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에게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현진 옮김 / 한길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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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들에게, 에서의 딱딱하고 건조한 그녀를 상상한다면 곤란하다. 게리 쿠퍼를 좋아하고 목덜미가 잘 생긴 남자를 좋아하며 안티크한 은그릇을 좋아하는 그녀를 볼 수 있다. 제목은 남자들에게, 이며 내용 역시 그녀의 지극히 사적이고도 사적인 취향들이지만, 그렇다고 남자들에게 이 책을 꼭 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생각은. 별로. 글쎄, 하지만 여기 나온 '시오노가 싫어하는 궁상맞은 남자'에 대해선 나도 적잖이 동의했다.

나도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하루종일 입으로 무슨 무슨 주의니 범절이니 하고 떠들어대는 남자는, 아니 그런 사람은 좋아하지 않으니까. 이 에세이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글을 꼽으라면, 단연 '은그릇 찬양'과 '장인은 손과 판타지다'인데... 이 두 글을 읽어보면 사물을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세세하고 선명하게 묘사해내는 그녀의 능력에 감동할 수 밖에 없다. 간단히 말하면, 이 책은 아주 기분좋고, 그렇다고 가벼운 내용들만 줄줄이 엮어있는 솜사탕같은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식한 척 하는 그런 산문집도 아니다. 그저, 봤을 때 기분 좋은 책. 시오노의 세련된 안목에 감탄할 수 있는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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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해라
김현진 지음 / 한겨레출판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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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본 사람들에게, 저렇게 묻고 싶다. 책 앞 표지에 나와있는..비스듬히, 조소하듯 앉아있는 그녀. 그리고 날 바라보고 있는 그녀..김현진의 눈. 쓸쓸하고, 차갑고, 냉소적이며 건조한. 난 책을 펴기도 전에 벌써 그 눈에 매료당했었다. ...그리고 책을 펴고나서.. ...사람들은 나와 다른 사람을 참지 못한다.

그녀는 평범하지 않았었고, 그래서 평범하지 않은 길을 걸어야 했었고, 그것때문에 많은 고통과 상처를 받아야만 했다. 자신이 다른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학생이기 때문에. 그래서 영화 촬영을 할 수 없다는 교장의 말을 듣고. 영화인을 딴따라 정도로 취급하는 교장의 말을 듣고. 그녀는 학교를 뛰쳐나온다. 그리고 혼자가 되지만, 그녀가 외로움을 견딜 수 있었을까. 짙은 녹색의 칠판을 잊을 수 있었을까.

함께 웃던 친구들을 그리워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녀에게 저것들을, 평범한 생활을 포기하게 만든 건 무엇인가. ...어른들의 편견이다, 그들의 사고방식이다. 모난 건 어떻게든 쪼아서 동글동글 다른 애들과 똑같이 만들어 버리겠다는, 다양성- 이란 건 아예 무시해 버리는 그들. 김현진, 안 됐다.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어도 그녀가 이렇게 상처 받고 살았을까. 그녀가 세상을 조소하듯, 그렇게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지 않게 하기 위해...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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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 존스의 애인 브리짓 존스 시리즈
헬렌 필딩 지음, 임지현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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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복잡하다. 몸은 물적신 솜처럼 무겁고. 이럴 때 그저 달콤하고 재밌는, 헐리웃 로맨틱 코미디 같은 가벼운 책이 필요해. 그럴 때, 딱 어울리는 책. 전작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재밌게 읽었던 터라 이 책도 덥썩 사버렸다. 전작에서의 그 톡톡 튀는 말투와 유머에는 이미 만성이 되었는지 그렇게 신선함을 느낄 수 없었지만 작가 특유의 영국 문화를 비꼬는 위트는 아직도 유효하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마지막. 마크와의 해피엔딩-... 그러나 2권에서는 친구 레베카에 의해 마크를 뺏겨버릴지도 모르는 위기상황이 발생하니, 1권의 브리짓에게 푹 빠져 그녀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나처럼 궁금해 근질근질하셨던 분들은 꼭 필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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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감
예림당 편집부 엮음 / 예림당 / 199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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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6,700여종의 동물을 다루고 있다. 설명은 꽤 많은 동물을 다루고 있는 터라 그런지 그리 자세하진 않다. 하드커버라 보존에 적당할 거란 느낌이 들었다. 우리 나라의 동물/아시아의 동물/아프리카/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오스트레일리아/유럽/북극/기르는 동물/바다에 사는 동물/도마뱀. 뱀/야산의 새/집 주위의 새/물가의 새/바다의 새/희귀한 새/외국의 새/기르는 새...이렇게 나누어져 있어서 아이들이 보고 생태계에 대한 대략적인 기초 지식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거란 느낌을 받았다. 약간 흠이 있다면 동물 사진보다 삽화가 더 비중을 차지하는 점이랄까. 하지만 삽화도 비교적 자세하고 정확한 편이라 그렇게 보기 불편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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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삼성 어린이 세계명작 1
생텍쥐페리 지음 / 삼성출판사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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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 읽었을 때는 꽤 밍숭밍숭한 책이었다. 이 책은- 나에게 문장 그 자체보단, 어떤 이미지로 다가오는 책이었다. 어린 왕자가 장미를 돌보고 있을 땐 그 교만한 척하는 새침한 장미가 머릿속에 떠올랐고...해가 지는 장면을 보고 있는 어린 왕자를 볼 땐 별 어딘가에 의자를 세워놓고 멍청히 앉아있는 어린왕자가 떠올랐고...

아, 그 유명한 삽화 이야기도 기억나는군. 보아뱀이 모자를 먹은 사진을...다른 사람들은 무얼로 착각했더라? 그것보다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역시...어린 왕자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착륙한 이상한 별에 있던 남자였다.

'당신은 왜 술을 마시죠?'
'괴로우니까 마시지.'
'무엇이 괴로운가요?'
'끊임없이 술을 마신다는 게...'

대충 이런 거였는데, 모순이란게 뭔지 잘 몰랐던 어린 나는 그런 문장이 무척이나 놀랍게(!) 느껴졌었다. '저래도 대화가 되는군..' 뭐 이렇게.여하튼 어린 왕자...난 정말 결말이 야릇하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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