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가 좋아
정지영 지음 / 인사이트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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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면 엄마들의 가장 큰 겨울 숙제 '김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결혼 전에는 온가족이 모여서 1박2일 김장 숙제를 하면 끝났는데 결혼을 하고나니 겨울 숙제가 두 번이 되더군요. 요즘 어지간한 집들은 김장을 2~30 포기 정도 할텐데 친정이나 시댁이나 모두 김장을 100포기 이상씩 하다보니 김장이 이만저만 힘든 일이 아닙니다. 남자들이 함께 해서 힘쓰는 일은 안해도 되지만 일도 서툰 내가 동동 거리며 김장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친정 김장은 친정엄마가, 시댁 김장은 시어머니가 진두지휘해서 온 가족들이 함께 수육도 나누어 먹고 수다도 떨며 김장을 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습니다.

 

올 겨울 숙제도 모두 끝냈고 김치 냉장고에는 1년 먹을 김치가 그득하게 들어 있어 든든합니다. 결혼 전에는 김치를 담는다는것이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몇 번의 김장을 거들고 나니 조금씩 용기가 생깁니다. 내가 김치를 담아보면 어떨까하는 용기.... 맛있는 배추를 골라 좋은 소금에 절이고 깨끗이 씻습니다. 각종 양념에 무채, 파, 갓 등을 버무려 배추 켜켜이 잘 넣으면 김치 완성. 어깨넘어로 본 것을 바탕으로 이제 순서는 제법 익혔으니 절이는 법, 양념의 비율 등만 잘 배우면 김치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친정엄마나 시어머니나 정확한 양을 계량해서 하시는게 아니라 느낌(?)으로 양념을 하시기에 배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김치 관련 요리책을 찾아 보고 있습니다.

 

우연히도 <김치명인 강순의의 계절김치>와 <김치가 좋아> 두 권을 연속해서 보게 됐습니다. <김치명인 강순의의 계절김치>는 강순의 선생만의 색깔이 있는 김치들이 많았다면 <김치가 좋아>는 기본적이고 평균적인 김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으로 기본을 다지고 강순의 선생님의 책으로 실력을 업그레이드 하면 좋겠구나 싶었습니다. 이 책에는 다양한 김치 외에도 김치를 이용한 요리들도 많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김치가 맛있으면 김치를 이용한 요리는 반은 성공입니다. 맛있게 맛이 든 김치를 이용해서 다양한 김치 요리를 만들어 먹어야겠습니다. 일단 이번 주말에 제일 기본인 김치 볶음밥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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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식당 - 요리사 박찬일의 노포老鋪 기행
박찬일 지음, 노중훈 사진 / 중앙M&B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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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맛있는 음식을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맛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터넷 블로그나 SNS를 통해서 맛집을 찾아보고 직접 가보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어지간한 맛집에는 사람들이 항상 북적입니다. 대중매체에서도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가 워낙 많다보니 매스컴에 소개됐다는 광고가 걸려 있는 가게가 수없이 많습니다. 이왕이면 맛있다는 곳에서 먹고 싶은게 사람 마음인지라 이제 어딜 여행하던간에 그 주변의 맛집을 먼저 찾아보는게 여행의 준비의 한 과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좋은 곳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몸과 마음을 쉬고 오는게 여행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게 이런 저런 맛집들을 찾아보다 보면 가끔씩 정말 오랜 세월을 지나온 맛집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쩐지 그렇게 오랜 세월을 지켜온 맛집이라면 하는 믿음이 생깁니다. 잠깐 동안은 자극적인 맛과 현란한 광고로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오랜 세월을 지켜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맛집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 세월을 지켜낼 수 있을거라는 무한한 믿음이 생깁니다. 가끔씩 가는 오래된 동네 빵집이 있습니다. 그곳엘 가보면 이런저런 프랜차이즈 때문에 거의 사라져버린 동네 빵집이 수십년의 세월을 지켜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맛있고 깨끗하면서 자신만의 특화된 메뉴를 갖고 있기에 그 세월을 버텨낼 수 있었구나 싶습니다.

