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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쳐 간 사람들 - 분도우화 3
앤 슬리벤 지음, 윤소임 옮김 / 분도출판사 / 1976년 10월
평점 :
품절
예중에 다니는 지원이가 쓴 글이예요. 이 책은 내용이 짧기 때문에 아이들이 쉽게 읽는데, 토론을 통해 여러 생각들을 끌어내기엔 참 좋은 것 같아요.^^처음 책을 보았을 때 그림도 많고, 글도 짧고, 책도 얇고 해서 초등학교 아이들이 보는 그림 동화책 같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이렇게 얇은 책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어 놀라웠다.
이 책의 주인공은 욱이 이다. 욱이는 물고기인데 거센 파도 때문에 육지로 떠밀려왔다. 다시 바다로 가기 위해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도와 달라고 부탁했지만 모두들 욱이의 부탁을 도와주지 않고 외면해 버린다. 그리하여 욱이는 죽고 만다는 이야기이다.
내가 생각할 때 욱이는 정말 도움이 필요한 상황 이였다. 그런데 첫 번째 남자는 어부들의 미망인을 돕는 모임에 가는 중이라 욱이를 돕지 못했다. 이 남자는 누가 알아주는 일만 하는 사람 인 것 같다. 욱이를 발로 차 바다로 보내주는 것은 물고기 욱이 에게는 생사가 걸린 문제인데 이 일을 뒤로하고 미망인들을 도우러 허겁지겁 달려가는 이 사람을 보니 정말 한심한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국회의원들도 우리국민에게 좋은 일, 덕이 되는 일은 해주지 못하면서 “나는 이런 일 했소!”하면서 남이 알아주는 일만 하는 이 남자 같다.
두 번째 남자는 욱이를 도와야 될지, 말아야 될지 갈등하고 있다가 그냥 지나쳐 간다. 이 남자는 판단력이 없고 중요한 생각을 하지 않고 쓸데 없은 생각만 하는 사람 같다. 욱이는 이 사람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숨을 거둔 것이다.
이렇게 잘못된 판단을 하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도 있는 것 같다. 연예인을 너무 좋아해 자신의 일을 잘 하지 않거나, 자기 개성은 생각지도 않고 무조건 그 연예인을 따라 행동하는 사람.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예인 것 같다. 하지만 나도 이 사람과 비슷한 것 같다. 누군가가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해야 한다고 하면 저렇게 하고 이런 점은 나도 고쳐야겠다.
세 번째 아줌마는 스스로 바다로 가는 방법을 찾으라고 충고하고는 그냥 지나가 버린다. 이 사람은 충고하기를 좋아하고, 참견을 잘하고 상황 판단이 없는 사람인 것 같다. 욱이가 죽어 가는 상황에 충고를 하다니 정말 한심하다. 나도 이런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6학년 운동회 준비를 한창 하고 있을때였다. 내 단짝 수지랑 나는 우리 학년 민속놀이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내가 실수를 하는 바람에 선생님께 엄청 야단을 맞았다. 그때 너무 속이 상해 울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이런 나에게 따뜻한 위로 대신 수지는 내 잘못을 일일이 말하며 충고를 해 주었다. 그땐 정말 수지가 얼마나 야속하던지 힘없어 다 죽어 가는 욱이도 그때의 나처럼 이 아줌마가 야속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네 번째 남자는 슬픈 얼굴로 바다를 원망하고 있다가 죽어 가는 욱이가 자신의 발 밑에 있었지만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가버린다. 정말 남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인 것 같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도움을 줄 곳이 있는데도 자신의 감정에 취해만 있었으니...
며칠 전 TV에도 이런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파리바게트 같은 대기업 업체에서 유통기간이 지난 생크림을 사용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사람들이 먹는 건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자신들의 돈만 많이 벌면 되지 하는 이기적인 마음 때문에 이런 일을 저지른 것 같다. 우리 나라 국민들도 나만 잘하면 외지, 내 꺼만 좋으면 되지 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 남자와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욱이를 지나쳐 간 사람들 때문에 결국 불쌍한 물고기 욱이는 죽고 말았다. 처음부터 자신의 힘으로 바다에 갈 노력을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읽으며 이 책은 비록 내용은 짧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어 많은 생각거리를 주는 좋은 책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떠한 사람인지, 그리고 내 주변에는 어떠한 사람들이 있는지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