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눈물 - 어느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
박정연 글.그림 / 버튼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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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있는 고등학생, 박정연 양은 매년 방학마다 한국에 들어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들의 안식처인 평화의 집을 방문해 할머니들의 말벗이 돼 드린답니다.

할머니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들을 엮어서 그림책을 만들었어요.

할머니들을 인어공주로 표현한 <소녀의 눈물>이라는 책입니다.

인어공주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스스로 목소리를 없애는데 동의했는데

위안부 할머니들은 강제로 말을 빼앗긴 채 사셨죠.

죽을 고비를 몇 번씩 넘긴채 살아왔지만 고국에 와서도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 속에 침묵을 강요받아왔지요.

그 이야기의 무게감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그림책입니다.

작가가 글씨를 직접 쓰기도 하고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광복 70주년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그동안 별 고민 없이 산 저 자신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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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의자 비룡소의 그림동화 117
클로드 부종 글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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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군이 막 6세가 됐을 무렵 글자공부를 하기 위해 산 뽀로로 자석 책상 위에

ㄱ,ㄴ,ㄷ,ㅏ,ㅑ,ㅗ 등 자음과 모음 블럭들로 로보트를 형상화하더군요.

글자를 그림화하는 아이의 기발함에 감탄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데

그걸 가로막는 어른들이 있다는 걸 암시하는 책이

바로 클로드 부종의 <파란 의자>입니다.

결군에게 전날 같이 본 <아름다운 책>과 <파란 의자>를 쓴 작가가 같다는 걸

말하기 위해 두 책의 표지를 보여주면서 둘이 닮은 점이 있다고 찾아보라고 하니

 

책 표지의 바탕색을 고릅니다. 또 있다고 하니 <아름다운 책>에 나온 책과

<파란 의자>에 나온 의자의 색이 파랗다는 걸 지적합니다.

아이의 얘기를 듣고 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신기해서 클로드 부종의 다른 책들도 찾아 보니

표지에 푸른색이나 황토 계통의 색이 하나씩은 거의 들어가 있었습니다.

아이 덕분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네요.

아이에게 글자 부분을 보라니까 그제야 작가 이름이 같다는 걸 발견합니다.

아이들은 글자보다 이미지로 책을 읽는데

어른들은 글자의 의미에 갇혀 책을 본다는 걸 이 책을 펼치기도 전에 깨달았습니다.

​책 표지를 보면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어요.

​"결이는 파란색 하면 뭐가 생각나?"

"바다, 수영장, 개울, 내 튜브. 내 튜브도 파란색이잖아."

결군이 바로 앞에 둔 포켓몬 카드의 뒷면도 파란색이라는 걸 지적하자

"어, 그러네. 특히 물타입이 그렇지"하면서 물타입을 찾아서 보여줍니다.

결군의 카드 사랑은 언제까지 계속 될까요? 이제 좀 결별할 때도 된 것 같은데....

표지에 있는 검정 동물이 뭘 것 같냐고 물으니

거침없이 "여우"라고 답하네요.

"근데 여우인데 왜 검정색이야?"

"그야 그림자여서 그렇지."

그림자든 검정 여우든 아이에겐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모두 친구이니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책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이 책도 다른 클로드 부종의 책들처럼 내용은 간단합니다.

어느 날, 에스카르빌과 샤부도가 사막을 걷고 있었어요.

 

 

                            사막에서 파란 의자를 발견하죠.

둘은 의자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들을 해요.

 

숨기, 자동차놀이, 물에 붕붕 뜨기, 계산대를 활용한 가게놀이, 서커스의 공중 곡예까지...

의자 하나만으로도 주구장창 놀 수 있었지요.

 

그런데 두 친구가 이렇게 노는 걸 인상을 쓴 채 바라보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사막의 대표 동물, 낙타였습니다.

낙타는 다가와서 "뭐가 서커스야? 서커스는!"이라고

소리를 빽 지른 뒤,

"의자는 말이야, 그 위에 앉으라고 있는 거야."라면서 의자에 앉아 버리지요.

 

이제 놀이는 끝. 여간해선 꼼짝도 않을 것 같은 낙타를 남겨둔 채

에스카르빌과 샤부도는 다시 걸어갔습니다.

이 책은 꼭 사막처럼 삭막한 현실에서도 피어나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가두는 사람들은 바로 낙타와 같은 ​어른들이라고

우리를 꾸짖는 것 같습니다.

세상살이가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정답만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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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비 온다 보림 창작 그림책
이상교 지음, 이성표 그림 / 보림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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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비만 오면 신이 나지요.

우비도 입고 장화도 신을 수 있으니까요.

우비, 장화가 필요한 이유는?

물을 튀기면서 놀 수 있으니까요.

옷이 젖든, 신발에 물이 들어가든 상관 않고

노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내게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감상에 빠지게 됩니다.