 

<백년 식당>에서는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오래된 맛집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전쟁을 겪은 영향과 상업을 천시했던 영향일지 모르겠지만 대를 이어서 음식 장사를 한다는 의식 자체가 흐릿했던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오랜 세월을 지내온 맛집을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산의 할매국밥, 종로의 청진옥, 순천의 화월당, 부산의 마라톤집 등 오래된 가게를 한 곳 한 곳 만나보는 즐거움이 쏠쏠했습니다. 단순히 맛집을 소개하는게 아니라 차근히 그 집의 역사와 사람을 만나보는 기분이 들어 좋았습니다. 아마도 저자의 글이 좋아서 그랬겠지요. 이제는 잘되는 맛집은 대를 이어서 하는 경우가 제법 많으니 우리나라에서도 100년이 넘는 가게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을거라 기대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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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 스토리 살롱 Story Salon 1
무레 요코 지음, 김영주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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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게으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살아간다는건  참으로 불행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그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게 부족한 나의 현실입니다. 누구는 어느 대학을 갔다더라, 누구는 어디에 취직을 했다더라, 누구는 어떤 사람과 결혼을 했다더라, 누구는 차를 바꿨더라, 누구는 집을 넓혔더라.... 수없이 누군가와 비교하면서 비교당하면서 사는 삶은 정말 피곤하기 그지 없습니다.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나만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수없이 다짐하지만 아직은 부족하기만 합니다.

 

<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의 주인공 교코는 자기만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생활 환경을 하루아침에 바꾸어 버립니다. 오랜세월 동안 다녔던 좋은 회사를 그만두고 그동안 모아두었던 예금에서 최소한의 생활비를 출금해서 살기로 합니다. 한 달 10만엔의 생활비는 낡고 허름한 연꽃 빌라 정도의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좋은 집에서 깔끔한 생활을 하면서 이웃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면서 사는것이 당연한 일인 교코의 어머니는 하루아침에 직장을 그만두고 낡은 빌라로 이사 한 딸을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쉼 없이 회사 일을 하면서 앞만 보고 달려왔던 교코는 모든 것을 놓고 자신만의 공간 연꽃 빌라로 이사를 합니다.

 

연꽃빌라는 무너질 위험이 있어서 2층은 비어있고 교코가 세들어 있는 1층에만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멋스러워 보이는 60대 할머니 구마가이 씨, 직업이 '여행자'라고 하는 외국인과 연애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고나쓰 씨, 괴팍한 주인 밑에서 주방 일을 열심히 배우고 있는 사이토 군이 교코의 이웃입니다. 2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하느라 바쁘게만 살았던 교코에게 이제 갑자기 자신만의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바쁘게 출근하는 사람들을 창가에 서서 구경하거나 느긋하게 동네 산책을 하고 가끔은 좋은 커피를 사먹는 사치를 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코의 일상이 그저 평화롭기만 한건 아닙니다. 여름에는 습기와 벌레 때문에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겨울엔 집 안에 눈이 내리기도 하고 추위 때문에 괴롭기도 합니다.

 

