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다시 걷고 싶은 길
사단법인 한국여행작가협의 엮음 / 예담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주 올레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이후로 전국에 수많은 둘레길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동해 해파랑길 등 아름다운 길들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혹여나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사람들로 아름다운 자연이 몸살을 앓게 되는건 아닌가 염려가 되긴 하지만 우리 나라 곳곳의 아름다운 길들이 소개된다는 점은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는 어느 곳을 여행하던 걷기 좋은 아름다운 길이 하나, 둘을 꼭 있기에 산책길을 찾지 못할 걱정은 없지만 여행작가들이 꼽은 걷기 좋은 길을 알고 있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요. 이 책 <대한민국 다시 걷고 싶은 길>에 아름다운 길들이 소개되어 있을거란 기대로 책을 읽었습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첫번째 부분에서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걷기 좋은 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동해 해파랑길... 이렇게 네 곳의 걷기 좋은 길을 간단한 여행 정보와 함께 소개해 줍니다. 제주 올레는 두말 할 것도 없고 동해의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7번 국도 길을 토대로 한 총 770Km, 50개 코스로 이루어진 해파랑길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아직 미완성이라 안내 시스템이 미비하고 사유지 침범의 우려가 있다지만 앞으로 이 길이 완성된다면 해파랑길을 완주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을까합니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수도권, 강원권, 충청권, 전라권과 제주, 경상권으로 지역별 걷기 좋은 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걷기 좋은 길을 소개한 부분도 좋았고 땀흘리며 등산을 하는 것도 좋지만 호젓한 숲길이나 호숫가를느적느적 걷는것을 더 좋아하기에 다양한 숲길을 소개한 부분도 좋았습니다. 숲길에 들어서면 나무 냄새, 풀 냄새, 바람 냄새가 나를 감쌉니다. 복잡한 세상과는 단절되어 자연과 나만이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숲길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집 가까운 곳에 있는 걷기 좋은 숲을 가끔 가기도 하는데 이제 걷기 좋은 길의 바이블 <대한민국 다시 걷고 싶은 길>이 있으니 소개된 숲길을 한 곳, 한 곳 찾아가 봐야 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봄 - 장영희의 열두 달 영미시 선물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시간이 참 빠릅니다. 항상 봄처럼 웃고 여름처럼 화창했던 장영희 교수와 김점선 화백이 우리의 곁을 떠난지가 벌써 5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서로 닮은듯한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우리 곁을 떠났을 때 참 안타까웠습니다. 두 분 다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여느때처럼 씩씩한 모습으로 이겨내고 왕성한 활동을 계속 하리라 믿었는데 어느날 들려온 두 분의 타계 소식은 놀랍고 믿기지 않았습니다. 어린아이처럼 그토록 해맑고 밝게 웃던 두 분의 모습이 시간이 흐를수록 생생해집니다.

 

