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에게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현진 옮김 / 한길사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로마인들에게, 에서의 딱딱하고 건조한 그녀를 상상한다면 곤란하다. 게리 쿠퍼를 좋아하고 목덜미가 잘 생긴 남자를 좋아하며 안티크한 은그릇을 좋아하는 그녀를 볼 수 있다. 제목은 남자들에게, 이며 내용 역시 그녀의 지극히 사적이고도 사적인 취향들이지만, 그렇다고 남자들에게 이 책을 꼭 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생각은. 별로. 글쎄, 하지만 여기 나온 '시오노가 싫어하는 궁상맞은 남자'에 대해선 나도 적잖이 동의했다.

나도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하루종일 입으로 무슨 무슨 주의니 범절이니 하고 떠들어대는 남자는, 아니 그런 사람은 좋아하지 않으니까. 이 에세이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글을 꼽으라면, 단연 '은그릇 찬양'과 '장인은 손과 판타지다'인데... 이 두 글을 읽어보면 사물을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세세하고 선명하게 묘사해내는 그녀의 능력에 감동할 수 밖에 없다. 간단히 말하면, 이 책은 아주 기분좋고, 그렇다고 가벼운 내용들만 줄줄이 엮어있는 솜사탕같은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식한 척 하는 그런 산문집도 아니다. 그저, 봤을 때 기분 좋은 책. 시오노의 세련된 안목에 감탄할 수 있는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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