엄마는 벌써 비가 오면 비를 맞을까봐 몸을 사리는

어른이 되어버렸네요. ​

책 내용은 간단합니다.
우산을 갖고 싶던 단이가 노란 우산을 선물 받았어요.
단이는 날마다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지요.
'바스락 바스락' '타박 타박' '치르륵 치르륵'
들리는 소리마다 "비일까?" 생각하지요.
드디어 비가 온 날, 단이는 우산을 들고 밖으로 뛰어 나갑니다.
그리고선 민들레, 고양이, 개구리 등등
보이는 것마다 우산을 씌워주지요.
이제 비는 그치고 다들 우산을 접었네요.
우산 접기를 아쉬워하던 단이는 마지막까지 우산을 들고 있다가
하는 수 없이 우산을 접고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어머, 하늘이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우산을 쓰고 있네요.
어떤 우산일까요?
정답은 <야, 비 온다> 마지막 페이지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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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빠빠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4
아네트 티종 지음, 이용분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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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빠빠"라면서 책을 빼오던 율양이 어젠 "바바빠빠"라는 풀네임을 쓰면서 책을 들고 왔다.

나도 좋아하는 책. 결군도 좋아하는 듯한 책이다.  결군이 보는 걸 본 적은 없는데 언젠가 율양한테 읽어줄 때 "난 이미 봤어"라고 해서 놀랐다. 며칠 전 미술관에서는 화가 이름 중에 프랑수아가 나오자 "엄마,  바바빠빠에 나오는 이름"이라고 해서 또 놀랐다.  고유명사를 잘 기억 못하는 엄마를 닮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바바빠빠>는 자기 몸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이상생물체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엔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불이 난 건물 속 사람들을 구해주고 동물원을 탈출한 맹수를 잡는 데 도움을 준 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영화 <가위손>과는 전개가 다른 건 동화이기 때문일까.
세상엔 같은 사람이 한 명도 없는 데도 우리는 서로를 다르다고 구분하다 못해 다른 걸 틀리다고까지 말하면서 사람들을 갈라치기한다.

아이들이 다름을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

세상을 다르게 보는 데 <바바빠빠>가 작은 노릇을 하길 바라면서 아이들이 들고 올 때마다 즐겁게 읽어줘야지.

들고 오는 건 율양이겠지만 결군도 딴짓하면서 잘 듣겠지.

그림도 내용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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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도깨비다! 느림보 그림책 1
유애로 그림, 손정원 글 / 느림보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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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수록도서 중에 좋은 책들이 많아요. 그런데 대부분 일부만 나와서 아이들에게 따로 책으로 읽게 하면 좋답니다.

책에 나온 내용의 맥락도 알 수 있다는 학습 부분도 있지만
좋은 책을 접한 김에 다 읽히면 좋잖아요.

그렇다고 수록도서를 다 읽힐 필요는 없고요.  괜찮은 책들 중심으로 골라서 읽혀주세요.

결군이  학교에서 이 책을 배우고선 사달라고 했는데 중고책이 거의 안 나와서 못 사주고 도서관에서 대출 중인 책 예약해서 겨우 빌렸네요.

매달 책을 5만원 이상 사는데 왜 이렇게 사고 싶은 좋은 책은 많은지. .  중고책 아니면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많네요. 

결군이  갖고 싶다던 책은 <으악, 도깨비다!>에요.
표지부터 호기심이 생기는 그림이죠.

장승마을의 이야기인데 뻐덩니,  키다리,  멋쟁이처럼 장승들에게도 이름이 다 있어요. 개성도 있고요.

 달밤이 되면 장승들에게 팔,  다리가 생겨서 숨바꼭질도 하고 즐겁게 노는데 잘못해서 멋쟁이가 제 시간까지 마을로 돌아가지 못해 움직이지 못하게 된 후 사라지기까지 하는 사건을 겪지요.

전래동화가 아닌데 그림 자체가 전래동화처럼 느껴져서 옛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아들이 좀 협조적이라면 두 가지 독서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하나는 앞이야기 만들기요. 뒷이야기 만드는 경우는 많은데 이 이야기는 옹기 할아버지가 장승마을을 만든 부분을 상상해서 앞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게 부담스럽다면 나만의 장승을 만들어서 책처럼 이름도 지어주고 그에 맞는 캐릭터도 부여한 후 책 내용에 등장인물로 끼어넣기를 해도 재미있겠죠.

아,  우리집 9세 어린이는 이런 거 하자고 하면 힘들어 해서 3세 어린이가 더 클 때까지 기다려야할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이라도 한 번 해보고 반응 좀 알려주세요^^

참,  이미 배운 내용이라고 건너 뛰실 필요는 없어요.  아이들은 자기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면 아는 체하고 싶어서 책에 호감을 더 표현하더라고요.

<으악 도깨비다>를 빌리고 바로 나들이를 가느라고 결군이 지하철에서 이 책을 봤는데 열차 안에서 만난 2학년 여자아이가 엄마한테 "나 이 책 알아"라며 아는 체를 하더군요.

결군도 1학년 교과서에 나온 책을 지금 봐도 좋아해요.

시험 생각하지 말고 좋은 책은 시기 따지지 말고 읽히시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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