출연까지 했다는 정도였습니다. 영화 <똥파리>를 보면서 영화 감독이 연기도 참 잘하는구나 했었는데 다른 영화에도 출연했던 경력이 있는 배우였다고 합니다. 연기처럼 연기하지 않는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거라고 생각하는데 양익준 감독이 그랬습니다. 진짜 뒷골목 양아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흘러가는 연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영화의 리얼함과 독특함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양익준 감독의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방황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연 <똥파리>에서의 연기가 그냥 나오는게 아니었구나 싶었습니다. 처절하게 폭력적이지만 단순히 폭력적이기만 한 영화가 아니었던데는 그의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녹아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합니다. 또한 한 편의 영화로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아 그것을 뛰어 넘고자 하는 그의 고뇌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 <똥파리>의 성공으로 수많은 상을 수상하고 천 번이 넘는 인터뷰를 했으며 일본에서는 강연을 하는 등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영화 <똥파리>의 낙인이 양익준 감독에게 깊이 새겨져 있을테니 그것을 뛰어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양익준 감독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매력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촬연 현장에서는 주연이든, 조연이든, 스태프든 모든 사람이 동등한 입장이라는 이야기는 마음에 오래토록 남습니다. 각자 맡은 위치에서 맡은 바의 일을 하고 있는데 왜 그 속에서 서열이 있어야 하는건지.... 우리 사회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불평등, 확연히 드러나는 불평등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양익준 감독이 현재를 뛰어넘고 좋은 영화로 다시 돌아오기를, 지승호 인터뷰어가 좋은 사람과의 좋은 인터뷰집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