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그를 만난 것일까? - 어느 특별한 시간에 대한 기록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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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단 이 책의 디자인은 예쁘다. 소담스런 노란 빛깔에 하얀색 글자. 선물하기에 딱 좋은 책이다. 황경신의 문체도 그런 분위기에 맞게 적당히 말랑하고 적당히 서정적이다.
이 책의 실린 인터뷰의 대상들은 그렇게 엄청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사람들은 아니다. 하지만 모두 제각기의 분위기가 있었고 황경신은 그 분위기를 적절히 타고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하나 하나 완성된 인터뷰들이 탄생했다.

가장 맘에 드는 인터뷰는 '산울림'의 김창완씨와의 인터뷰였다. 그렇게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 뒤에 발랄한 허무주의가 깃들어 있을 줄은 몰랐다. 역시 사람 속은 알 수가 없다. 사람 속을 알아내는 일이기에 인터뷰가 재밌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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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HAPPY! 1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신현숙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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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라사와 나오키라는 일본 만화가의, 장장 23권짜리(!!!) 스포츠 만화이다. '테니스'라는 희한한 스포츠(여하튼 많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는 못한 스포츠)...를 다룬 건데, 보통 이렇게 긴 장편을 다 읽어재끼면 대충 뭐... 그 스포츠의 규칙같은 건 알게 되지 않나?-_-; 근데 아직도 하나도 모르겠다.

여하튼 그런 거 몰라도 넘넘 재밌고. 음. 뭉클하달까. 준지의 심리 묘사가 너무 뛰어났다...으아아- 보면서 감탄에 감탄을. 초쿄. 라는 악녀가 좀 비현실적이었는데. 초쿄도 나중에 미유키가 니코리치를 꺽는 걸 보고 눈물이 글썽. 그제야 좀 인간다웠다. 흐음. 아 그리고...군데 군데 18금 정도 되는 장면들이 있는데-_-;; 그걸 짜증나게 다 옷을 그려놨다. 뻔히 보이는데 뭐하는 짓이냐고 소리치고 싶어짐... 확실히 만화의 재미는 캐릭터에 반은 달려있는 거 같다.

멋진 캐릭터들과, 짜릿한 구성과, 뭉클한 감동이 담겨있는 아주 재미있는 책. 절판된게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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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 말하는 것이 왜 두려운가 - 내 안의 나를 바꾸기
양창순 지음 / 현대문학북스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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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일단 본격적인 감상을 쓰기 전에... 왜 양창순은 맨날 비슷비슷한 내용갖고 책을 쓰면서 새 책을 또 내놓고 또 내놓고 하는지 미스테리하다. 다른 정신과 의사들도 그렇고... 헤밍웨이에 대한 서술이 무척 특이하게 느껴졌다.

그 사람이 평소엔 굉장히 남성적인 마초형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사실 친구가 폭로하기에 헤밍웨이는 굉장히 겁쟁이였다는 것. 양창순은 오히려 그 친구가 잘못됐다고 했다.
사람은 모두 이중적, 다중적 면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평소엔 그런 걸 숨기고 한 면만을 보여주는데. 이 사회적 가면을 페르소나. 라고 한다고 한다. 헤밍웨이는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페르소나를 벗고 자기 자신의 여러면을 보여준 건데, 이 친구는 그걸 폭로나 하고 앉아있으니...하아, 헤밍웨이 사람 볼 줄은 몰랐나보다.

페르소나. 사회적 가면. 결국 모두 그런 걸 갖고 있나보다. 공감할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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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옥수(血玉樹) - 이토준지 공포만화 콜렉션 6
이토 준지 지음 / 시공사(만화)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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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을 읽은지도 거진 일년이 지났다. 무더움을 식혀보려 공포만화나 한 번 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고른 것이었는데,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 그 기괴한 분위기는 잊혀지지 않는다.

이토 준지의 공포만화는 여타 공포물과는 조금 틀리다. 괴기스러운, 그로테스크한, 음습한...공포와 연관되는 수식어는 다 붙여도 될 정도로 그의 만화는 무섭다. 하지만 그는 독자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고 손에 진땀 나게 하는 서스펜스 공포물을 그리는 작가는 아니다. 그의 공포는 좀 더 깊숙한, 기괴한 상상력에 기초하고 있다. 그의 만화를 한 권 한 권 읽어볼수록 떠올리기도 싫은, 이토 준지가 만든 어두운 '상상의 세계'에 빠지게 된다. 그 분위기, 그 분위기 자체가 공포인 것이다. 책을 덮고 나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이토 준지의 세계가 아니란 점에 안심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혈옥수 이야기는 그 새빨간 피 열매의 영상과 함께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정말 독특한 공포물을 원한다면 한 번 읽어봐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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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1
한승원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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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의 방대한 스케일의 장편 만화이다. 벌써 열권을 훌쩍 넘겼는데 아직 스토리는 반절도 진행이 안 된 듯 하다. 한승원 만화의 특징은 여고생의 감성을 건드리는 낭만적인 이야기(사랑 지상주의라고나 할까.)와 선이 고운 예쁜 그림체. 나도 예전에는 한승원 특유의 그런 부드러운 분위기가 좋아 그녀의 만화를 많이도 봤었다. 프린세스도 그녀의 그런 분위기와 어긋나지 않은 스토리를 구사하고 있다. 뭐, 별로 나쁘다고 생각친 않는다. 너무나 변화가 없는 것이 좀 지루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만화가가 한 명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 만화는 방대한 스케일이 특징인 만큼 지리적 배경 또한 세 나라를 중심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 그런데 작가의 '자료 수집하는게 힘들어서 상상의 나라로 하기로 했다'라는 고백을 감안하더라도 좀 어설프다. 전쟁도 간간이 나오는데 전략적 측면은무시를 하고 들어가는듯...그리고 세 나라의 관계도 상당히 단편적이다. 또 작가가 주로 그려온 남자 캐릭터가 선이 곱고 여성스러운 남자들이라 그런지, 이 만화에 많이 나오는 남성적인 캐릭터, 날카로운 성격의 캐릭터, 나이를 많이 먹은 캐릭터 등은 그림이 어설프다. 아름다운 여주인공은 여전하고, 입을 딱 벌릴 수 밖에 없는 엄청난 배경(궁전이 주 배경이다보니)은 훌륭하지만.

여하튼 한승원 최대 작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되는 프린세스이다. 모쪼록 기대를 저버리지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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