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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세상이다 - 청소년과 가정을 위한 지식사전
피에르 제르마 지음, 최현주 옮김 / 하늘연못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어려서도 그렇고 나이를 한참 먹은 지금까지도 나는 호기심이 많은편이다. 친구들이 가끔 뭐가 그리 궁금한게 많냐고 구박하기도 하니까 내가 이것저것 궁금해하고 물어보길 잘한다는건 분명하다. 그 많은 호기심이 학문적인 길로 통했으면 뛰어난 학자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으나 나의 호기심은 그저 잡다한 것들로 촉수를 뻗어 그저 '궁금한게 많은 애'로 머물고 있다. 어찌되었건, 이 책은 그런 세상에 궁금한게 많은 나같은 사람을 위해 나온 책이 아닌가싶다.
400여 개의 지식들이 8개의 분야로 나뉘어 정리되어있다. 대지와 인간, 관습과 제도, 종이와 기록, 도구와 발명, 탈것과 이동, 음식과 기호, 의복과 꾸밈, 건강과 의학.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이 화가들의 그림과 오래된 사진 등과 함께 실려 있어 읽는 동안 심심치 않게 해준다. 100년, 200년 전의 그림들을 들여다 보니 그때는 이랬구나 싶은게 사뭇 즐겁다.생각보다 오래전부터 쓰인 것들이 많아서 놀랍기도 했다.
40억 년 전 지구가 탄생했고 140만 년 전 인류의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가 등장했다고 그 외에도 너무나 긴 역사를 지닌 것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런 유수한 역사를 지닌것들을 만나고 있자니 내가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100년도 못되는 시간들이 그저 짧은 순간임이 느껴진다. 잠시 머물렀다 간다는 말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책 속에 등장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몇 가지 덧붙이자면....
1866년 2월 13일. 미국인 제시 제임스는 최초의 무장강도로 기록되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이런 좋지 않은 기록으로 영원히 남게될 줄 알았을까. 이 사실을 안다면 그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진다. (p.102)
우리가 흔히 쓰는 음계는 11세기 이탈리아 음악 이론가이자 교육가 다레초가 <성 요한 찬가>의 처음 여섯 시구 중 각 첫음절에서 음을 빌어 '웃, 레, 미, 파, 솔, 라'라고 명명한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생각보다 너무 단순한 음계의 출발이라 오히려 놀랍다. (p.124)
최초의 여성 세계일주자에 대한 기록도 재미있다. 1766년 학술탐사를 떠나게 된 과학자 코메르송는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내 잔 바레와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내를 남장 시켜 함께 배에 올랐고 나중에 여성임이 밝혀져 최초의 여성 세계일주자로 남게됐다. 그가 신혼이 아니었다면 여성 세계일주자의 탄생은 좀 더 늦춰졌을지도 모른다.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그녀의 이름을 역사에 남게했다고 봐도 좋지않을까. (p.310)
'청소년과 가정을 위한 지식사전'이라는 부제처럼 사전이라고 생각해도 좋겠다. 1페이지부터 빠짐없이 차례대로 읽어도 좋겠지만 그때 그때 필요에 따라서 골라 읽어도 무방하다. 나도 처음에는 일반 소설을 읽듯이 한번에 읽으려 하다가 다른 책들을 읽는 사이사이 조금씩 읽었더니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읽을수 있었다. 책상 위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 무언가의 유래가 궁금해질 때마다 꺼내 읽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