하루아침에 생활 패턴을 극단적으로 바꾼 교코가 극단적으로 행복해 지지는 않습니다. 욕심을 내려놓고 조용하고 소박한 생활을 하면 마음의 평화가 오고 행복해 진다는 억지스러운 주장을 펴고 있지 않아서 오히려 이 책이 좋았습니다. 바쁘게 사는 생활도, 느긋하게 사는 생활도 그저 방식이 다를 뿐 삶의 한 단편이라는게 느껴졌습니다. 중요한건 어떤 모습으로 살던간에 누구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는게 아니라 내 자신의 선택으로 나만의 삶을 사는게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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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삶에 관하여 (2017 리커버 한정판 나무 에디션)
허지웅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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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작가의 글은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방송에서 거침없이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조금은 냉소적인 모습에 저 사람의 속마음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말은 냉소적이게 하지만 오히려 마음 깊은 곳은 따뜻한 경우가 왕왕 있기에 이 사람의 속내는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버티는 삶에 관하여>라는 책의 제목도 마음을 끌었습니다. 삶을 버티어 낸다는 그 말을 이제는 조금 알것 같은 나이가 됐습니다. 묵묵히 내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는게 인생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버티는 삶'이라는 문구가 내 마음을 끌었습니다. 내가 생각했던것처럼 겉모습만큼 글도 냉소적이고 시크할 지 기대 반 호기심 반의 마음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내게는 방송인의 모습이 익숙했지만 원래는 글 쓰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누군가를 만날 때는 '글 쓰는 허지웅입니다'라고 소개한다고 합니다. 책은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 사회 문제에 대한 담론, 언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영화 이야기.... 오랜만에 읽은 에세이였는데 참 좋았습니다. 솔직 담담하게 들려주는 자기의 이야기도 좋았고 사회적인 현상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듣는 것도 좋았습니다. 언론의 폐해에 대한 이야기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언론이 한 사람을 어떻게 망가뜨려 놓을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자극적으로 보도만 할 뿐 정정보도는 하지 않거나 아주 작게만 하는 언론들, 하긴 제대로 정정보도를 해도 사람들은 이미 그 사건에 대해 관심이 없을 뿐입니다.

 

영화 이야기 부분을 읽을 때에는 허지웅이 영화 평론가가 맞구나 감탄했습니다. 아직 보지 않은 영화들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미 봤던 영화는 다시 한 번 곱씹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책의 첫 부분에 있는 '작가의 말'이었습니다. '마음 속에 오래도록 지키고 싶은 문장을 한 가지씩 준비해놓고 끝까지 버팁시다.' 라는 문구를 읽을 땐 허지웅씨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툭하고 건내는 말처럼 느껴져 어쩐지 위로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삶을 버티어내야 한다는게 어쩐지 위로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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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3 2 - 간밤에 변사체가 되지 않았는지 체크해 줄 사람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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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예전에는 미처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들을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 중 한가지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생각입니다. 아직 그리 많은 나이도 아니지만 가끔은 나의 노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을 지켜주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고독사가 점점 많아진다는 뉴스도 들려오는데 정말 남일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장 친한 친구가 아직 싱글인데 그 친구와도 이런 류의 이야기를 나눌때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공부 얘기, 영화 얘기, 음악 얘기, 연예인 얘기 등 가벼운 얘기들을 많이 나눴는데 언젠가부터 나이 든 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가 많습니다. 그만큼 우리나 나이가 들었다는 의미겠지요.

 

<간밤에 변사체가 되지 않았는지 체크해 줄 사람>이라는 제목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마침 집에 놀러왔던 친구도 이 책 제목을 보더니 남일 같지 않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우리는 나이들어서 가까이, 아~주 가까이 살자고 둘이 약속 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간밤에 변사체가 되지 않았는지 체크해 줄 사람을 만났습니다. 알콩달콩 이과장과의 연애 이야기를 보다보니 나의 연애 시절도 생각나고 가족들과 토닥토닥하는걸 보면서는 우리 가족 생각이 났습니다. 일상 웹툰을 읽는 재미는 아마도 이런거 아닐까요. 나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 것...

 

'낢이 사는 이야기'를 꾸준히 읽어서 그런지 서나래 작가가 가끔은 이웃사촌, 가까운 동생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항상 곁에 있었던 이과장과 커플이 되었을때는 마치 친구 이야기처럼 흥분하기도 했으니 말이죠. 이번 책에서는 본격적인 이과장과의 결혼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직은 큰 비중을 차지 하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낢과 이과장의 결혼 에피소드, 신혼 이야기들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나와 함께 나이들어 가는 낢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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