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이웃의 살인자 니나보르 케이스 (NINA BORG Case) 2
레네 코베르뵐.아그네테 프리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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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보르 시리즈 두번째 책을 만났습니다. 첫번째 시리즈 <슈트케이스 속의 소년> 속에서 만난 니나 보르의 모습이 이번에는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보통 미스터리 소설이 시리즈로 만들어지는 경우에 주인공은 대부분 경찰이거나 탐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니나 보르는 평범한 간호사이며 주부입니다. 과연 범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주인공이 시리즈가 계속 되어감에 따라 어떤식으로 범죄에 연루되어갈지 흥미로웠습니다. 이 부분이 니나 보르 시리즈의 약점이 될 수도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슈트케이스 속의 소년>의 끝부분에 남자친구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칼로 찌르고 만 나타샤의 이야기가 언급되어 이번 시리즈에서는 나타샤의 이야기가 이어지나보다 했는데 그건 세 번째 시리즈에서 다뤄지나 봅니다. 나타샤는 잠시 등장하고 새로운 사건에 니나 보르가 휩싸이게 됩니다. 이야기는 네 명의 등장인물이 이끌어 갑니다. 집시 혼혈인 사실을 숨기고 법학을 공부하고 있는 샨도르, 보안정보부에서 일하는 쇠렌, 평범해 보이기만 하는 중산층 가장 스코우-라르센, 간호사 니나 보르.... 이들의 이야기는 서로 관련 없어 보이지만 조금씩 조금씩 큐브 조각이 맞춰들어가듯 맞아들어 갑니다. 남편 모르텐에게 더이상 불법 체류자를 돕지 않겠다고 약속한 니나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병에 걸린 집시들을 돕게 됩니다. 딸 이다와는 자꾸만 어긋나기만 하고 결국 니나의 행동으로 인해 이다는 목숨이 위험한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니나의 사정은 꼬여만 가서 안타까웠습니다. 가족들과 자꾸만 어긋나기만 하는 니나는 과연 얽혀지고 꼬여버린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그게 궁금해서 다음 편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초반에는 조금 지루하기도 해서 과연 5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읽다보니 끝이 보이더군요. 이 책의 결론을 보고나면 안타깝고 씁쓸한 마음이 가득 듭니다. 인간이 잘못된 생각을 가지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저지를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초반에 잠시 등장했던 나탸샤의 이야기가 3권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다고 하니 니나와 나타샤의 이야기를 만나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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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단장하는 여자와 훔쳐보는 남자 - 서양미술사의 비밀을 누설하다
파스칼 보나푸 지음, 심영아 옮김 / 이봄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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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자신은 관음증 환자라고 말합니다. 세상에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 싸움구경, 불구경이라는 말이 있는것처럼 무언가를 구경하는 것, 더군다나 몰래 훔쳐보는것만큼 스릴 넘치고 흥미진진한 것이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나 또한 관음증 환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환자'라는 표현이 좀 거북하긴 하지만 '환자'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훔쳐보는걸 좋아하는건 사실입니다.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불켜진 앞 동의 거실들을 쳐다보는것도 재미있고 길 건너 신호등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림 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림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깊이 있는 지식을 갖고 보는것은 아니고 그저 그림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림을 보면서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상상해 보는 것도 즐겁고 아름다운 색들의 조화를 보는 것도 즐겁습니다.

 