장영희 교수의 글과 김점선 화백의 그림을 한번에 만날 수 있다는건 정말 기쁜소식이었습니다. 5주년을 기념해서 일간지에 연재되었던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이라는 제목의 칼럼 중에서 29편의 시를 선별해서 김전선 화백의 그림과 함께 실었습니다. 1년 열 두달을 기준으로 영시를 한 편, 한 편 소개하고 있습니다. 계절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봄은 봄처럼 화사함으로, 여름은 싱싱한 아름다움으로, 가을은 풍성함으로, 겨울은 신비로운 빛깔로 저마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람도 계절처럼 저마다의 모습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어로 된 시와 번역 된 시, 그리고 시에 관한 장영희 교수의 해설, 순박하고 아름다운 김점선 화백의 그림까지 모두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시도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야 하고 그림도 천천히 음미해야 해서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을 한참 봤습니다. 어느페이지를 펼쳐도 좋은 글귀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그림을 만날 수 있으니 마음이 울적하거나 초조해질 때, 마음이 스산할 때엔 아무곳이나 펼쳐서 읽어도 좋겠습니다.  책머리에 이해인 수녀님의 말씀처럼 1년 내내 가까이 두고 사랑할만한 책입니다. 이제는 그녀들의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순 없지만 그간의 글과 그림들을 음미하면서 보는것도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을 담은 배 - 제129회 나오키상 수상작
무라야마 유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결혼을 하고 나니 '가족'이라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일이 많아집니다. 예전에는 엄마, 아빠와 언니, 오빠... 그렇게가 나의 가족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언니, 오빠가 결혼하고 나까지 결혼하고 나니 각자의 가족이 새로 생겼습니다. 그렇게 조금은 가족의 범위가 커져갑니다. 부모님의 그늘을 벗어나 언니, 오빠, 나... 각자의 가족이 생겼습니다. 거기에 결혼을 하니 시댁이라는 새로운 가족이 생겼습니다. 점점 가족이라는 범위가 커져갑니다. 새로운 가족들이 생기면서 생각지 못한 새로운 고민도 생겼지만 그만큼의 즐거움도 커졌습니다.

 

세상의 모든 가족들은 크기의 차이만 있을뿐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평온하리만치 평화로워 보이는 가족에게도 아주 작게라도 고민거리가 있을겁니다. <별을 담은 배>에 등장하는 '미즈시마' 가족도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보통의 평범한 가족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가족이 된 미즈시마 가 사람들. 둘째 아들 '아키라'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막내딸 '미키', 셋째인 딸 '사에', 큰아들 '미쓰구', 손녀 '사토미', 마지막 장에는 아버지 ‘시게유키’의 이야기가 차례로 등장합니다.

 

여섯 편의 이야기는 조금씩 큰그림을 완성해 가고 미즈시마家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납니다. 아버지 시게유키, 어머니 시즈코, 큰 아들 미쓰구와 그의 아내 요리코, 둘째 아들 아키라, 셋째 딸 사에와 막내딸 미키, 미쓰구의 딸 사토미까지 가족간의 크고 작은 갈등과 화해를 그리고 있습니다. 파격적인 이야기로 초반부를 이끌어가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가족의 이야기에 몰입되어 갑니다. 미즈시마家 사람들이 살아가는 인생을 공감하게 됩니다. 인생이란 그렇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걸테지요.

 

