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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홍창욱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4월
평점 :
제주에 처음 갔을때 가장 놀라웠던건 어느 방향으로 차를 몰아도 금방 바다를 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내게 바다란 여행을 떠나야만 볼 수 있는 먼곳이었는데 제주에서는 바다가 일상처럼 곁에 있었습니다. 그때 문득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섬처럼 많이 고립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고 도시와 자연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있는 제주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했습니다. 그 후로도 그런 생각을 종종 하긴 했지만 실행으로 옮기기엔 용기가 부족했습니다. 이런저런 사정들로 제주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미뤄지기만 합니다. 대신 요즘엔 제주이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그 책을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제주 이민을 실행에 옮긴 뽀뇨 아빠의 육아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주에서 살고 싶어하는 남편에게 월급 200만 원 이상의 직장만 확보하면 함께 하겠다는 믿음을 보여준 아내는 임신한 몸으로 제주에서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몇 개월 후 뽀뇨는 세상으로 나왔고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과 함께 튼튼하게 커가고 있습니다. 뽀뇨 아빠의 열혈 육아는 시작됐고 바다로, 산으로, 올레길로, 도서관으로 뽀뇨와 함께 제주를 누비며 아이와 함께 아빠의 마음도 무럭무럭 자랍니다.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게 얼마나 행복하고 감격스러운 일인지 책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제주로 살고자 떠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친구 중에는 제주도 이민을 위해서 제주로 옮겨갈 예정인 부서에 지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무엇이 이렇듯 사람들을 제주로 부르고 있는걸까요. 많은 사람들이 복잡하고 삭막한 도시를 떠나고 싶어합니다. 그런 바람들이 하나 둘씩 귀촌, 귀향을 결정하게 만들었고 더 나아가서는 천혜의 자연이 숨쉬고 있는 제주로의 이민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도 제주에 둥지를 틀고 있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한 사람들의 이주도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제주는 내가 처음 갔던 제주와는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그저 조용하고 평온했던 바닷가 마을에도 예쁜 카페와 식당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마구잡이 개발로 정체 불명이 되어버리는 여느 바닷가 마을과는 다른 제주만의 색깔을 지닌 그런 아름다운 마을이 되기를 가만히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