<몸단장하는 여자와 훔쳐보는 남자>는 서양 미술 속의 누드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명화라고 일컬어지는 작품들 중에는 누드화가 상당 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누드화를 빼고는 서양 미술을 논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서양 미술을 전반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그녀'들은 화가들 앞에 벗은 몸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옷을 벗고, 목욕을 하고, 몸을 말리고, 머리를 빗고,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고 옷을 입는 과정을 다양한 그림과 함께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화가 앞에서 옷을 벗는 그녀들과 그녀들을 훔쳐보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훔쳐보는 남자의 입장보다 화가들 앞에서 옷을 벗은 그녀들의 마음을 더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게 조금 힘들었습니다. 어쩐일인지 문장을 읽어도 머릿속을 그저 단어들이 휘젓고 다닐뿐 문장이 가슴에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들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베르메르, 렘브란트, 부셰, 드가, 피카소,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그림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한번 책을 차근차근 곱씹어 가면서 읽어봐야 겠습니다. 몸단장 하는 여자와 훔쳐보는 남자의 마음을 가지고 천천히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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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루소를 읽는다 - 자유와 평등, 다시 시대의 광장에 서다
김기의 지음 / 다른세상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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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 루소에 대해 잠깐 배운적이 있었습니다. 다른건 다 기억나지 않는데 그가 자신의 아이들을 고아원에 보냈다는 사실만 또렷하게 남아있습니다. 교육서라고도 볼 수 있는 <에밀>의 저자가 자신의 아이들은 고아원에 보냈다는 아이러니함에 고개를 갸우뚱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교육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에밀>을 구입했고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조금씩 읽었습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내게 그 책은 큰 울림은 없었지만 이런 사상을 가진 사람이 왜 자신의 아이를 직접 교육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 후론 루소에 대해 깊이 생각할 기회도 없었고 루소의 사상을 다시 한번 돌아볼 기회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루소가 얼마나 많은 사상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인지 시대를 앞선 사유를 했던 사상가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시절 루소를 처음 접한 이후로 큰 깨달음을 얻고 루소의 책과 루소에 대한 논문과 연구자료 등을 폭넓게 읽으며그의 삶을 이끌어왔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사상에 흠뻑 빠져서 그 사상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내것으로 만들면서 사는 삶이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누군가를 그만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런지, 존경하는 인물의 저서나 관련 서적을 읽기는 하지만 온전히 내것으로 만들지는 못하기에 이 책의 저자가 부러웠습니다. 누군가의 사상을 온전히 받아들여서 삶을 변화시키고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것은 굉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초반에는 루소의 생애를 다루고 있고 정치, 법, 교육, 경제 등의 주제를 통해서 루소의 사상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루소의 사상을 두루두루 다루면서도 간단하게 다루다보니 루소의 전반적인 사상을 조금씩 맛 볼 수 있다는게 장점이자 단점이었습니다. 루소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입문서로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루소의 생애를 상세하게 다루면서 그의 사상을 그의 생애와 함께 다루었으면 조금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자본주의 체계의 피로감을 루소의 자유와 평등 사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시원하게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주장했던 자유와 평등이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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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당하고 싶은 여자
우타노 쇼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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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일본 미스터리가 수많이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고 공급이 있으니 수요가 있는거겠지요. 일본 소설이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덕분에 아주 오래된 소설까지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은 일본 미스터리 팬인 나에게는 감사한 일입니다. 오랜 세월의 무게만큼의 거리감이 느껴져 아쉬운 작품이 많더라도 말이지요. <납치당하고 싶은 여자>는 우타노 쇼고의 명성에 힘입어 20년 만에 국내에 출간된 소설입니다.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밀실 살인게임> 등의 작품으로 일본 내의 미스터리 관련 상을 수상한 우타노 쇼고의 초기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을 납치해 달라는 아름다운 여자의 이상한 요구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도박빚에 허덕이고 있는 심부름센터 소장 구로다는 남편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자신을 납치 해 달라는 철없는 사모님의 부탁을 수락합니다. 그렇게 거짓 납치극은 시작되고 구로다는 거짓 납치극을 통해 의뢰비뿐만 아니라 인질의 몸값까지 받아냅니다. 성공적으로 거짓 납치극을 끝낸 구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의뢰인을 만나러 가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건 싸늘한 시체로 변해있는 의뢰인이었습니다. 의도치않게 살인사건에 얽히게 된 그는 자신을 조여오는 경찰의 압박을 피해 진범을 찾아나섭니다.

 

이 책은 92년에 발표된 작품이니 20년이 더 된 작품입니다. 소설의 곳곳에서 그런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핸드폰의 부재라던가 카폰의 등장, 조금은 식상한 레파토리, 예상할 수 있었던 결말.... 아마도 그 시절엔 상당한 반향을 느낄 수 있었을 작품이었겠지만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그래도 우타노 쇼고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요즘 작품에 비하면 조금은 투박하고 조금 덜 세련됐을지 모르지만 풋풋한 신선함을 맛 볼 수 있었습니다. 풋풋함을 맛보았으니 노련함을 맛볼 수 있게 우타노 쇼고의 또 다른 작품을 기다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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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케이스 속의 소년 니나보르 케이스 (NINA BORG Case) 1
레네 코베르뵐.아그네테 프리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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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그 라르손을 필두로 해서 북유럽의 소설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스티그 라르손을 처음 만날 때만 해도 낯설기만 했었는데 그 후로 요 네스뵈, 안데스 루슬란드, 요나스 요나손 등 북유럽 작가들의 작품을 주르륵 읽다보니 북유럽 작가들의 매력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습니다. 영미권 추리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주로 일본 미스터리를 많이 읽는편인데 북유럽 작가들의 작품은 영미권 작가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나의 책읽기를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조금 낯설어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즐거운 책읽기를 하는데 그정도의 불편함은 아무것도 아니겠지요. 낯설음은 자주 접하다보면 익숙함으로 바뀔테니까요.

 

이번에는 여성 작가 두 명이 함께 쓴 작품입니다. 간호사 니나 보르가 등장하는 '니나 보르 시리즈'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데 그 시작인 <슈트케이스 속의 소년>을 국내에서도 만나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는 끈적끈적하고 답답한 공기 속에서 니나 보르가 세 살배기 아이를 슈트케이스에서 발견하면서 시작됩니다. 친구의 부탁으로 찾아온 슈트케이스 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어린 아이를 만난 니나 보르는 뜻하지 않는 사건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싱글맘 시기타는 병원에서 깨어보니 아이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또 한 남자는 엄청난 거래를 합니다. 또 한 명의 등장인물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 인물입니다. 이 네 명의 인물들은 슈트케이 속의 소년과 어떤 식으로 엮이게 될지.....

 

이번에도 역시 등장인물들의 이름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좀 결렸습니다. 하지만 초반의 낯설음은 조금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었고 서서히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북유럽하면 복지가 잘 되어 있고 자유로우며 개인의 취향을 지극히 존중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소설로 만나는 북유럽은 그동안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조금은 위태롭고 조금은 쓸쓸하며 조금은 나태한 느낌입니다. 아마도 상반된 두 가지 이미지 모두 북유럽의 이면일겁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북유럽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니 문학의 힘이란 참 큽니다. 니나 보르 시리즈를 시작했으니 앞으로도 꾸준히 만나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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