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얼굴 - 김재원 힐링 에세이
김재원 지음 / 달먹는토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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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이마다 다양한 감정을 불러 일으킬 제목이다.

우리 엄마는 서울에서 400km 이상 떨어져 있는 울산에 혼자 살고 계시기 때문에
엄마를 생각하면 ‘별 일 없이 잘 지내고 계신가?’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저자는 열세 살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떠나 보냈는데,
어머니의 마지막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어머니를 떠나 보낸 슬픔을 마음껏 표출하지 못한 채 살아오다가
이제서야 엄마를 충분히 애도하지 못했음을 깨닫고 그 시간을 갖는다.

“억누른 슬픔은 관계의 장애물입니다.
엄마에게 말하지 못한 미안함과
아빠하고 풀지 못한 앙금은 내 마음에 자리 잡은 채,
다른 식구와의 관계에서 고개를 내밀곤 합니다.”

40년 이상 마음에만 담아두었을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의 용기냄을 응원하고
나 역시 많은 위로와 깨달음과 격려를 받았다.

“끝내 가지 못한 제주도 여행은 아쉬운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휠체어를 타고라도 갈 걸 그랬습니다.
아쉬운 기억을 따뜻한 추억으로 바꿀 걸 그랬습니다.“

투병 중인 상황이라 끝내 가지 못했던 아버지와의 여행을 아쉬워하는 글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핑계로 엄마에게 자주 연락조차 않는 나 자신을 훗날 후회할 것임을 깨닫는다.

책에는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아나운서로서 느낀 말에 대한 다양한 생각,
그 외 책, 걷기, 여행 등의 경험에서 체득한
많은 울림을 주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떤 것들은 미처 생각지 못한 것이고
또 어떤 것들은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사람에게
관심을 나타내고 눈을 마주치고
다정한 말을 건네는 것은
지금, 이 순간 당신이
그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표현하지 않으면 내 마음을 전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무뚝뚝한 내 성격에 조금만 더 용기내 보라고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인생의 마지막 직업이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다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의외로 어디서 무엇이 터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저자가 좋아하는 화가인 모지스 할머니는
76세에 첫 작품을 그렸고
80세가 넘어 뉴욕에서 전시회를 하며 이름을 알렸고
101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붓을 잡았다고 한다.
(우리 집에도 이 분의 그림이 담긴 달력이 있는데
무엇보다도 그림의 세밀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인생의 마지막 직업‘이라는 이 말이 너무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고 싶은 것은 다 도전해 볼 생각이라니!!!
삶을 대하는 새로운 자세에 기분 좋은 자극을 받는다.

작가는
“언어는 거룩한 도구입니다.
사람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도구입니다.”
라고 말했는데,
이 책이야말로 바로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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