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수생각 2
박광수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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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 생각은 결코 거창한 만화가 아니다. 화려한 것도 아니며, 어려운 말 따위를 늘어놓지도 않는다. 그러나 박광수가 창조한 어눌한 캐릭터 '신뽀리'는 몇 마디 말로 이 사회를 비추고 비틀고 풍자한다. 손으로 그린 듯한 삐뚤삐뚤한 그림들과 박광수 특유의 글씨체(인기가 있어서 결국은 정식 폰트로도 만들어진.)와 그 신선한 색감. 박광수가 전하는 메세지들은 결코 새로운 것들이 아니었지만, 광수생각은 신선했고, 참신했다.

그는 이 책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어머니의 사랑을, 우정을, 그리움을, 음지에서 사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이야기한다. 신문에서 미처 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옆 장에 깔끔하게 써내려간다. 깔끔함. 그리고 그 디자인 감각들은 광수 생각을 읽어가면서 계속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아무튼 한 권쯤 소장하고 있으면 화장실에서든 차 안에서든 즐거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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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ROCK 1
이강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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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초반이 무척 재미있었다. 몇 권씩 빌려와서 한 번에 마구 읽던 기억이 난다. 초반에는 촌닭 '숙'이 서울에 상경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중심을 이룬다. 이 책의 중반이 어땠는지 결말은 어떻게 됐는지, 상치가 과연 고백을 했는지, 양파랑 숙은 잘 되었는지 그런 것들은 이제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뭐 어떤가. 책을 보면서 마음 속에 하나라도 남는 것이 있다면 그걸로 족한 것이다. 이 만화는 그런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주인공 '숙'의 태도였다. 그녀는 촌스럽고 조금은 둔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는 남이 자신을 어떻게 보던 남들이 자기더러 뭐라고 하던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데로 해나간다. 그래서 발목까지 닿을 듯한 긴 교복 치마를 고집하고, '그런 짓을 하지 마라'라고 깡패에게 윽박지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런 숙이 맘에 들었다. 자기 주장이 세다고는 하지만 또 그 반면에 남들의 눈치를 보고 남들의 이목을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지금 세대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어떻게 아냐면...나도 세븐틴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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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캔디 1
미즈키 쿄오코 지음 / 덕진출판사 / 199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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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세대들이 재밌게 본 만화이고, 나 또한 재밌게 본 만화이다. 역시 고전이란 좋은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권선징악적 순정만화이고 요즘 눈으로 보자면 내용도 약간은 진부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림체도 촌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면 어떠랴, 이건 캔디 캔디다! 캔디 캔디! 그 이름만으로도 모든 결점들이 상쇄되는 것 같다.

아직도 그 장면이 기억난다. 테리우스가 안소니를 잊지 못하는 캔디를 말에 태우고 숲을 거칠게 달리며, 함께 춤을 추던 장면. 자기를 대신해 사고를 당해 불구자가 된 여자를 버리지 못하고 캔디에게 자신을 용서해달라고 말하던 테리우스. 백의의 천사가 되서 주근깨 투성이 항상 빗금이 쳐져있던 얼굴에 미소를 띄우던 캔디. 자신을 항상 도와주던 앨버트와 만나는 마지막 그 장면까지...

이렇게 써보고나니 너무나 흔한 얘기같지만, 그게 또 그렇지 않다. 아직까지 이 작품을 보지 못한 불우한 이웃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개인적으로는 소장용으로 발매되었던 국어사전 두께의 4권이 더 맘에 들었었는데. 이제 그건 안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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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우 코너에 있는 집 - 네버랜드 스토리 북스 14
알란 알렉산더 밀른 글,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이종인 옮김 / 시공사 / 199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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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학교 책장에서 보았을 때 '웬 푸우? 유아용 책이 아닌가...'하고 생각했던 게 기억난다. 마침 할 일도 없고 하니 시간 때울 겸 읽어볼까, 하고 몇 장 넘겼던 게 푸우와 피그렛, 크리스토퍼 로빈과 그 밖의 등장인물 등등에게 완전히 빠지는 계기가 되었다.

어떤 작가가 그 어떤 이야기를 쓰든 자기 나름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푸우'이야기에는 작가가 꾸며놓은 그 나름의 분위기라는 것이 완벽하게 존재한다. 그래서 보는 사람은 그 꼬마동물들의 세계에 완전히 푹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 책에는 아주 거창한 교훈이나 메세지같은 건 들어있지 않다. 바보같은 곰 한 마리와 용감한, 또는 용감하지 않은, 영리한, 또는 영리하지 않은 그의 동물 친구들 얘기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로 내 머리속에 남아있다. 그런 책은 흔한게 아니다. 봄날의 포근한 잔디밭같은 분위기 속에서 뒹굴고 싶으신 분은 푸우 이야기를 한 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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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이야기 1
모리나가 아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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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소개(?)로 우연히 이 만화를 접하게 되었는데 처음 읽었을 때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보통 가난을 소재로 하면 구질구질하고 왠지 눈물 한 방울 떨궈줘야 할 것 같은 그런 신파극이 대부분이었지 않나? 그런데 이 책은 가난으로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라고 하면 좀 의심가는 얘기지만 사실이다.

타로가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예쁘지만(그렇지 않았으면 타로같은 미소년을 낳을 수 없다) 순진하다고 해야할지 어벙하다고 해야할지 바보같은 어머니와 현실 감각 제로인 아버지때문에. 따라서 타로는 다섯명의 어리고 꽃같은 동생들을 부양해야한다. 학교에서 엄청난 갑부집 아들이라고 수근대든 말든 그는 도시락을 얻어먹고 교복을 얻어서 그걸로 동생들 교복을 만들어준다...

이 마지막 권에서 드디어 수상쩍던(??) 승규와 혜진의 관계가 마무리된다. 뭐 잘 되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승규한테는 혜진이가 썩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 이 작가는 그림체 또한 정말 대단하다, 란 말이 나올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아주 예쁘다. 하나의 완성된 작품같다. 게다가 코믹컷은 또 어찌나 그렇게 웃긴지...

여하튼 좋은 만화이다. 아주 재밌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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