작은 퍼즐이 딱딱 맞아들어가면서 큰 그림을 그리는 연작 단편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별을 담은 배>는 연작 단편이라서 좋기도 했지만 이야기 또한 몰입도가 커서 좋았습니다. <별을 담은 배>는 제129회 나오키상 수상작입니다. 몇 해 전 국내 출간이 되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장정으로 재출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다시 출간되지 않았다면 나에게도 이런 작품을 만날 기회가 오지 않았겠지요. 무라야마 유카의 작품도 처음 만난건데 다른 작품도 하나씩 읽어봐야 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홍창욱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주에 처음 갔을때 가장 놀라웠던건 어느 방향으로 차를 몰아도 금방 바다를 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내게 바다란 여행을 떠나야만 볼 수 있는 먼곳이었는데 제주에서는 바다가 일상처럼 곁에 있었습니다. 그때 문득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섬처럼 많이 고립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고 도시와 자연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있는 제주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했습니다. 그 후로도 그런 생각을 종종 하긴 했지만 실행으로 옮기기엔 용기가 부족했습니다. 이런저런 사정들로 제주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미뤄지기만 합니다. 대신 요즘엔 제주이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그 책을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제주 이민을 실행에 옮긴 뽀뇨 아빠의 육아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주에서 살고 싶어하는 남편에게 월급 200만 원 이상의 직장만 확보하면 함께 하겠다는 믿음을 보여준 아내는 임신한 몸으로 제주에서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몇 개월 후 뽀뇨는 세상으로 나왔고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과 함께 튼튼하게 커가고 있습니다. 뽀뇨 아빠의 열혈 육아는 시작됐고 바다로, 산으로, 올레길로, 도서관으로 뽀뇨와 함께 제주를 누비며 아이와 함께 아빠의 마음도 무럭무럭 자랍니다.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게 얼마나 행복하고 감격스러운 일인지 책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제주로 살고자 떠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친구 중에는 제주도 이민을 위해서 제주로 옮겨갈 예정인 부서에 지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무엇이 이렇듯 사람들을 제주로 부르고 있는걸까요. 많은 사람들이 복잡하고 삭막한 도시를 떠나고 싶어합니다. 그런 바람들이 하나 둘씩 귀촌, 귀향을 결정하게 만들었고 더 나아가서는 천혜의 자연이 숨쉬고 있는 제주로의 이민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도 제주에 둥지를 틀고 있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한 사람들의 이주도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제주는 내가 처음 갔던 제주와는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그저 조용하고 평온했던 바닷가 마을에도 예쁜 카페와 식당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마구잡이 개발로 정체 불명이 되어버리는 여느 바닷가 마을과는 다른 제주만의 색깔을 지닌 그런 아름다운 마을이 되기를 가만히 기원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길 끝에 다시 - 소설로 만나는 낯선 여행
함정임 외 지음 / 바람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낯선 도시에 도착했을 때의 그 느낌이 좋아서 여행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도시만이 풍기는 분위기를 느끼면서 나를 아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데서 오는 자유로움을 만끽해 봅니다. 좋은 것을 보거나 특별한 느낌을 받았을 때, 마음 속의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어질 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림으로 표현을 하고, 글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글로 표현을 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음악으로 표현을 합니다. 아마도 글을 쓰는 작가들은 자신만의 글로 그 순간의 감정을 표현하겠지요. <그 길 끝에 다시>를 읽는 동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각의 도시에 도착한 작가들이 저마다 자기만의 감정을 글에 쏟아내는 모습이 보이는것 같다....

 

<그 길 끝에 다시>는 백영옥, 손홍규, 이기호, 윤고은, 함정임, 한창훈, 김미월... 일곱 명의 작가들의 단편을 담은 책입니다. 대한민국 곳곳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단편입니다. 속초, 정읍, 원주, 제주, 부산, 여수, 춘천 등을 배경으로 다양한 색깔을 지닌 소설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혼 한 전남편의 죽음을 전해듣고 내려간 속초에서의 하루를 담은 백영옥 작가의 <결혼기념일>은 언젠가 보았던 미시령 옛길의 스산함이 자꾸만 떠올랐습니다. 과거에는 사람들과 음악 소리로 흥청거렸을 휴게소의 쓸쓸한 모습이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떠올랐습니다.

 

원주에서 나고 자란 네 명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기호 작가의 <말과 말 사이>는 읽으면서 자꾸만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이기호 작가의 글은 언제나 발랄하고 재기가 넘치는데 이번 작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윤고은 작가의 <오두막>도 인상 깊었습니다. 제주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을 하게 됩니다. 그 후 몇 번의 계절을 함께 보내고 결혼을 준비하지만 파혼하고 맙니다. 시간이 흐르고 일 때문에 다시 찾은 제주에서 둘은 우연히 재회하게 되고 그들의 지난 이야기가 비밀스럽게 드러납니다. 죄책감을 공유한 그들은 서로를 피하는 것으로 도피처를 삼았습니다.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맛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각각의 소설이 어쩌면 그리도 각기 다른 색깔을 품고 있는지 읽으면서도 새삼 놀랐습니다. 이렇게도 작가들은 자기만의 색깔을 갖고 있구나 싶어서 감탄했습니다. 이 책으로 처음 만나는 작가도 있고 몇 번 만났던 작가도 있었는데 내 마음에 와닿는 새로운 작가를 발견하게 돼어 기뻤습니다. 다음에는 이 책의 작가들의 장편들을 한 편 씩 만나봐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